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니어 미술치료를 실시하는 치료사는 무엇보다 시니어의 신체적, 심리적, 사회적 특성과 병과 정신 건강에 관한 지식뿐만 아니라, 죽음과 삶에 대한 통합적 관점을 포괄적으로 고찰할 수 있어야 한다. 일반적으로 시니어들은 치료사들보다 연령이 높다.
특히, 한국에서 미술치료사들은 이름을 부르기보다 ‘어르신’이나 ‘어머니’,‘아버님’이라 부르며 공경의 태도를 보이고, 참여자들도 치료사를 자신들의 자녀나 손자처럼 대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분위로 인하여 한편으로는 치료사와 시니어들의 신뢰관계가 빠른 시간 안에 이루어질 수 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시니어들은 자신들의 문제점을 자녀나 손자들에게 말하지 않듯이, 자신들의 감정이나 불편사항들을 쉽게 표현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고 지시적 태도를 보이는 경우도 종종 보인다.
사실, 시니어는 미술치료 대상 중에서도 가장 힘든 대상이기도 하다. 시니어의 경우 신체의 노화로 인해 노안과 신체 일부의 부자유성으로 인해 다양한 매체활동에 한계가 많이 있고 시간 할애도 최대한 짧게 이뤄져야 한다. 그래서 대체로 미술치료의 시간은 40분에서 한 시간 정도 소요되나 시니어 같은 경우는 30분을 넘지 않는 게 적절하다. 30분이라는 길지 않은 시간에 매체과정이 거쳐야 하고 상담 또한 길고 진지하게 이뤄지지 않고 있어 여러 가지로 치료에 어려움이 있다.
미술치료사는 이러한 상황에서 일어나는 전이 및 역전이 현상을 신뢰적 관계로 발전시킬 수 있는 인식과 태도가 필요하다. 또한 참가자와 미술치료사뿐만 아니라 참가자들 사이에서의 신뢰관계를 형성하기 위하여 치료사는 집단의 공동체 의식을 적절한 개입과 정서적 교류 능력과 안정감과 편안함을 줄 수 있는 것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들에게 미술 활동을 통하여 건강하고 창의적 삶을 위한 자극을 줄 수 있어야 한다. 미술치료는 무엇보다 미술주제, 기법, 재료, 활동 자체가 그들에게 무언의 자극과 격려를 주는 특성을 지니고 있다. 뿐만 아니라 미술활동 과정과 미술활동을 마친 후의 피드백을 통한 대화 등으로 시니어들에게 자신들을 개방하고 표출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스스로 자신의 존재에 대한 격려와 지지를 받는다는 것을 느낄 수 있도록 한다. 이를 위해서 미술치료사는 미술재료 준비에 있어서 매체와 대상의 태도, 건강 상태 등에 대한 민감성과 주의역과 수용성을 지닐 수 있어야 한다.
시니어대상의 미술치료는 그 어떤 대상보다 치료매체와 재료 그리고 과정이 더욱 중요하기에 그들 대상으로 한 치료매체 연구가 무척 절실하다.
더욱이 주변인들의 죽음으로 인한 상실감, 자신의 죽음과 그에 대한 불안 등을 자연스럽게 표현할 수 있는 정서적 환경을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러한 점과 관련하여 미술치료사는 삶과 죽음, 상실과 애도에 관련한 개인적 고찰 및 지식이 전제되어야 한다. 그래서 시니어대상 미술치료사는 되도록 연령이 너무 어린 20대는 피하도록 한다.
뿐만 아니라 미적 활동을 통한 즐거운 마음과 생기와 활력을 얻을 수 있고, 다양한 감정들을 표출할 수 있으며, 그에 대해 지지를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여야 한다. 이러한 정서적 환경을 제공하기 위하여 미술치료사 자신이 인생에 대한 낙관적이고 통합적 태도를 가질 수 있어야 한다.
그래서 삶과 관련된 적절한 주제를 선택할 수 있도록 많은 고려를 하여야 한다. 일반적인 주제는 위에서 언급하였으나, 그들의 상황과 요구에 따라 미술치료 상황에서 다양하게 변형하여 정용할 수 있다.
더욱이 시니어들이 병과 장애를 예방하거나 감소시킬 수 있는 기법들을 선택하고, 재료와 매체 선택에 있어서도 노인의 신체적 상태들을 고려한다. 그들의 후기 삶에 있어서 ‘동반자 입장’(Petzold,1985; Wenge,1993)이 되어 줄 수 있는 역할의식을 가져야 한다. 소외감, 상실감, 불안, 후회 등의 감정들을 표현하고 또한 자신들의 삶을 회고하며 수용하고, 나아가 창의적 미술활동 과정을 통하여 자신의 삶이 의미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도록 동반자 역할을 해야 한다. 주도적이지 않으면서도 적절한 개입을 할 수 있는 치료사의 창의적 태도가 중요하다.
문의 yun847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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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윤선 <미술치료 전문가, 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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