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트레스 많다고 스트레스 받기보단 ‘내가 살아있는 증거다’ 생각하면 편해
▶ 똑같은 하루도 마음가짐따라 달라져...발상의 전환으로 성공 심리 키우길
냉동 탑차 하나가 길에 주차돼 있다. 도둑은 그 냉동칸에 물건을 훔치러 들어간다. 아뿔싸, 나오려고 하는 데 문이 열리지 않는다. 냉동칸에 갇힌 것이다. 탈출에 실패한 그 도둑은 어떻게 됐을까. 나중에 경찰이 발견했을 때 그 도둑은 얼어서 죽어 있었다. 이상한 것은 냉동 스위치가 꺼져 있었다는 사실이다. 그런데 어떻게 얼어 죽었을까. 냉동칸에 갇혀 ‘나는 이제 꼼짝없이 얼어 죽을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결국 그 사람을 얼어 죽게 만든 것이다. 생각이 사람을 지배한다. “생각하면서 살아라. 그렇지 않으면 사는 대로 생각하게 될 것이다.” 프랑스 철학자 파스칼의 말이 ‘생각’나는 순간이다. 문제는 ‘하나밖에 없는 인생을 어떤 생각을 하면서 살 것인가’는 내가 선택해야 한다는 것이다.
얼마 전 퇴임하고 나니 전보다 시간을 훨씬 자유롭게 쓸 수 있게 됐다. 이제 학생들을 매일 가르칠 일도 없고, 회의에 참석해 밥값 하느라 이런저런 의견을 내는 일도 없어졌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마냥 한가해진 것은 아니다. 자유롭게 쓸 수 있는 시간이 많아졌다는 거지, 덜 바빠진 것은 아니다. 여기저기서 강연해달라는 요청이 들어오는 대로 열심히 뛰려고 노력한다. 사람도 더 많이 만나려고 노력한다. 혼자서 책 읽는 시간도 확보해야 하고 글도 써야 한다. 퀴즈 하나 내겠다. 사람이 바쁘게 살수록 더 행복해지겠는가, 아니면 덜 바쁠수록 행복해지겠는가. 심리학 연구에 따르면 바쁘면 바쁠수록 그만큼 더 행복하게 된단다. 그래서 정신없이 시간이 간다면 그게 바로 자신의 삶에 몰입하는 것이다. 이제 행복해지기 위해 바쁘게 살아야지.
문제는 어느 정도 이상 바빠지게 되면 그때부터 스트레스가 쌓이기 시작한다는 것이다. 이 스트레스가 나를 피곤하게 만들고 건강을 해치게 되는 것은 아닐까. 그래서 우리는 모두 스트레스를 피해야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스트레스를 너무 받으면 생명이 단축된다’는 사실은 이제 상식이다. 그러면 해결책은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방법을 찾아다니면 나오지 않을까. 그런데 결과는 스트레스를 받지 않으려고 하는 데서 스트레스를 더 받는 패배주의로 끝나고 만다. 불교에서 가르치듯이 욕망에 집착하지 않으려고 하면 할수록 ‘집착하지 않으려고 하는 집착’에 더 빠지는 것과 비슷하다. 해결책은 스트레스를 받지 않으려고 하는 데서 찾을 것이 아니라, ‘스트레스가 꼭 나쁜 것만은 아니다’라는 발상의 전환을 하는 것이다. ‘스트레스는 내가 살아 있다는 증거다’라고. 생각이 사람을 바꾼다.
한 수도원에서 살아가는 수녀들에는 두 부류가 있다. 10년을 더 사는 수녀들과 그렇지 못한 수녀들이다. 똑같은 환경에서 살았는데도 왜 이런 차이가 나왔을까. 장수한 수녀들의 공통된 비결은 젊어서부터 써온 일기에서 나타난다. 장수한 수녀들은 일기에 그날그날 있었던 일을 기록하면서 한결같이 감사한 마음으로 하루를 보냈다고 적었다. 감사하는 마음으로 하루를 보내면 똑같이 하루를 보내면서도 훨씬 행복하게 된다. 생각이 사람을 만든다.
행복한 사람이 웃는가, 아니면 웃는 사람이 행복한가. 이렇게 학생들에게 물으면 답을 다 알고 있다. ‘웃으면 행복해진다’라고. 슬프면 우는가, 아니면 우니까 슬퍼지는가. 지금 바로 실험해보면 답이 나온다. 미국의 심리학자이자 철학자인 윌리엄 제임스의 연구결과다. 다리가 아파서 못 걷는 것이 아니다. 걷지 않으니 다리가 아픈 거다. 생각만 바뀐다고 사람이 바로 바뀌는 것은 물론 아니다. 실천해야 성과가 나온다. 성공한 사람이 되고 싶은가. 그러면 성공한 사람처럼 생각하라. 그리고 성공한 사람처럼 행동하라. 행동을 하면 생각이 바뀐다. 처음 실천할 때가 힘들지, 6개월 이상 반복하면 습관이 된다. 습관이 되면 그때는 쉬워진다. 좋은 행동을 반복하면 그것이 바로 철학자들이 계속 강조하는 덕(德)이 된다.
“세상을 바꾸는 것은 생각이 아니라 힘이다. 그러나 힘을 바꾸는 것은 생각이다.” 역시 파스칼이다. 내 인생을 어떻게 설계할 것인가. 우선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를 시각화하라. 그리고 그 사람이 되기 위해 내가 반드시 해야 할 행동을 생각하라. 그것을 종이에 적어보고 마음에 새겨둬라. 조직도 마찬가지다. 조직의 미래를 비주얼로 보여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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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철 연세대 철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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