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에 어느 환자분께서 주일에 오후 늦게 전화를 걸어서 급한 상황이라서 그러는데 약국을 오픈을 해달라는 부탁의 전화를 받았다. 그래서 급히 교회일을 끝내고 저녁 늦게 약국 문을 열고 환자 분을 만나게 되었는데 조금은 황당한 부탁을 받게 되었다. 약을 복용을 했는데 몸에 맞지를 않아서 빨리 다른 약으로 바꾸어 달라는 것이었다.
위급하다는 말을 미리 듣고 약국에 온 상황이라서 급하게 환자 분께서 복용하시는 약통을 보고 911에 전화를 해야지라고 마음을 먹고 약통을 보여 달라고 해서 보는 순간 생명에는 상관없는 위급한 상황이 아니라는 것을 금방 알 수가 있었다. 복용하시고 계신 약이 다름아닌 남성들을 위한 것이었다.
무슨일이 있었는지 그리고 왜 바꿀수 없는 다른 약을 바꾸어 달라고 하시는지 사정를 여쭈어 보니 지난 밤에 그 약을 복용을 하셨는데 생각만큼 작용이 신통치 않았다는 것이었다. 물론 사람마다 약의 효과는 다를수 있다고 20여년 약사 생활동안 수도 없이 보아오고 환자들도 접해 본 경험이 있어서 금방 이해를 할수 있었지만 주일날 저녁때 약국을 급히 열만큼 생명이 위급할 정도의 상황은 절대 아니었다.
“아버님, 약이 내 몸에 잘 맞지 않았다면 제가 같은 약의 다른 제조회사로 지금 주문하겠습니다.” 라고 말씀을 드렸지만 그 할아버님께서는 당장 다른 약으로 바꾸어 달라고 말씀을 하시어서 차근 차근 왜 다른 약으로 바꿀수 없는 지 장시간 설명과 함께 쉽게 이야기를 드렸다.
다른 약으로 바꾸기 위해서는 의사 선생님의 처방전이 다시 필요하고 지금은 주일이라서 담당 주치의선생님 오피스가 문을 닫았다고 말씀을 드렸지만 그 할아버지께서는 이미 귀를 닫고 계셨다.
심지어 그 환자분은 며칠 뒤에 처방전을 받아 가지고 올거니까 지금 당장 다른 약으로 달라는 이야기만 계속하시고 계셨다. 시간이 많이 지나가면서 할아버님께서는 조금은 이해를 하셨는지 그냥 돌아가신다고 하시면 그때의 저녁 일은 마무리가 되었다.
전에도 비슷한 상황의 글을 쓴적이 생각이 난다. “마이신 하나만 주세요.”라는 글에서도 밝혔듯이 미국의 약사법상 처방전이 필요한 전문의약품은 의사선생님들의 처방전이 없이 환자 분에게 드릴 수 없다.
이 내용은 다음 상황에도 적용이 된다. 환자 분이 며칠 뒤에 처방전을 가지고 올거라는 말을 듣고 약사가 처방전이 없이 약을 조제해서 환자 분에게 줄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물론 예외의 조항이 몇가지는 있지만 절대로 처방전이 없는 전문의약품을 약국에서 조제를 할 수 없다.
일단, 그 환자분께서 다음날 의사 선생님께 약국에서 전화를 해서 새로운 약의 처방전을 받기로 하고 돌아가셨다. 그래서 다음날 아침 일찍 병원에 전화를 걸어서 다른 처방전을 부탁을 해놓고 새로운 처방전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아침 일찍 또 그 환자 분이 오셔서 리필이 있으니까 그 리필을 다른 약으로 바꾸어 달라고 하시는 것이었다. 약사법을 모르시는 분들에게 충분히 이해가 되는 상황이어서 그 분께 다시 장시간에 걸쳐 자세한 설명을 드렸지만 역시 되돌아온 것은 계속해서 다른 약을 달라는 억지뿐이었다.
한국도 마찬가지고 미국도 마찬가지이고 각 나라마다 약사법이 있고 약사들은 이 약사법을 따라야 된다.
하지만 한국에서 이민오신 분들 중에는 한국에서 1960-80년도 중반까지 약국에서 감기약과 설사약 등을 손쉽게 약국에서 의사 처방전 없이 구할 수 있던 시절이 있었다. 이것은 그당시 한국은 일반 약사들에게 조제의 권한을 주어서 금방 동네 약국에 가서 감기, 설사, 두통같은 증상들에 대한 전문 의약품을 약사 조제권한에 의해서 손쉽게 얻을 수가 있었다.
또한 의사선생님들의 손길이 미치지않는 시골에서는 약사의 조제권을 인정하지만 1980년도 중반에 의·약 분업과정에서 약사의 조제권은 전적으로 의사의 권한으로 넘어 가게 되었고 이것은 의약분업을 먼저 시작한 미국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진단은 의사에게 약은 약사에게 라는 표어가 생각이 난다. 우리 모두의 건강과 안전을 위해서 서로가 조금씩 상대방 입장에서 이해해 주는 마음이 아쉬웠던 소중한 경험이었던 것 같다.
문의 (703) 495-3139 바라약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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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석윤 / 약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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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사법을 모르는게 아니라 막무가내 자기중심적인 인간들이지요. 이런건 죽을때까지 못고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