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이 지도에 이름을 올린 것은 13세기부터다. 동서와 남북 교역로의 교차점에 있던 이곳은 상업도시로 시작했으나 브란덴부르크 공국과 프러시아 왕국, 독일 제국과 바이마르 공화국, 제3제국, 그리고 1990년 통일 후 연방 독일의 수도에 이르기까지 500년에 걸쳐 독일의 정치, 행정, 문화의 중심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베를린에 비행기를 타고 내린 방문객이 받는 첫 인상은 ‘이게 과연 유럽의 경제강국 독일의 수도 맞나’ 하는 것이다. 공항시설이 21세기 것이라고 보기에는 믿기 어려울 정도로 낙후되고 비좁고 지저분하기 때문이다. 식당 등 부대시설도 보잘 것 없고 교통연결 편도 열악한데다 수하물 찾는 데도 오랜 시간이 걸린다.
한때 동서로 나뉘어 있었기 때문에 공항은 두 개나 되지만 둘 다 비슷하다. 이용객들이 남긴 평점으로 각국 공항을 평가하는 ‘이 드림스’에 따르면 세계 최악의 공항은 요즘 한국 드라마 ‘배가본드’로 한국인에게도 잘 알려진 모로코 카사블랑카의 무하마드 5세 공항이고 구 서독 지역에 있는 테겔이 3위, 구 동독 지역의 쇠너펠트가 4위에 올랐다.
베를린 공항이 이렇게 엉망인 것은 통일 후 새 공항을 짓기로 하고 업그레이드를 거의 하지 않았기 때문인데 이 새 공항은 통일 후 잘못돼 가는 독일의 상징이 돼버렸다. 원래 28억 유로를 들여 2011년 개통하기로 돼 있던 브란덴부르크 공항은 8년이 지난 지금 80억 유로를 쏟아 붓고도 아직 문을 열지 못하고 있다. 공항 측은 내년 개통을 예고했지만 이를 믿는 사람은 거의 없다. 내년, 내년 한 게 벌써 10년이 다 돼 가기 때문이다.
2012년 열려던 계획은 화재경보 장치의 오작동이 발견돼 취소됐고 케이블을 잘못 설치한데다 문 번호를 잘못 붙이는가 하면 에스컬레이터는 너무 짧고 천장의 무게는 허용치의 두 배가 넘어 붕괴위험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런 어처구니없는 실수가 계속되자 베를린 시장은 쫓겨나고 공항 개항에 맞춰 비즈니스를 하려던 수많은 택시업체와 가게들은 파산하고 말았다.
그 결과 이 공항은 통일 독일의 문제점을 보여주는 관광명소로 새롭게 떠오르고 있다. 자기 자전거로 공항을 한 바퀴 도는 자전거 투어와 관광회사가 마련한 패키지 투어가 특히 인기라고 한다.
독일이 통일된 지 30년이 되지만 많은 독일인들은 결과에 만족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동독인들은 38%만이 통일이 성공적이었다고 생각하며 57%가 자신들이 2류 시민으로 대접받고 있다고 응답했다. 40대 이하 젊은이 중에는 통일에 만족하는 사람이 20%에 불과하다.
통일 전 서독의 33%에 불과하던 동독 지역 생산성은 이제 75% 선까지 따라잡았으나 아직도 동독 지역의 생활은 열악하다. 쇠너펠트 공항에서 기차를 타고 구 서 베를린으로 이동하며 내려다보이는 차창 풍경은 이곳이 독일인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허름하다. 공항시설, 기차 수준 모두 요즘 한국 시골도 이렇지는 않다. 현실이 이렇다 보니 동독 지역에서는 전통적인 기민당과 사민당은 맥을 못 추고 극우 독일 대안당과 극좌 좌파당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통일 당시 동서독의 경제규모는 12배 정도 차였고 그 전 수 십년 동안 동서독 주민들은 상대방 지역을 방문하고 문화 예술 교류도 가졌다. 1961년 동독정부가 베를린에 장벽을 쌓기로 한 것도 자유왕래가 가능해 350만 명의 동독인들이 서 베를린을 통해 서독으로 건너갔기 때문이었다.
독일정부는 동독 지역을 살리기 위해 지난 30년 간 2조 달러가 넘는 돈을 쏟아 부었다. 그리고도 그 결과가 이 정도다. 지금 남북한 경제규모는 45배 차이고 교류와 왕래는 사실상 끊긴 상태다. 지금 갑자기 독일 같은 사태가 벌어진다면 한국은 이를 감당할 능력이 없다고 봐야 한다.
오는 9일은 베를린 장벽이 무너진 지 30년이 되는 날이다. 그때 성인이었던 사람들은 영원할 것 같던 이 벽이 피 한 방울, 총 한 발 없이 붕괴되는 장면을 목격했다. 환호와 감동이 가득했던 그 날의 기억은 아직도 생생하지만 오늘의 베를린은 낭만과 현실은 다르다는 것을 새삼 확인시켜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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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경훈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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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 삐까번쩍하고 비정규직 1% 재벌독점하느니 독일과 일본처럼 탄탄한 중소기업이 커야겠지요, 나리타공항도 소박합니다. 베이징공항이 최대면 뭐합니까? 독일의 공산국가와의 통일에서 많은 교훈을 배워야할 것은 분명히 중요한 일입니다. 공산국가는 악마적 거짓집단임은 다아는 사실인데 북한도 언잰가'한방에 동독, 소련처럼 넘어갈 수가 있을터이니 아무리 많이 준비해도 예기치 못한 큰 혼란이 올 것은 분명합니다. 통일대박이라지만 로또대박도 인생을 망치니 대박좋아할 일만은 아닙니다. 북한인권우선, 남한국익우선, 국민우선인데 김정은 우선이니..
이분은 통일을 하지 말자는 걸 말하는군요, 그런걸 보았으면 그렇게 안하면될일 아닌가,난 미국에 도착 6개월후 집을 삿고 5년후 사업시작 7년후 돈으로부터 해방... 직장에서 42살먹은 대리정도되는 자가 어는날 직장에 오드니 집 생겻다고 날리인거라 자초지종은 직접 자기가 돈을 모아 산게아니고 엄마를 모시는 조건으로 자기 이름으로 명의이전을 했다나,..하면 되지만 죠지W마냥 거짖말을 앞세우고 무조건이 아니고 면밀히 검토하고 먼 훈날까지 이익이된다면 결정할 일이지 미리부터 겁을 낸다는건 정주영이 못되고 안나오고 있을수 없는 일이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