지난 달 초 워싱턴 포스트 신문에서 버지니아 주 알링턴 카운티의 수퍼바이저 위원회 위원장이 법원에 파산 신청을 했다는 기사를 읽었다. 알링턴 카운티는 미국에서 가구당 평균 소득이 가장 높은 카운티 중 하나이다.
기사에 따르면 그 위원장은 집 모게지, 자동차 융자금과 크레딧 카드 빚이 상당하고 밀린 세금도 있다고 한다. 현재 위원장으로 받는 봉급과 또 다른 직장에서 컨설턴트로 일하면서 받는 봉급으로 매달 지출 비용을 감당할 수 없다고 한다. 모게지 지불 액수를 조정해 보려고 시도했지만 은행에서 거절했다고 한다. 그래서 할 수 없이 ‘챕터 13’ 부채 지불 조정 신청을 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그가 재정적으로 어려워진 이유가 4년 전 첫 당선 후 급격하게 감소한 그의 소득 때문이라고 했다. 공직에서의 봉사가 재정적 부담이 되었다는 말이다. 그것은 거의 25년 간의 공직 생활을 이 달 말로 마치는 나의 경험을 비추어 보아도 공감할 수 있다. 물론 그렇다고 모든 선출직 공직자들이 파산한다는 것은 아니다. 또한 파산할 정도로 희생을 감수하면서 공직에 머물러야 하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버지니아 주에서 대다수 선출직 공직자들이 받는 봉급은 많지 않고, 적은 봉급이 유능한 인재들의 선출직 공직 진출 기회를 막고 있다는 것이다.
버지니아 주에서 대표적인 선출직 공직자라면 주 의회 의원들을 꼽을 수 있다. 140명의 주 의회 상-하원 의원들은 법안과 예산 심의를 위해 정기 회의로 짝수 해는 60일, 그리고 홀수 해는 45일간 모인다. 그 외에도 임시 회의나 각종 위원회 회의 등이 수시로 열리기 때문에 추가로 시간을 내야 한다. 또한 지역구 활동도 해야 하기에 1년 내내 바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받는 1년치 봉급은 상원의원의 경우 $18,000, 그리고 하원의원의 경우는 그 액수도 안 된다. 의원 보좌관 봉급보다 훨씬 적은 이 봉급은 수십 년간 조정이 없었다. 조정은 의원들 자신이 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유권자들을 의식해 하지 않았던 것이다.
그러면 내가 몸 담아 왔던 페어팩스 카운티 교육위원직은 어떠한가? 무려 25년 사이에 겨우 2번의 봉급 조정이 있었다. 처음에는 $12,000에서 $20,000로 인상되었다가, 4년 전에 다시 $32,000로 조정되었다. 인상 폭을 백분률로 계산해보면 상당히 높다고 볼 수도 있다. 그런데 여기에서 우리가 간과하고 있는 중요한 물음이 있다. 우리가 내는 많은 세금을 적절하게 운용하고 학생들에게 최적의 교육을 제공하기 위한 정책을 결정하는 위치에 있는 사람들을 단순히 ‘봉사자’로만 채우기를 원하는 것인지, 아니면 전문적 능력이나 경험이 있는 자를 선출하는 것이 더 옳은지가 그 것이다. 만약에 후자가 대답이라면 우리는 그러한 자리에서 일하는 공직자들에 대한 처우도 적절한지 같이 물어보아야 할 것이다.
페어팩스 카운티에서 교육위원으로 일하기 위해서는 1주일에 적어도 20시간에서 40시간 정도의 시간을 할애해야 한다. 그 이상을 하는 위원들도 있다. 그런데 나처럼 풀타임 직업이 있는 사람의 경우 교육위원회 일이 생업에 지장을 줄 수밖에 없다. 풀타임으로 일하며 동시에 교육위원직을 맡는 게 쉽지 않다. 그래서 풀타임 직업을 가진 사람은 교육위원 일을 수행하기 위해 풀타임 일을 줄이거나 아예 그만 두기도 한다. 결국 희생을 각오해야 하는 것이다. 그래서 능력이 출중하지만 자기 희생을 감수할 수 있는 입장이 되지 않는 사람은 결국 교육위원직 도전을 생각할 수 없는 것이다.
나는 1년에 32억불 상당의 예산과 2만5천 명 가량의 인사 문제를 다루고 약 19만 명에 이르는 학생들의 교육을 책임지는 페어팩스 카운티 교육위원 자리에 훌륭한 인재들이 등용되어야 한다고 믿는다. 주민들도 그렇게 되기를 원한다고 본다. 그러나 그러기 위해서는 그 자리에 걸맞는 봉급도 지불해야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대다수의 교육위원 자리는 결국 재정적으로 여유 있는 배우자를 두었거나 본인 스스로 수입 걱정 없는 부유한 사람들로만 채워지는 일이 계속 될 것이고 그런 시스템은 현명하지 않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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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 페어팩스 카운티 교육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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