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도 자도 피곤하다면 수면의 질에 문제, 결핍 땐 집중력 떨어져
▶ 잠 자려고 마시는 술, 무호흡증 위험 커지고 새벽에 깨 도움 안돼
해가 일찍 지면서 밤이 길어졌지만 수면 부족에 시달리는 한인들이 많다. 성장기 어린이는 잠을 충분히 자야 성장호르몬 분비를 촉진하며, 성인은 7~8시간은 잠을 자야 신체적, 정신적 기능 회복에 도움된다. [삼성서울병원 제공]
낮잠을 자더라도 20분 정도로 짧게 자는 것이 피로회복에 도움된다. 더 많이 자게 되면 수면 패턴을 방해할 수 있다. [고려대 안산병원 제공]
수면부족과 결핍잠은 충분히 자야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현대인들은 밤 늦게까지 잠에 들지 못하거나 잠을 자도 만성적으로 부족한 상태에 시달린다. 수면 부족은 당뇨병이나 비만 위험을 높이며, 심장질환이나 뇌졸중 위험과도 관련 있다는 연구결과들이 많다. 수면 부족(sleep deprivation)은 불충분한 수면 상태를 말한다. 수면 결핍(sleep deficiency)은 더 넓은 개념으로 ▲수면 부족 ▲하루 중 잘못된 시간에 자거나(인체 자연 생체시계와 맞지 않게 자는 것) ▲숙면을 취하지 못하거나 ▲충분한 잠을 이루지 못하게 하는 수면장애가 있거나 수면 질 저하를 초래하는 등 이중 한 가지 이상이 나타난다. 미 국립보건원(NIH)산하 국립 심장 폐혈액 연구소(National Heart, Lung, and Blood Institute)에서 알려주는 ‘수면부족과 결핍’ 및 올바른 수면 습관에 대해 점검해 보았다.
#잠의 이해
수면은 렘수면(REM, rapid eye movement)과 비렘수면(non-REM)으로 나뉜다. 렘수면은 빠른 안구운동이 나타나며, 주로 새벽에 발생한다. 대개 꿈은 렘수면에 꾸게 된다. ‘비렘수면’은 전체 수면시간 중 약 75%를 차지하는데, 숙면을 취하는 단계다. 비렘수면은 뇌파 종류에 따라 4단계로 구성되며, 3~4단계가 서파수면에 해당된다. 렘수면과 비렘수면은 90~120분 주기로 자는 동안 규칙적으로 3~5회 반복된다.
우리 몸은 깨어 있을 때와 잠을 잘 때 제어하는 생체 시계가 있다. 일반적으로 24시간 주기 리듬을 따르는데, 잠을 충분하게 자지 못하고, 수면의 질이 좋지 않다면 하루 종일 피곤함을 느끼게 된다. 또한 깨어 있어도 정신이 맑지 못하며, 직장에서나 학교에서 집중도 떨어지며 낮 시간 동안 매우 피곤하다. 감정적으로도 타인의 감정과 반응을 판단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또한 수면 결핍의 증상은 어린이와 성인이 다를 수 있다. 수면 부족의 어린이는 산만하거나 주의력이나 집중력이 떨어질 수 있다. 학습능력이 떨어지기도 하며, 버릇없이 행동할 수도 있다.
연방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건강설문조사의 일환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미국 성인의 약 7~19%는 매일 충분히 잠을 자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약 5,000~7,000만 명의 미국인이 만성 수면 장애에 시달린다.
#잠을 이루려면
신경전달 물질인 아데노신은 각성 상태를 억제하며 잠을 잘 오게하는 수면유도물질이다. 깨어있는 동안 아데노신이 뇌에서 증가하면서 잠을 유도하게 되며, 잠을 자는 동안 아데노신은 분해된다.
체내 생체 시계도 일정한 주기로 환경에 영향 받는데, 하루 24시간을 주기로 하는 생체 리듬은 수면과 각성, 호르몬 분비, 신진대사, 체온 등 중요한 신체 및 정신 기능을 조절한다. 눈을 통해 빛이 감지되면 뇌의 특정부분에서 낮이라고 인식한다. 밤과 낮을 감지하며, 밤에는 멜라토닌이라는 호르몬이 분비돼 잠에 들게 만든다.
