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희 나라로 돌아가라”에서 “쥐들이 들끓는 난장판”에 이르기까지 두 주 넘게 비백인 민주당 의원들에게 인종차별 트윗을 쏟아내는 트럼프 대통령의 속셈이 무엇인지는 정확히 알 수 없다. ‘인종주의자’의 소신이 분노조절장애로 폭발한 것일까, 재선 승리를 위한 선거 전략일까.
“나는 세상에서 가장 덜 인종주의적인 사람”이라고 본인은 주장하지만, 개인적 친분이 없는 그를 공적 기록으로 판단하는 보통사람들에게 그는 인종주의자다. 트럼프를 인종주의자라고 답한 미국인은 51%, 30일 발표된 퀴니피액 대학 여론조사 결과다.
정치 입문 이후 그는 줄곧 이 사실을 입증해왔다. 오바마 대통령이 미국 태생이 아니라는 의혹을 끊임없이 제기했고, 멕시코 이민들을 ‘강간범’으로 모욕하면서 2016년 대선 출마를 시작했으며, ‘무슬림 미 입국 전면중단’ 촉구로 반이민 인종분열을 캠페인의 주제로 내세웠다.
‘이민의 나라’ 미국의 대통령이 된 후에도 흑인·라티노 이민 출신국들을 ‘똥통 국가’로 비하해 물의를 일으켰고 무자비한 반이민 정책을 강행하다가 이제 유색인 여성하원의원 4명을 향해 “너희 나라로 돌아가라”고 조롱하고, 흑인 중진의원 일라이자 커밍스의 지역구 볼티모어를 “쥐들이 들끓는 난장판, 어떤 인간도 살기 원치 않을 곳”으로 모욕하는 데까지 이른 것이다.
그의 인종주의를 감안한다 해도 요즘 대통령의 막말은 충격적이라고 지적한 애틀랜틱은 ‘미국시민 대 이민자’의 인종갈등을 조장해오던 트럼프의 트윗이 이번엔 ‘미국시민 대 미국시민’의 대립을 부추기는 것으로 한 발 더 나갔다고 분석했다.
즉흥적 광기가 아니라면 설명하기도 납득하기도 힘들어서일까, 그의 인종공격 트윗 난사는 (치밀한 작전이든, 어설픈 전술이든) 2020년 재선 전략이라는 분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트럼프 측근들은 인종공격이 2020년 핵심전략이며 앞으로 계속될 것이라고 시사한다. 악시오스가 정리한 어림 계산은 이렇다 : 지난 대선에서 힐러리 클린턴보다 백인표를 20% 포인트나 더 얻었던 트럼프는 이번엔 더 올릴 계획이다. 특히 노년 백인 복음주의자들과 인종분노지수 높은 유권자들을 집중 겨냥한다. 막말이 강해질수록 지지 열기가 뜨거워지는 표밭이다. 2016년 대선에서 자신에게 투표한 히스패닉의 29%, 아시안의 27%를 고려해, 백인표에 일부 이민자표를 합하면 이번 역시 ‘신승’은 거둘 수 있다는 계산이다.
당시 흑인의 트럼프 투표율은 8%에 불과했다. 흑인표 ‘이탈 걱정’은 할 필요가 없으니 인종공세 강화로 지지층을 확대한다는 전술을 망설일 까닭도 없다.
2020년 트럼프의 인종공격은 2016년과는 달라진 새로운 버전이라고 뉴욕 시티 유니버시티의 피터 바이너트 교수는 설명한다. 지난 대선 당시엔 이슬람 극단그룹의 테러와 흑인 총격범의 백인경관들 무차별 보복살해 등 ‘발생사건’들이 인종공포 조장의 소재가 되어주었지만 유색인종을 ‘위협’과 연계시킬 ‘사건’이 없는 요즘엔 그 자신이 소재를 ‘제조’해내고 있다는 것이다. 보수가 혐오하는 급진파 여성의원 4인방을 ‘민주당의 얼굴’로 만들려는 작전이 그중 하나다.
