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와 동아시아 정세가 위기를 맞고 있다. 한일관계는 1965년 정상화 이후 최악이다. 미중간의 무역전쟁과 한국에 대한 일본의 경제보복조치로 한국의 경제가 타격을 면하기 어렵다. 한미일 안보와 비핵화 협력 체제의 유지도 불투명해지고 있다.
한국에서 상품 불매운동과 아베 정권반대 시위가 대대적으로 일고 있다. 일본인들의 반한 감정도 고조되고 있다. 미국은 한일간의 갈등에 손도 대지 못하고 있다. 옛날과 같은 힘도 없다. 한일 당사자들끼리 해결해야 한다는 말만 한다.
이런 가운데. 북한은 대남 공격용 미사일과 방사포를 연일 발사하면서 한국의 안보를 위협한다. 금년 5월4일과 9일, 그리고 7월25일 발사한 단거리 탄도미사일은 고도 30-50킬로, 사거리 600킬로로 러시아의 이스칸데르(Iskander)의 개량형이다. 남한전역을 타격할 수 있다. 북한은 이 미사일을 “신형 전술조종무기” 라고 부른다. 미사일은 유엔제재의 대상임을 의식한 표현일 것이다.
북한 신형 단거리 탄도 미사일은 고체연료를 사용하며, 이동식 발사대에 의존하기 때문에, 발사 준비에 시간이 많이 소요되지 않는다. 발사 전 탐지도 그만큼 어려워진다. 비행 궤적은 발사 후 일단 포물선을 그리며 비행하다가 저공 지점에서 활공 (pull-off) 기능으로 수직비행을 하다가, 탄착점에 이르면 다시 솟았다가 목표물을 타격할 수 있다. 미사일 비행의 저고도와 종말 괘도 추적 혼돈기능 때문에 한국에 배치된 사드와 패트리엇과 같은 미사일 방어 체계로는 요격이 어려워진다.
북한이 7월31일과 8월2일 실험한 발사체를 북한은 “신형 대구경 조종 방사포”라고 부른다. 성능과 위협성은 먼저 발사한 탄도미사일과 차이가 없다고 한다. 고도 25킬로 사거리 200-250킬로다. 휴전선 인근에서 쏘면 서울이남 중부에 위치한 평택 주한 미군사령부와 한미 연합군 공군기지들을 공격할 수 있다. 북한은 이미 서울을 불바다로 만들 수 있는 재래식 방사포나 장사포, 단거리 스커드 미사일 등은 보유한 지 오래다.
북한은 7월27일 조선통신을 통해서 새로운 미사일 도발을 하는 이유를 밝혔다. 한국의 최첨단 무기도입과 한미 연합훈련 때문이라는 것이다. 통신은 신형무기 발사가 남조선의 “전쟁광들”을 경고하는 “무력시위” 라고 했다. 김정은은 문재인 대통령도 “이 경고를 무시하는 실수를 범하지 말라”고 말한 것으로 인용되었다. 한국이 신무기 도입과 연합훈련을 중단하고 남북정상회담이 열렸던 작년 4월과 9월로 돌아오라는 말도 했다.
한 달 전 트럼프와 김정은이 판문점에서 만나 몇 주내로 열기로 합의한, 북미간 비핵화 실무회담이 열리지 않고 있는 가운데, 단거리 탄도미사일과 신형 방사포를 발사한 것이다. 한편, 북한은 미국에 대해서 한 마디도 하지 않았다. 그래서 한국에 대한 압박을 통해서 미국에 영향을 미치려 한다 또는 실무협상의 우위를 점유하려 한다는 해석이 나왔다.
트럼프는 북한이 발사한 단거리 미사일은 작은 것들이며, 표준 미사일로 어느 나라도 하고 있는 것이라 우려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여러 번 밝혔다. 김정은은 핵실험과 중장거리 미사일 발사 중지를 약속했지만, 단거리 미사일 실험발사에 대한 약속은 없었다는 것이다. 때문에 북한이 약속을 어기고 트럼프의 신의를 저버린 것이 없다는 논리다.
최근 북한의 도발을 용인하는 듯 한 트럼프의 발언들은 김정은이 핵과 장거리 미사일 실험만 안하면, 이미 개발한 핵무기와 미사일 생산을 계속하면서, 마음 놓고 전술용 신형무기를 개발케 한다는 우려를 낳기도 한다.
트럼프와 김정은은 다 같이 협상의 끈을 놓지 않으려 한다. 김정은의 최근 도발에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다: (1) 북한은 한국의 F-35 스텔스 전투기 도입과 한미연합 억제력 향샹 및 유지에 겁을 먹는다. (2) 김정은은 북한의 인민들에게 국방통수권자의 역할을 과시해야 한다. (3) 미국과의 비핵화협상은 북한의 체제안전과 단계적 진전에 따른 상응한 보상이 있을 때만 가능하다고 본다. (4) 따라서 북한은 급할 것이 없다. 트럼프의 재선가능성과 새로운 정권 등장에 대비하고 있다. (5) 한국은 자국의도에 관계없이 미국정책으로부터 자립할 수 없다고 본다. (6) 미국과 문제를 해결하면, 남북문제는 저절로 해결된다는 것이 북한의 오래된 생각이다.
한반도의 새로운 위기 해소를 위해서 이런 생각을 해 본다. (1) 비핵화와 평화정착 과정은 병행되어야 한다. (2) 남북간의 기존 군사협력합의를 보완하여, 긴장완화를 가속화 하면서, 위험한 군비경쟁을 지양해야 한다. (3) 남북은 현재 서로를 초토화시키고도 남는 무력을 보유하고 있다. 군비경쟁 통제단계는 군사활동의 투명성과 신뢰구축을 필요로 한다. (4) 8월 한미훈련계획의 방어적 성격을 강조하고, 북한의 훈련 참관을 장려한다. (5) 군대는 존재하는 한 훈련이 필요하다. 단 현재와 같은 방어훈련의 수정과 중단은 비핵화와 평화정착의 진전을 전제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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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현 북한대학원대학교 초빙교수, 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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