그러나 밤 늦은 시간까지 인공적인 빛에 노출되면 멜라토닌 분비가 교란돼 잠에 들기 어려워진다.
아침에 해가 뜨면 우리 몸에서는 코티솔이 분비돼 잠에서 깨어나게 된다.
#얼마나 자야 충분할까?
수면시간이 일상적으로 부족하거나 계속 잠이 모자라면 부족한 양이 축적돼 수면부족으로 나타난다. 매일 2시간씩 잠이 부족하면 일주일이면 수면 부족의 양은 14시간이 된다. 짧게 자는 낮잠이 효과적일 수는 있지만, 밤에 자는 잠을 대체할 수는 없다. 주말에 몰아서 자는 잠은 괜찮은 기분이 들기도 하지만, 수면-각성 리듬을 틀어지게 만들 수 있다.
미국 수면의학회(American Academy of Sleep Medicine)에서 권장하는 연령별 수면 시간을 살펴본다.
◆생후 4~12개월: 낮잠을 포함해 하루 12~16시간
◆1~2세: 낮잠을 포함해 하루 11~14시간
◆3~5세: 낮잠을 포함해 하루 10~13시간
◆6~12세: 하루 9~12시간
◆13~18세: 하루 8~10시간
◆18세 이상 성인: 7~8시간
#올바른 수면 습관
-매일 밤에는 같은 시간에 잠에 들고, 아침에도 같은 시간에 깨어난다. 늦게 잠을 자는 것보다는 건강한 수면 패턴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성장기 어린이는 취침시간을 정해 지키게 한다. 침실을 훈계하기 위한 ‘타임아웃’ 장소로 만들지 않는다.
-주중이나 주말에도 같은 수면 스케줄을 지킨다. 주말에 수면 시간이 늦춰지더라도 1시간 이상 차이나게 하지 않는다. 주말이라고 해서 밤 늦게까지 깨어 있으면 생체 수면-각성 리듬이 방해받게 된다.
-취침시간 1시간 전부터 침실을 조용하게 유지한다. 잠자리에 가까운 시간에는 격렬한 운동을 피하며, TV화면이나 컴퓨터 스크린 등 인공적인 빛 노출도 제한한다.
-잠자리 들기 전에는 과식이나 야식도 피하는 것이 좋다. 저녁 7~8시 전에는 식사를 끝내는 것이 좋다. 가벼운 간식은 괜찮다. 음주도 제한한다. 한 잔의 술이라도 숙면을 방해할 수 있으며, 수면무호흡증 위험이 증가하며, 새벽에 깨거나, 간이나 심장에도 좋지 않다.
-담배도 끊는다. 커피나 차, 탄산음료, 초콜릿 등 카페인 음료나 음식은 잠을 교란시킬 수 있다. 카페인의 효과는 8시간 지속되기 때문에 늦은 오후에는 마시지 않아야 잠을 방해받지 않는다.
-가능하면 매일 밖에서 활동하면서 햇빛을 충분하게 받는 것이 숙면에도 좋다.
낮시간에 햇빛을 쬐어야 밤에 멜라토닌 분비가 늘어난다. 멜라토닌은 햇빛에 노출된 후 15시간 후에 분비되기 때문에 되도록 아침에 운동하거나 햇빛을 쬐는 것이 좋다. 규칙적인 운동도 숙면에 도움된다.
-침실은 조용하게, 쾌적하게, 어둡게 환경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 너무 어둡게 하기가 싫다면 조명을 낮춰도 된다.
-잠자리에 격렬한 운동을 하는 것보다는 따뜻한 물에 목욕을 하거나 이완 요법을 통해 숙면을 유도한다. 잠자기 전에 이를 닦거나 조용한 음악 듣기, 책 읽기 등 자신만의 밤의 루틴(routine, 일상에서 규칙적으로 하게 되는 일의 순서와 방법)을 만드는 것도 좋다.
같은 루틴이 반복되면 뇌에서는 잠을 자는 신호로 받아들여 잠을 유도하는 호르몬을 분비한다.
-낮잠은 늦은 오후보다는 오후 일찍 자도 되는데, 20분 이상 자지 않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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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이온 객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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