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세계 사망위험 요인 1위로 연 1000만명 목숨 잃는 질환
▶ 3040 인지율 낮아 치료 안 해, 심뇌혈관 질환 발병 위험 커
초기부터 생활습관 적극 개선, 가정혈압 측정으로 관리해야
혈압을 최근 일정한 간격으로 측정했을 때 135/85㎜Hg을 꾸준히 넘는다면 병원을 찾아 고혈압인지 알기 위해 진료를 받아보는 게 좋다. [대한고혈압학회 제공]
고혈압 환자들이 자신의 병을 인지하는 비율이 낮은 가운데 특히 30~40대 환자에서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고혈압을 인지하는 것이 고혈압 관리·치료의 첫 단추라는 점을 감안할 때 ‘젊은’ 고혈압 관리에 빨간 불이 커졌다.
대한고혈압학회가 지난 5월 한 달간 진행한 MMM캠페인(5월은 혈압 측정의 달·May Measurement Month)에 참가한 9,950명(남 42%, 여 58%)을 분석해 내놓은 최근 결과에서다. 자신이 고혈압 환자인지 알고 있는 인지율이 30대는 10%, 40대 26%, 50대는 40%에 그쳤다. 반면 60대 이상에서 고혈압 인지율(60대 55%, 70대 65%)은 상대적으로 높았다.
MMM캠페인은 2017년부터 ‘생명을 지키는 가장 쉬운 방법, 혈압을 측정하세요’라는 슬로건으로 5월 한 달간 진행하는 세계 최대 공공 혈압측정 캠페인으로 100여 개국이 참가한다. 고혈압으로 전 세계에서 매년 1,000만명이 목숨을 잃어 고혈압은 사망 위험 요인 1위이지만 이를 인지하는 환자는 50%에 불과하다.
◇30~40대 고혈압 치료율 6~19%
국민건강영양조사에서 국내 30대 이상 성인 10명 중 3명(28%, 2018년 기준)이 고혈압 환자로 조사됐지만 ‘침묵의 살인자’라고 불리는 고혈압의 관리와 치료가 상당부분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이번 MMM캠페인에 참가한 9,950명(남 42%, 여 58%)을 조사한 결과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다. 이들의 고혈압 유병률은 30대 18%, 40대 25%, 50대 34%, 60대 33%, 70대 37% 등이었고, 나이가 많아질수록 그 비율은 높아졌다. 하지만 고혈압 치료율은 30대 6%, 40대 19%, 50대 30%, 60대 52%, 70대 64%로 저조했고, 특히 30대(6%)와 40대(19%)의 치료율은 다른 연령대에 비해 크게 낮았다. 손일석 대한고혈압학회 홍보이사(강동경희대병원 심장혈관내과 교수)는 “30~40대 젊은 고혈압 환자가 ‘고혈압 관리 취약계층’으로 드러난 것뿐만 아니라 소득수준이 낮을수록 고혈압 유병률이 높아지고 격차도 계속 벌어지고 있어 문제”라고 했다.
게다가 1년 이내 혈압을 측정하지 않은 사람도 11%나 됐고, 3%는 평생 한 번도 해보지 않았다고 답했다. 이들은 또한 당뇨병(11%) 뇌졸중(2%) 심근경색(1%) 등 다양한 동반질환을 갖고 있었다.
조명찬 대한고혈압학회 MMM위원장(충북대병원 심장내과 교수)은 “올해 MMM캠페인 결과로 젊은 고혈압 환자의 발견과 치료에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고 했다. 편욱범 대한고혈압학회 이사장(이대서울병원 순환기내과 교수)도 “젊은 고혈압 관리와 치료의 사각지대가 넓고 심각하다”며 “특히 젊은 고혈압 환자의 병 인지율은 10%에 불과해 고혈압 조절이나 치료를 받는 비율이 크게 떨어지고 시기도 늦어져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가정용 혈압계로 하루 2번 측정해야
국내외 대규모 연구에 따르면 혈압이 20/10㎜Hg 증가할 때마다 심혈관 질환으로 인한 사망 위험이 두 배씩 높아진다. 반대로 혈압이 조금만 떨어져도 심뇌혈관 질환 발병 위험이 상당히 떨어진다. 박성하 세브란스병원 심장혈관병원 심장내과 교수는 “수축기(최고) 혈압이 2㎜Hg 낮아질 때마다 관상동맥 질환에 의한 사망 위험은 7%, 뇌졸중에 의한 사망 위험은 10%씩 감소한다”고 설명했다.
고혈압을 낮추려면 소금 과다 섭취·비만·운동 부족·강한 스트레스 등을 혈압을 높이는 잘못된 생활 습관을 바로 잡아야 한다. 특히 혈압이 올라가는 초기부터 적극적인 생활습관 개선이 중요하다. 가정용 혈압계를 이용해 아침에 일어났을 때와 잠자기 전 등 하루 2회씩 혈압을 측정하는 게 좋다.
손일석 대한고혈압학회 홍보이사는 “실제 고혈압 환자 가운데 진료실과 가정에서 혈압 차이가 큰 경우가 있어 가정혈압을 잘 측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최근 일정한 간격으로 측정한 혈압이 꾸준히 135/85㎎Hg를 넘는다면 진료를 받아보는 게 좋다.
고혈압이라고 해도 반드시 혈압약을 먹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정상 혈압(120/80㎎Hg 미만)과 고혈압(140/90㎎Hg 이상)의 중간 단계에 있으면 소금 섭취를 줄이고 체중 조절과 금연 등 생활습관을 관리해 혈압을 조절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심장 비대나 심부전·콩팥병처럼 고혈압에 의한 합병증이 심하면 약을 먹어야 한다. 생활요법을 잘하면 혈압을 추가적으로 떨어뜨릴 수 있어 약 복용량을 줄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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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대익 의학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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