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릴랜드 노인아파트 신청·입주 실태
▶ 일부 아파트 대기자 수백 명…평균 7-8년 기다려야 입주 가능
① ② 콜럼비아의 샬롬스퀘어 전경과 오웬브라운 아파트. ③ 케이톤스빌 소재 빌리지옥스 아파트. ④ 콜럼비아 롱우드아파트에 거주하는 한인과 중국인들이 함께 여가를 즐기고 있다.
임대료 싸고 한인타운 인접한 곳 인기…여러 곳 신청이 효과적
입주가 힘들어서 그렇지 일단 들어가기만 하면 임대료 싸고 편리한 생활이 보장돼 한인노인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저소득층 노인아파트. 수년 전부터 저소득층 노인아파트에 입주하는 것은 ‘하늘에서 별 따기’만큼이나 어렵다.
하워드를 비롯 볼티모어, 앤아룬델 카운티 등지의 노인아파트마다 대기자 명단에는 적게는 수십 명에서 많게는 수백 명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 대기자 명단에 들어도 평균 7~8년 이상 기다려야 입주가 가능하다. 이처럼 노인아파트의 입주가 힘들어진 것은 노인인구 증가를 아파트 공급이 따라주지 못해 정부 지원 아파트가 절대적으로 모자라기 때문이다. 노인아파트의 공급 부족 사태는 시간이 지날수록 악화되고 있다.
사회보장국(SSA) 자료에 따르면 전국에서 매일 1만명 이상이 시니어의 기준인 65세 문턱을 넘는다. 또 평균 기대수명이 80대를 넘어 90대로 들어서 100세 장수 시대의 막이 올랐다.
메릴랜드의 노인아파트 신청 및 입주 실태 등 전반적인 상황에 대해 알아봤다.
■입주 자격
정부가 임대료를 보조하는 저소득층 노인아파트마다 규정이 조금씩 다르지만, 대부분의 노인아파트는 만 60~62세 이상 시민권자 또는 영주권자에게 입주자격을 부여한다. 소득은 카운티 연 가구 중간소득의 80% 이하(1인 약 3만~4만2,000달러·2인 3만6,000~4만8,000달러)이면 입주가 가능하다.
하워드카운티노인국 민정 인글 한인담당관은 “아파트마다 입주 자격과 제한이 조금씩 다를 수 있으니 관심 있는 곳에 직접 방문해 꼼꼼히 살펴보는 것이 좋다”며 “자격은 되어도 노인아파트가 턱없이 부족한 상태라 우선은 대기자 명단에 올리고 기다려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관련 웹사이트(www.howardcountymd.gov/aging)에서 ‘Housing Option'으로 들어가 'Independent Living Facilities' 로 가면 자세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신청은 어떻게
노인아파트 입주 희망자는 해당 아파트 오피스로부터 입주신청서 양식을 받아 작성한 뒤, 아파트에서 요구하는 각종 서류(소셜 카드, 영주권 카드나 시민권 증서, 웰페어 증명서, 신분증 등)와 함께 제출해야 한다. 대기자 명단에 이름을 올린 후 아파트에서 6개월~1년마다 보내는 우편물을 꼼꼼히 체크해 아파트 측에 진행이 어떻게 되고 있는지 관심을 표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인노인의 아파트 입주 신청서류 작성을 돕고 있는 아리랑센터의 김기윤 디렉터는 “현재 대다수 노인 아파트의 문이 굳게 닫혀있는 것이 현실이지만, 직접 아파트마다 방문해 정보를 업데이트하면 입주를 앞당기는데 도움이 된다”며 “여러 아파트에 복수지원하고 기다리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7~8년 이상 대기…신청 안 받는 곳도 많아
“요즘 노인아파트에 입주하는 것이 낙타가 바늘구멍에 들어가는 것보다 어렵다고들 해요.”
저소득층 노인아파트 입주를 기다리는 한인노인들의 하소연이다. 저소득층 노인아파트와 일반 노인아파트의 경우 수요에 비해 공급이 턱없이 부족해 입주경쟁이 치열해진지 오래다.
