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달 전 문희상 국회의장이 “내년 총선에서 어느 한 당에 3분의 2를 몰아줬으면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가 곤욕을 치렀다. 발언에 대해 “특정 정당에 의석을 몰아주길 원하는 것이냐”는 비판이 제기되자 “내 뜻과 전혀 다르다”며 진화에 나섰다. 문 의장은 “21대 국회에서 개헌과 개혁입법을 마무리할 수 있는 사람이나 세력이 전체 국회의 3분의 2를 차지하길 바란다는 뜻이었을 뿐 특정 정당을 의미한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문 의장의 속내를 정확히 헤아릴 수는 없지만 누구보다 중립을 지켜야 할 국회의장이 오죽하면 이런 발언을 했을까 싶다. 20대 국회는 역대 최악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발의된 법안 처리율은 30%에도 미치지 못하고 20차례에 가까운 보이콧으로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가 지속돼 왔다.
민의의 전당인 국회에서 토론과 논쟁은 실종된 채 몸싸움과 상호비방만 난무했다. 그런 가운데 국민들의 민생과 직결된 무수한 법안들은 처리되지 못한 채 먼지만 쌓여가고 있다. 국민은 안중에도 없는 듯 정쟁에만 몰두하는 국회를 바라보며 국민들은 절망감에 빠져들고 있다.
20대 총선에서는 어느 정당도 과반의석을 차지하지 못했다, 다당제 구도가 형성되면서 협치는 불가피해 보였다. 총선 결과가 나왔을 때 “국민들은 어느 한쪽에 절대적 힘을 주지 않는 절묘한 구도를 선택했다”는 평가들이 쏟아져 나왔다. 일당의 독주가 아닌, 상호 견제와 협력을 바탕으로 의정이 이뤄질 것이란 희망 섞인 관측이었다.
하지만 현실은 이런 희망을 무참히 깨버렸다. 각 당이 사사건건 대립하고 발목을 잡으면서 건설적인 의정은 실종되고 오로지 정쟁과 진영 갈등만이 지속됐다. 냉탕과 온탕 오가듯 동물국회와 식물국회를 반복하며 국회는 사실상 기능마비 상태에 빠졌다.
잘 대화하고 타협하면서 의정을 이끌어가라고 국민들이 절묘하게 만들어 준 구도는 이런 기대를 무참히 짓밟은 채 오히려 정쟁을 부추기고 국회를 무력화시키는 수단이 돼 버렸다. 현 구도에서는 한두 정당이 어깃장과 몽니를 부리면 정상적으로 작동하기 힘들게 돼 있다.
건설적인 견제와 타협은 성숙한 정치문화가 뒷받침될 때나 가능한 일이지 현 대한민국 정치 수준으로는 여전히 난망하다는 자괴감이 고개를 드는 건 어쩔 수 없다. 격동의 1980년대를 거치며 제도적인 민주화는 분명 발전을 이뤘지만 의식수준은 여전히 미성숙 상태에 머물러 있는 것이 현실이다. 디지털의 역기능에 편승해 대화와 타협의 문화는 오히려 갈수록 소멸되고 있다고 보는 게 솔직한 진단일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가 경계해야 할 것은 것은 바로 ‘양비론’이다. 양비론은 이쪽도 나쁘지만 저쪽도 나쁘다고 지적하는 것을 이른다. 책임소재를 모호하게 하면서 모두가 문제라는 식으로 본질을 흐리며 ‘물 타기’를 하는데 자주 이용되는 논리다.
정말 책임과 과실이 반분되는 상황도 아주 간혹 있겠지만 열에 아홉은 분명 더 큰 책임을 져야하는 쪽이 있기 마련이다. 큰 책임과 작은 책임을 가려내지 않으려는 태도는 큰 책임을 덮어주려 하기 위한 것이란 의혹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그런데 유감스럽게도 20대 국회를 바라보는 국민들 시선은 대단히 양비론적이다. 국민들이 이런 시선을 갖게 된 데는 언론의 책임이 적지 않다. 보수언론들의 경우 지난 정권시절 야당(현재의 여당)이 여당에 반대하면 “사사건건 발목을 잡는다”며 세게 비판했다. 그러더니 정말 야당의 발목잡기가 계속되고 있는 20대 국회 들어서는 “국회가 일은 안하고 싸움질만 한다”며 양비론적인 논조로 슬쩍 보도 프레임을 바꿨다.
그러면서 민생은 외면당하고 정치는 무력화됐다. 거의 모든 게 ‘죽도 밥도 아닌’ 상태가 돼 버렸다. 언제까지나 이런 상황을 방치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이제 국민들은 양비론의 함정에서 빠져나와 시시비비와 책임의 경중을 분명히 가려야 할 때다.
그 판단에 따라 정치세력을 선택해 국정을 힘 있게 밀어붙이기에 충분한 의석을 안겨줘야 한다. ‘죽이 되던 밥이 되던’ 성과와 결과를 지켜보고 그에 따라 다음 선거에서 엄중히 책임을 물으면 된다. 심판의 어정쩡한 판정이 지속되는 한 싸움은 지저분해지고 거칠어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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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윤성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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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자한당이 한심했으면..... ㅉㅉㅉ
한국당하는걸보면 한국은 군사독재가 그립다 욕들하시겠지만 정말한심하다
지구촌이 가정이 아사 직전인것 같은 양비론...나는 맞고 너는 틀린다는건 있을수없는것 20년전에 네덕 내탓 운동은 어디가고 요모양 이꼴로 되어져가는가 하늘도 무심하시지....ㅉㅉㅉㅉ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