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 옛날 시골 주막거리의 방담이 아니다. 현재 한국의 검찰에 대한 이야기요 틀림없는 사실이다. 키도 별로 크지 않았는데 그가 술을 처마시면 동네가 숨을 죽이고 조용했다. 덩치 큰 또래나 어른들도 있었지만 폭력전과로 감옥살고 나온 이 자 근처에는 미리 피해버렸다. 언젠가 술 먹고 누군가에게 시비하다가 안 죽을 만큼 얻어터져서 잠잠해지나 싶었는데 밤낮없이 낫을 들고 때린 사람 집을 서성거리니 할 수없이 지서에 신고하고 붙들려가서 거기서도 난동을 부리다 결국 감옥살이를 하고 나와야 했다. 감옥 갔다 온 뒤에 고쳐지기는커녕 사람 쳐다보는 살기(殺氣)에 이사 가는 사람들까지 생겼다. 그 동네에서는 법도 필요 없고, 그를 제압할 그 누구도 없었다.
‘짜장면이 아니고 한식이다’ 대통령은 민족적 숙원인 ’번영과 통일‘을 위해 북미관계 개선과 한반도 평화를 위해 UN에서 연설을 하고, 트럼프 미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있는 그 시각에 새로 임명된 법무장관 아들의 7년 전 고등학교 2학년시절의 인턴서류(?) 진위를 확인하러 자신들의 직속상관이며, 현직 법무장관의 집에 사상 초유의 압수수색을 한다. 법무장관이 출근한 걸 확인한 수사관들은 몸이 불편한 부인과 생일을 하루 앞둔 딸이 지켜보는 앞에서 무려 11시간동안 압수수색을 한다. 같은 시각에 22살 아들은 검찰에 불려가 16시간 조사를 받고 있었다. 중국집에서 배달음식이 들어간 걸 언론에서 ‘짜장면 배달’이라고 하자 검찰에서 하는 반박이라고 내 놓는 게 ‘짜장면이 아니다. 한식이었다.’ 이 얼마나 궁색하고 구차한가, 차라리 대응을 말든지…
문재인 정부는 전 박근혜 정권의 청와대 비선에 의한 국정농단과 이의 뒤처리에 대한 적폐청산을 숙명으로 출발했다. 선언적 의미나마 그 중심에 ‘사법개혁, 검찰개혁’도 있었다. 그러던 지난 7월 2일 일본의 아베정부는 한국에 대해 거의 일방적인 경제보복조치를 단행한다. 일본에 대해서는 국가차원의 과거 역사적 사건에 대한 미정리 상황들이 아직 남아 있는데도 불구하고 거꾸로 이렇게 되자 전 국민적 일본제품 불매로 커지기 시작한다. 그러자 느닷없는 일이 벌어진다. 그동안 숨죽이고 있던 국내의 친일 학자들을 중심으로 가히 상상도 못할 반민족적 발언들이 수면 위로 드러나고 노골적으로 친일발언들을 쏟아낸다. 국민들은 경악한다. 왜 친일 적폐청산이 필요했는지를 국민들이 여실히 알게 된 것이다. 이번의 검찰개혁도 마찬가지다. 온순한 국민들은 나쁜 짓 않고 죄 짓지 않고 살면 되는 것이라고 지고지순했다. 죄를 지었으면 그걸 수사하고 기소를 한다한들 그 수사권, 기소권이 누구에게 있건 무슨 상관이랴, 그런데 분명 죄를 지었는데도 돈 있고 배경 있으면 처벌을 못하는 걸 보면서도 세상인심이 그러려니 하면서 더 악착같이 돈 벌어서 자식들 가르치고, 출세시키지 못한 걸 자신의 탓으로만 오그리면서 살아왔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다. 죄를 벌할 것인지 말건지, 설령 죽을죄를 지었다는 게 명백함에도 처벌 절차조차 진행을 안 해버리면 도리가 없고(기소편의주의), 또한 이것도 오직 한 곳, 검찰에서만 하도록(기소독점주의) 만들어 놓아서 어느 누구도 검찰에 대해서는 (대통령조차도) ‘너 왜 그러냐?’를 따지지 못하게 되어 있다. 더 나아가서 어느 특정인을 고의로 죄인 만들려고 온갖 권력(?)을 휘두르며 검찰개혁에 항거하는 노골적인 장면들이 연일 국민들 앞에서 이어지고 있다. 한 가지 죄를 찾아내지 못하면 의심나는 곳, 주변의 의심나는 사람들 모두를 수사하고 압수수색하는 걸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관련 있다는 학교, 지인, 근무처, 가정 70여 곳을 탈탈 털고 50여명의 지인들에게 영장을 청구하고 발부하는 촌극으로 2개월간 나라를 혼란에 빠뜨리면서 대한민국 사법적폐의 모든 것을 스스로 보여주고 있다. 조국 법무장관에 대한 대통령과 입법부의 국무위원 임명에 끼어들 문제가 애초부터 아니었다.
대한민국헌법 제 1조2항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그렇지만 여전히 ‘법은 멀고 주먹은 가깝다.’ 멀쩡하게 법복을 입고 생사람 간첩 만드는 것은 길어야 6개월이요, 이 진실을 밝히려면 족히 30년은 걸려야 했다. 선거법 위반 국회의원은 임기가 다 지나가도록 대법원 판결이 이루어지지 않는다. 법원 문턱도 가 보기도 전에 언론과 결탁해서 대역죄인을 만들어 버리는 이들이야 말로 동네 양아치보다 못한 집단이다.
이 얼마나 허허로운 세상인가, 그리고 착하고 서러운 국민들은 이런 지경에 과연 세상천지 누구에게서 위로를 받고 살아가야 할까? 현직 법무장관 가족들마저 저렇게 하고 있는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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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창구 / 사람사는 세상 워싱턴 메릴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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