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팻 해리티 <공화> VS 린다 스펄링 <민주>
▶ 수퍼바이저, 스프링필드 디스트릭
미 프로야구(MLB) 내셔널리그 챔피언전이 한창이던 지난 14일 스프링필드 디스트릭 후보자 토론회가 열렸다. 한 목소리로 워싱턴 내셔널스를 응원하던 주민들이 이날은 둘로 나뉘어 서로 다른 목소리를 냈다.
다음달 5일 실시되는 페어팩스 카운티 스프링필드 디스트릭 수퍼바이저 선거를 앞두고 공화당 팻 헤리티 수퍼바이저와 이에 맞서는 민주당 린다 스펄링 전 대학교수가 토론회에 초청됐다. 토론회 방청석은 펫 헤리티를 상징하는 녹색 옷을 입은 공화당 지지자들과 린다 스펄링 배지와 스티커를 부착한 민주당 지지자들로 양분돼 각자 지지후보를 연호하며 열띤 선거전을 펼쳤다. 과열양상을 보이며 서로에 대한 비난과 야유가 이어지자 토론회 사회를 맡은 짐 커크패트릭 의장은 양측 청중을 자제시키느라 고전하는 모습이었다.
로컬 선거임에도 불구하고 토론회 주제는 지역 현안보다 총기규제, 이민문제 등 전국적인 이슈가 부각되면서 양분된 청중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결국 선거는 반드시 이겨야만 하는 승자독식 게임이기 때문에 한 치의 양보도 없는 치열한 경쟁이 불가피하고 선거일에 임박할수록 상대후보에 대한 네거티브도 불사하는 진흙탕 싸움이 되기도 한다.
12년 경력의 공화당 수퍼바이저에게도 북버지니아의 반(反)트럼프 정서는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블루웨이브, 변화의 바람이 거센 페어팩스 카운티에서 사실상 마지막 공화당 수퍼바이저로 분투하고 있는 헤리티 수퍼바이저는 결코 민주당에 자리를 내줄 수 없다는 각오로 전력을 다하고 있다. 반면 민주당 스펄링 후보는 이번에야말로 대대적인 물갈이의 기회라며 민주당 결집을 호소하고 있다.
‘구관이 명관이다’ 12년 경력의 공화당 수퍼바이저의 재선이냐, 아니면 변화가 대세인 최근의 흐름에 따라 스프링필드마저 파란색으로 바뀌게 될지, 11월 5일 유권자들의 선택에 달려있다.
팻 해리티 <공화>
“블루 속 레드로 균형자 역할” 자처
팻 헤리티 수퍼바이저(59)는 페어팩스 남서쪽에 위치한 스프링필드 디스트릭에서는 가장 잘 알려진 정치인이다.
잭 헤리티 전 수퍼바이저의 아들로 지난 2009년에는 수퍼바이저 의장선거에도 도전했으나 섀론 불로바 의장과 불과 1,206표차의 아쉬운 패배를 경험하기도 했다. 이후 민주당 다수의 카운티 수퍼바이저 위원회에서 사실상 유일하게 견제의 역할을 담당하며 고군분투(孤軍奮鬪)해왔다.
스프링필드 디스트릭ㅇ,ㄴ 두 개의 주 하원 지역구로 양분되어 공화당 팀 휴고 의원(VA-40)과 민주당 케이티 트랜 의원(VA-42)이 차지하고 있다. 오는 11월 선거는 카운티 수퍼바이저뿐만 아니라 주 상하원 선거도 함께 치러지는 만큼 자신의 지역구를 양분하는 이번 선거에서 헤리티 수퍼바이저는 ‘정쟁의 균형자’를 자처하며 스스로의 입지를 공고히 하고 있다.
헤리티 수퍼바이저는 아버지의 영향으로 어려서부터 지역사회 이슈에 대해 토론하며 자연스럽게 관심을 갖게 돼 정계에 입문하면서도 따로 멘토를 찾을 필요가 없었다고 한다. 아버지와 아들, 대를 이어 수퍼바이저를 역임하고 있는 만큼 스프링필드 지역에서 헤리티는 수퍼바이저를 대표하는 이름이 되었다.
헤리티 수퍼바이저는 DC에서 태어나 페어팩스에서 자랐다. 버지니아 텍을 졸업하고 25년간 IT업체에서 일했으며 2007년 수퍼바이저에 당선됐다.
‘한인 커뮤니티의 든든한 후원자’를 자처하는 헤리티 수퍼바이저는 한인커뮤니티센터 건립지원, 한인 사업주들의 퍼밋, 조닝 문제 해결지원 등을 약속하며 지지를 당부했다. 미주한인재단 회장상, 한인복지센터 봉사공로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헤리티 수퍼바이저는 모금실적에서 무려 75만 달러를 기록해 이번 수퍼바이저 선거 전체 후보 가운데 가장 많은 자금을 모았다.
린다 스펄링 <민주>
“변화 주도할 새 리더십 필요” 강조
지역 토박이인 헤리티 수퍼바이저의 아성에 도전장을 낸 민주당 린다 스펄링 후보(42)는 상대적으로 부족한 홍보에 주력하며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분주하다.
스펄링 후보는 “선거운동을 하며 만난 지역주민들은 활력이 넘치는 모습이었다”며 “이번이야말로 공화당 수퍼바이저를 민주당으로 바꿀 기회”라고 자신했다. 워싱턴포스트는 ‘그동안 꾸준히 헤리티를 찍었지만 이제 더 이상 공화당에 표를 주지 않겠다’는 지역주민들의 인터뷰를 전하며 공화당 유권자들의 이탈을 전망했다. 북버지니아 변화의 바람이 공화당 수퍼바이저를 위협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스펄링 후보는 총기규제에 대한 지역사회 지지여론에 힘입어 “발전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안전이 중요하다”며 “최근 빈번한 학교 총기 사건에 대한 주민들의 우려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또한 공화당이 장악한 주의회의 리더십을 지적하며 “주지사에게 특별 총기규제를 명령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할 것”을 제안하기도 했다.
학교, 대중교통, 환경보호, 서민주택 지원 등을 공약으로 내건 스펄링 후보는 마케팅 전문가로서 그간 여러 기관에서 예산 및 재정운영에 대한 경험을 장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또한 두 아이를 키우는 워킹맘으로 교육문제 만큼은 다른 부모들과 같은 마음으로 보다 나은 교육환경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스펄링 후보는 조지메이슨대학을 졸업하고 아메리칸 대학에서 석사학위를 받았으며 조지메이슨대학, 조지타운대학, 메릴랜드대학 등에서 학생들을 가르친 전직 교수다. 페어팩스에서 태어나고 자란 남편, 그리고 두 아들(5살, 1살)의 엄마로 클립턴(Little Rocky Run)에 살고 있다.
“과거의 경력이 아닌 미래의 변화를 주도할 수 있는 새로운 수퍼바이저가 필요하다”고 강조하는 스펄링 후보의 기세가 만만치 않다.
그러나 선거판도를 가늠해 볼 수 있는 모금실적에 있어 스펄링 후보는 2만5천 달러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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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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