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민주당 대선주자 중 당내 호감도 1위는 부동의 지지율 1위 조 바이든이 아니다. 엘리자베스 워런이다. 19일 발표된 이코노미스트-유거브의 민주당 유권자 대상 여론조사 결과다. 워런에 대한 호감도가 75%로 바이든의 70%를 훌쩍 앞섰다.
지난 한 달여 사이 지지율 한 자릿수의 중위권에서 선두권으로 치솟아 오른 워런 ‘돌풍’은 곳곳에서 입증되고 있다. 리얼클리어폴리틱스의 전국 지지율 평균에서 21일 오전까지 1주일 동안 버니 샌더스를 제치고 바이든에 이어 2위를 지켰다. 경선 첫 투표지역인 아이오와에선 샌더스보다 4% 포인트 높은 2위를 고수했고 20일 발표된 캘리포니아 소노마카운티 축제 모의투표에선 1위를 차지했으며 온라인 베팅업체 ‘래드브록스’에서도 지난 주말 승리확률 1위로 뛰어 올랐다.
19일 저녁 워런의 첫 미네소타 유세가 그 열기를 한 눈에 보여주었다. 실내 타운홀 형식으로 예정되었던 이날 유세는 1만2,000명이 밀려들면서 부랴부랴 야외 집회로 바꿔야 했다. 워런은 그들의 기대를 실망시키지 않았다. ‘정책통 후보’답게 과감한 개혁 제안들을 다양하게 제시하고 보통사람들이 잘 살 수 있는 나라를 위한 ‘싸움’을 재천명하며 청중들을 열광케 했다.
지난 5월 타임지의 커버스토리 워런 특집의 제목 “내겐 대안이 있습니다(I Have a Plan for That)”는 자연스럽게 정착한 캠페인 슬로건이다. 유세마다 미국의 당면문제들을 일일이 지적하고 현 정책과 제도를 비판한 그는 이어서 반드시 자신의 개혁적 대안들을 제시하기 때문이다. 막연한 공약이 아닌 구체적이고 창의적인, 투쟁 대상이 정확한, 과감한 정책들이다.
출마 선언 후 지금까지 그가 발표한 20여개 정책들은 대형 테크기업 해체에서 학자금 빚 탕감, 무료대학, 차일드케어 전면 확대, 하우징, 형법개혁, 기후변화, 오피오이드 중독, 국방부 계약에 이르기까지 사회·경제문제들을 망라하고 있다. 개혁의 재원 대책도 제시했다. 연 1억 달러 넘는 기업이윤에 대한 7%의 기업세와 미 사회 0.1%에 해당하는 최고부자들에 부과하는 2~3%의 부유세를 통한 향후 3.75조 달러의 세수 증가다. 뉴욕타임스는 “워런의 포괄적 제안들을 모두 합하면 미국 경제를 개조할 수 있을 정도”라고 분석했다.
2선 연방 상원의원인 워런의 풍부한 아이디어는 다른 주자들에게도 자극을 주어 민주 경선을 바람직한 정책 토론의 장으로 바꾸는 동력이 되고 있다고 언론들은 평가한다. 로버트 라이시 UC버클리교수도 “대선 주자가 캠페인 초기에 이처럼 담대하고 구체적 정책들로 자신을 차별화하는 것은 드문 일”이라며 “그는 ‘어떻게 하면 자본주의가 소수보다 다수를 위해 작동하도록 만들 수 있는가’라는 가장 중요한 질문을 던지고 있다”고 말했다.
워런은 이 같은 정책들을 자신의 스토리를 담은 ‘감성적 드라마’로 풀어가며 유권자들과 공감대를 형성한다. 어린 시절 세일즈맨 아버지가 심장마비로 쓰러지자 50세 전업주부였던 어머니가 시어스에 취직해 “결혼식이나 졸업식 때만 입던 가장 좋은 옷을 입고 ‘이젠 우리 집을 잃지 않아도 된다’면서 눈물 흘리며 첫 출근 하던 날”의 기억을 들려준 후 “당시 어머니가 받았던 최저임금으로 우린 주택압류를 면할 수 있었다. 그러나 오늘날 최저임금은 엄마와 아이를 가난에서 구해주지 못 한다”며 현재의 소득 불평등 심화현상을 지적하고 그 대책을 제시한다.
어린자녀들을 돌보며 법대생으로, 법대교수로 동분서주했던 맞벌이 엄마였을 때 체험한 차일드케어 대책의 절박함을 강조하며 유권자들과 공감대를 넓혀가기도 한다. 그의 메시지에 열광하는 지지자들이 늘어가는 배경이다.
열광은 하지만 워런의 승리를 예상하는 유권자는 드물다. 지지자들도 포함해서다. “많은 민주당 유권자들이 워런을 사랑하면서도 워런을 우려한다”라는 지난주 뉴욕타임스의 기사 제목이 이런 민주표밭의 양면성을 단적으로 말해준다.
문제는 한마디로 ‘당선가능성’이다. 보수표밭은커녕 민주당내 온건표밭도 수용하지 못하는 워런의 과격한 리버럴 정책들이 본선에선 통하기 힘들 것이라는 우려다. 힐러리 클린턴 패배의 후유증이 아직 남은 상태에서 하버드법대 교수출신의 나이든 백인 엘리트 여성이라는 정체성도 플러스 요인이 못 된다. ‘사회주의’로 공격하다 원주민혈통 논란을 들먹이며 ‘포카혼타스’로 야유할 트럼프와 맞설 경우 이길 확률이 희박하다는 것이 민주당 표밭의 대체적 시각이다.
2020년 대선 민주당 경선 유권자들에게 헬스케어, 기후변화, 이민…어떤 정책보다 중요한 이슈가 “트럼프를 이길 수 있는가”라고 애틀랜틱은 지적한다. 그것이 바이든 1위의 최대이유이며, 그 때문에 많은 민주당 유권자들이 자기가 ‘실제로 좋아하는 후보’가 아닌 ‘다른 사람들이 뽑아줄 것 같은 후보’를 택하고 있고, 그렇게 이성이 감성을 이기면서 가장 큰 피해를 보고 있는 후보가 워런이라는 설명이다.
그러나 ‘모든 사람들에게 같은 규칙이 적용되는’ 경제적 평등사회의 실현이 거의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워런의 아메리카’에 살기 원하는 사람들 또한 많은 듯하다. 당선가능성이 희박한 워런의 지지율이 상승세를 계속하는 것도, 머리로는 바이든을 찍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가슴으로는 워런에게 열광하는 ‘워런 민주당원’들이 늘어가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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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록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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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식이면 차기 뿐만 아니라 차차기도 공화당이 이길듯. 민주당은 펠로시 바이든 샌더스 워런 등 고령자들이 유능한 젊은이들의 진출을 막고 있다.
정치는 머리로 하는게 아니고 인기로 지지자를 확보해야 하는 현 민주주위 훌륭한 제도는 아니지만 그래도 더 좋은 제도가 없는게 문제로다, 지금 엉터리 트럼프를 찍는 이들을 보드라도 이건 민주주위의 모순, 어중이 떠중이 어느누구도 인기 친구따라 카더라하며 표를 찍게되고, 진짜 말은 좀 어눌해도 정말 휼륭히 대통령을 잘 수행할 분들이 있는데도 입으로 얼굴로 인기로 대통령이 된다?....어쨋든 민주당 누가 되어도 트럼프 보다는 훠~얼씬 훌륭할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