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정부 ‘미래차 시장 전환 3대 전략’
▶ 확실한 강자 없는 현재의 구도…대규모 민간 투자로 선점
자율주행 세계 첫 상용화, 플라잉 카 2025까지 실용화 목표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15일 경기도 화성시 현대자동차 남양연구소에서 열린 미래차산업 국가비전 선포식에서 ‘미래차산업 발전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
확실한 강자가 없는 미래 자동차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한국정부와 민간이 손잡고 선제적이고 과감한 투자와 지원에 나선다. 저성장과 환경규제로 전통적인 자동차 산업의 동력이 점점 약해지는 상황에서 친환경차, 자율주행차, 플라잉카 등 정보기술(IT)과 서비스가 결합한 미래차 시장을 선점해 새로운 기회를 창출하자는 것이다. 전국 주요 도로의 완전자율주행을 2027년까지 세계 최초로 상용화하고 전기·수소차 비중은 2030년까지 33%로 늘려 세계시장 점유율 10%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또 하늘을 나는 자동차인 ‘플라잉카’는 2025년 실용화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민간은 60조원을 투입해 개방형 미래차 생태계로 신속하게 전환하고, 정부는 업계가 신시장에 진출해 세계시장을 주도할 수 있도록 제도와 인프라를 적극적으로 지원하기로 했다.
◇ 전통시장 위축 속 대변혁 맞은 차 산업…“세계 1위 겨냥”15일 정부와 업계에 따르면 국내외 자동차 시장은 ‘대변혁’의 시기를 맞았다.
세계 자동차 시장은 당분간 1% 내외의 저성장이 전망되는 가운데 4차 산업혁명, 환경규제 강화 등으로 친환경화·지능화·서비스화 등 혁신적인 변화는 계속 진행되고 있다. 이런 흐름 속에서 2030년 미래차 시장은 전기·수소차, 자율주행차, 이동서비스산업이 주도할 것이라는 게 정부와 업계의 공통된 생각이다.
이런 자동차 산업의 변화는 한국 자동차 업계에도 위기이자 기회이다. 한국은 세계 자동차 생산 7위 국가이고 자동차 산업이 국내 제조업의 13%, 고용의 11%, 수출의 11%를 각각 차지할 만큼 국가 경제에서 차지하는 위상도 매우 높은 편이다. 자동차 산업이 새로운 시대의 흐름을 읽지 못하고 뒤처진다면 그만큼 국가 경제에 미치는 타격도 상당할 수 있다는 의미다.
특히 현재 미래차 시장은 확실한 강자가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한국의 탄탄한 제조역량과 인프라를 활용해 발 빠르게 대응한다면 세계 1위도 노려볼만한 하다고 판단했다.
정부는 대책에서 ▲친환경차 기술력과 국내보급 가속화를 통한 세계시장 적극 공략 ▲2024년까지 완전자율주행 제도·인프라 세계 최초 완비 ▲민간투자를 기반으로 한 개방형 미래차 생태계로의 신속 전환을 3대 전략으로 내놓았다. 이를 통해 2030년까지 전기·수소차 국내 신차 판매 비중을 33%로 끌어올리고 세계시장 점유율을 10%로 높이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또 2027년까지 전국 주요 도로의 완전자율주행(레벨4)을 세계 최초로 상용화하기로 했다.
◇ 도로 위 차 3분의 1을 ‘친환경차’로…자율차 세계 첫 상용화올해 친환경차인 전기·수소차의 판매 비중은 2.6%에 불과하다.
정부는 10년 뒤 친환경차의 판매 비중을 전체의 3분의 1로, 13배가량 확대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2030년까지 모든 차종의 친환경차 라인업을 구축하고 전비, 주행거리 등에서도 세계 최고 수준의 성능을 확보한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전기차는 성능 중심의 보조금 개편으로 고효율화와 성능 향상을 유도한다.
2020∼2026년 3,856억원을 투입해 2025년까지 한번 충전으로 주행 가능한 거리를 400km에서 600km로 확대하고 충전속도는 현재의 3배로 향상할 계획이다. 수소차는 2022년까지 내구성을 16만km에서 50만km로 강화하고 부품 국산화율을 100% 달성해 2025년에는 4,000만원대에서 수소차를 살 수 있도록 한다.
친환경차의 한국 내 보급을 확대하려면 구매로 이어져야 하는 만큼 소비자 지원 대책도 함께 나왔다.
정부는 친환경차의 생산 규모, 배터리 및 수소연료전지 가격, 성능 등 시장 상황과 경쟁력을 고려해 2022년 이후 구매 보조금의 지급 여부와 수준을 검토하기로 했다. 일단 내연기관차와 비슷한 규모의 경제에 도달할 때까지 보조금이 유지되는 방안이 유력하다. 수소차의 연료인 수소 가격은 2030년까지 현재의 50% 수준(4,000원 내외)으로 내릴 방침이다. 현재 친환경차 구매 시 지원되는 개별소비세와 취득세 인하는 일몰(종료) 도래 시 연장을 적극적으로 검토할 예정이다.
수소충전소는 2030년까지 660기, 전기 충전기는 2025년까지 1만5,000기 각각 구축한다.
전 세계적으로 아직 개발 단계인 자율주행차는 세계 첫 상용화에 도전한다. 차량의 자율주행 기능을 지원하기 위해 필요한 통신 시설, 정밀지도, 관제시설, 도로·건물을 2024년까지 완비한다. 완성차 업체는 2021년 고속도로 자율주행이 가능한 부분자율주행차(레벨3)를 출시하고, 2022년 시내 도로 운행이 가능한 완전자율주행차(레벨4)를 시범 운행한 뒤 2024년에는 출시하는 목표를 세웠다.
◇ 산업생태계를 바꾸는 미래차…안전·환경 ‘동반개선’미래차로의 전환은 전체 산업생태계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미래차에 필요한 전장부품 비중이 급격히 늘어날 전망이다. 현재 9,000여개 부품기업 중 전장부품 비중은 약 4%에 불과하지만 미래차의 원활한 부품수급을 위해서는 2030년에는 그 비중이 23%까지 확대돼야 하기 때문이다. 정부는 부품기업이 미래차 시설 투자에 적극적으로 지원할 수 있도록 2조원 이상을 추가 지원하기로 했다. 미래차 연구와 현장 인력을 양성하고 2025년까지 핵심인력을 2,000명 이상 공급한다.
세부적으로는 자율주행차·수소차 등 핵심 분야 최고급 인력 배양을 위해 ‘미래차 인력양성 사업단’을 운영하고 ‘슈퍼 엔지니어’ 500명을 양성한다. 미래차 분야 반도체 설계인력은 300명, 인공지능(AI) 및 소프트웨어 전문인력은 1,000명 육성한다.
한국 기업의 해외 완성차 업체 부품공급망 진입을 지원하기 위해서는 ‘서플라이어 데이’(Supplier Day) 등을 개최해 한국 기업과 해외 완성차기업 간 매칭을 주선한다. 아울러 한국 부품업체가 베트남, 인도, 인도네시아 등 해외 신시장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에 부품을 납품할 수 있도록 한국 완성차 해외 진출 시 동반 진출을 지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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