김기윤 디렉터는 “신청 접수가 수년 전부터 중단된 아파트도 많고 간혹 신청을 받는 경우 하루나 반나절 만에 접수가 마감되기도 한다”며 “우선 저소득층 아파트 리스트를 알려드리고 있긴 하지만, 대기 기간이 7~8년까지 걸리는 만큼 사실상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고 전했다.
입주자의 98%가 한인인 볼티모어카운티 케이톤스빌 소재 빌리지오크 아파트는 사무실을 직접 방문하면 입주신청이 가능하다. 알리시아 스트릭랜드 어시스턴트 매니저는 “대기자 명단에서 올라가는 것이지만 입주신청을 받고 있다”며 “대기자 명단에 올린 후 1~3년 정도를 기다려야한다”고 말했다.
콜럼비아 소재 파크뷰 노인아파트의 셰런 머피 매니저는 “파크뷰 아파트는 현재 입주 대기자 신청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달리 한인이 다수 거주하고 있는 콜럼비아의 롱우드와 오웬브라운 아파트는 대기자가 너무 많아 현재 입주신청을 받지 않고 있다. 한 관계자는 “언제 자리가 날지 전혀 예측할 수 없다”며 “적체가 해소될 때까지 추가 신청을 받지 않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오웬브라운에 8년째 거주하고 있는 김원배·김신자 부부는 “PG카운티에서 살다가 하워드카운티에 신청하고 4년을 기다린 끝에 운 좋게 간신히 입주했다”며 “요즘은 입주자가 방을 비우고 떠나는 경우가 거의 없어 대기자 명단에 오른 후 적어도 7~8년을 기다려야 이사가 가능하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저렴한 임대료·외롭지 않아
노인아파트가 인기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저렴한 임대료이다. 대부분 노인 아파트가 62세 이상 노인 월수입의 30% 정도를 임대료로 책정, 수입에 따라 월 150~300달러(1인 기준)만 내면 거주할 수 있다.
이외에도 또래 노인과 더불어 사는 즐거움과 편리한 주거환경 및 편의시설을 갖추고 있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는 인기요인이다.
몇몇 노인아파트의 경우 한인 및 아시안 노인들이 전체 입주자의 30~40%에서 90%를 넘게 차지할 정도로 늘고 있어 편의를 위해 통역서비스를 제공하는가 하면, 다양한 프로그램과 무료 식사도 제공된다.
케이톤스빌의 빌리지옥스 아파트에 거주하며 통역서비스 자원봉사를 하는 제임스 김 씨는 “노인아파트에 거주하는 70~80대 한인 대부분이 월세로 150~300달러를 낸다”며 “주거 환경도 괜찮은 편이고 한인타운과 인접해 왕래가 편한 것이 한인 노인이 몰리는 더 큰 이유”라고 설명했다.
콜럼비아의 롱우드 아파트에 거주하는 김창근 전 메릴랜드노인연합회장과 최송명(77세) 씨는 “롱우드 아파트에는 약 70%가 한인으로, 또래 노인과 친구처럼 지내면서 외롭지 않아 좋다”며 “함께 시니어센터도 다니고 탁구도 치며 건강도 다지고 활발한 생활을 즐긴다”고 말했다.
■한인이 선호하는 노인 아파트
하워드카운티의 경우 콜럼비아의 롱우드, 오웬브라운, 샬롬스퀘어, 엘리콧시티의 히커리릿지 등 한인타운 인근 노인 아파트에 한인노인들이 밀집 거주하고 있다.
송수 하워드카운티한인시니어센터 회장은 “하워드카운티의 한인노인 인구가 2,050명 정도로 추정된다”며 롱우드에 80명, 샬롬스퀘어에 30명, 오웬브라운에 80명, 히커리릿지에 20명, 빌리지오크에 70여명이 거주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김기윤 디렉터는 “볼티모어카운티의 빌리지오크 아파트와 볼티모어 한국순교자천주교회의 우드론 아파트, 볼티모어시의 볼튼노스와 체이스 아파트, 앤아룬델카운티 온리의 앤드류 김 하우스, 칼리지파크의 애틱타워즈와 에머슨하우스 아파트 등에 한인노인이 다수 거주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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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희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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