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의, 특히 도심의 교통 체증 해소는 도시 계획 학자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도시 행정가는 물론 정치가들의 영원한 숙제가 아닐 수 없다. 특히 워싱턴 메트로폴리탄은 전 미국에서 가장 체증이 심한 도시로 지난 2015년 Texas A&M 대학의 연구소에서 발표한 바 있다.
이 보고서는 2014년 통계를 분석한 결과 워싱턴 지역에서는 도로 혼잡 때문에 1인당 한해 동안 82시간을 허비했으며 휘발유 1,834달러를 교통 체증으로 낭비하였다 한다. 이는 LA 지역(연 1인당 80시간 및 $1,711), 샌프란시스코 지역(연 1 인당 78시간 및 $1,675) 및 NY 지역(연 1인당 74시간 및 $1,739) 보다 더 많은 시간을 길에서 허비했으며 더 많은 돈을 낭비했다는 보고다.
그간 많은 도시에서는 교통 체증 해소에 여러 가지 정책을 시행하여 왔다. 가장 먼저 그리고 많이 시행한 정책은 도로의 확장이었다. 미국 전체 도시의 총 도로 연장 수는 2017년 2천5백만 마일로 1980년보다 2배나 증가되었다. 같은 기간 동안 도시의 인구는 1980년의 1억6천7백만에서 57%만 증가하였고 자동차 대수도 약 40%만 증가하였으나 2배가 넘는 도로의 확장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도시의 교통체증은 더 심해지고 있다. 왜 그럴까?
교통 체증은 24시간 동안 있는 것은 아니고 도시마다 다르지만 출, 퇴근 시간 전후 약 4시간 정도 일어난다. 따라서 각 도시마다 어느 정도의 투자를 교통에 하는가를 정책적으로 결정해야 한다. 즉 출, 퇴근 시간의 혼잡을 피하기 위해 도로를 확장하면 출, 퇴근에는 도움이 되겠지만 나머지 20시간에는 거의 사용하지 않고 방치되는 빈 도로가 될 것이니 투자 효과의 극대화를 위하여 출, 퇴근 시간의 혼잡을 어느 정도 감수하는 선에서 예산 배분을 해야 하는 어쩔 수 없는 결정을 해야만 했다.
다음으로 실행했던 정책은 가격 정책(Pricing Policy)이다. 유로 도로를 만들어 혼잡 시간에 혼잡 정도에 따라 통행료를 징수하는 정책이 많이 실행되었다. 회사 주차장을 유료화 하고 대중교통 이용 보조금을 지급하여 자동차 대신 대중교통 이용을 촉진하는 정책 또한 많은 도시에서 실시하고 있다. 이러한 가격 정책은 많은 도시에서 어느 정도 교통 체증 감소 효과를 보고 있다.
이동 통신 기술의 발달로 실시간 제공되는 교통 정보(7월 29일자 워싱턴 한국일보 참조)는 어느 정도 혼잡 해결에 도움이 되지만 실시간 정보를 받고 가장 빠른 길이라고 선택한 길을 같은 정보를 받은 모든 사람들이 택하면 그 길은 오히려 더 혼잡한 길이 될 수도 있다. 물론 같은 길에 차량이 몰리지 않게 하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으며 여러 회사들도 연구 결과를 토대로 앱을 개발 중이나 아직은 출시되고 있지는 않고 있다.
교통 혼잡의 근본적 해결 방안은 없는가? 우선 이 글을 읽는 독자들은 많이 실망 하겠으나 정확한 대답은 대도시의 교통 혼잡은 피할 수 없으며 우리는 혼잡을 안고 함께 살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대도시 교통체증의 근본 원인은 광역 도시의 구성 요소에서 찾을 수 있다. 대도시의 경제 활동의 중심, 즉 직장은 도심에 있으며 거주지는 거의 근교에 위치한 위성 도시에 있다. 미국 대도시 주변의 각 위성 도시는 자치 결정권(Home Rule)을 갖고 광역 지역의 혼잡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종종 대단위 주택 단지를 건설하여 거주지 인구를 늘림으로 출퇴근의 혼잡을 조성하여 왔다.
물론 워싱턴 메트로폴리탄에는 광역 도시 정부 협의회(Council of Governments)가 있고 LA 광역 도시에는 남가주 도시 정부 협의회(Southern California Association of Governments)등 광역 도시 협의체가 있으나 결정권은 물론 예산이 없어 광역 도시의 교통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결국 교통 체증의 원인은 크게 세 가지로 구분된다. 하나는 바로 위에 설명한 바와 같이 광역도시 전체에 끼치는 교통 영향을 고려하지 않고 결정되는 각 위성도시의 택지 조성 및 개발에 있으며 또 다른 하나는 도로 확장 투자에 하루 4시간의 혼잡을 덜기 위해 마구 도로의 확장 만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세번째 이유는 바로 우리 자신들이 원인을 제공하고 있다. 직장은 도심에 있으나 최적한 교외에 살고 싶은 우리 모든 사람의 갈망이 결국 넓은 교외에서 좁은 도심으로 몰려드는 병목 현상을 유발하고 있는 것이다.
금년 한국은 교통 투자 결정권과 예산을 갖고 있는 ‘대도시 광역 교통위원회’가 국토교통부 안에 설립되어 그간 많은 신도시를 개발하고도 서울로 향하는 교통 혼잡에 신도시 발전이 늦어졌던 문제가 어느 정도 해소될 전망이다. 미국을 포함한 다른 국가에 교통 체증 해결에 한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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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리노이대 명예 석좌교수 조지 메이슨대 초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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