어쨌든 인종논쟁이 내년 대선의 핫이슈로 떠오르고 트럼프의 인종 트윗이 더 심해지면 “공격할까? 무시할까?” 사이에서 엉거주춤해온 민주당 주류의 대응 고심은 더욱 깊어질 것이다. 민권변호사이며 정치운동가인 스티브 필립스는 뉴욕타임스 기고를 통해 “민주당이 트럼프의 인종주의에 대항해 출마하면 승리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는 압도적 민주당 지지 표밭인 유색인종의 급증세가 뚜렷한 인구변화를 근거로, 인종주의 반대가 도덕적 선택을 넘어 성공적 승리 전략이 될 수 있다고 강조한다. 미국인구는 매일 8,000명씩 증가하는데 그중 90%가 유색인종이며, 2016년 선거이후 18세를 넘은 유색인종 틴에이저는 700만명에 이른다. 이 같은 비백인 인구증가에 지난 50년 매 선거에서 최소 34%, 평균 40% 가까운 민주당 투표율을 견지해온 백인표를 합하면, (인종차별 반대투쟁으로) 유색인종 투표참여가 늘어날 경우, 숫자적 현실이 민주당 승리를 뒷받침해 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코넬대 연구팀도 “대통령 인종공격의 역풍이 그의 핵심지지층에서 거두는 선거 이득을 상쇄시킬 것”이라고 지적한다. 인종주의에 대한 반발로 민주당 투표율이 오르고 무소속 유권자 과반수가 흑인과 이민자들에게 호의적 태도를 보이며 트럼프의 인종주의 어필에 반대할 것이라는 이들의 데이터 분석결과는 인종주의가 이번엔 확실한 승리 전략이 아니라는 것을 뜻한다.
최근의 트럼프 트윗은 앞으로 쏟아져 나올 인종공격의 맛보기에 불과하다는 경고는 이미 나왔다. 민주당이야 당연히 강력한 반대로 맞서겠지만 이젠 공화당도 침묵을 깨고 저지에 나서야 할 때다. 미국은 다양한 인종, 다양한 문화의 사회로 변하고 있다. 기본가치를 저버린 트럼프 시대가 끝난 후 공화당은 어떻게 회복하려는 것일까. “그가 인종주의자이긴 해도…” “말은 인종차별적으로 들리지만…” 등의 궁색한 변명은 이제 설자리가 없다.
트럼프의 인종주의 일상에 길들여진 감각마비 시대에 살고 있다 해도 더 이상 방관할 일이 아니다. 우리와 우리 아이들도 인종공격 트윗의 사정거리 안에 들어 있다. 난 흑인이 아니니까, 히스패닉이 아니니까…상관없다는 착각을 경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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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록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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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총 7건의 의견이 있습니다.
그러니까 비난받지 않기위해서라도 코리안들이 잘해야 한다. 온갖 편법 불법을 당연하다는듯이 자행하면서 그래도 일등국민 대우는 받고 싶고?
트럼프가 지금 비난하는 것은 나라의 근간을 흔드는 자들이다. 선량한 소수민족을 비난한다면 그건 그때가서 반대하면 된다. 일어나지도 않은 일을 예단해서 비난하고 싶지는 않다.
트럼프가 이토록 저질스럽게 나오는데도, 그를 지지하는 한인들이 있ㄴ.ㄴ데 충직한 백인층은 오죽할까요, 그 의 이런 막말과 격 떨어지는 행동에 더 열광하는 지지층을 어찌할까,, 밑에분 말처럼 트럼프가 재선에 성공할껏 같은 불길한 예감에 찹찹합니다
생각하기 나름이다,이 일을두고 그를 인종차별주의자로 단정할일이 아니다. 처음부터 지금까지,트럼프를 별 이유도없이 미워하는 인간들이 많다,그러지 마라.
Racialist를 그냥 인종주의자라고 번역하니까 너무 부드럽네요, 인종차별주의자라고 쓰는것이 옳은 것같읍니다. 우리 한인 교포들 트럼프지지많이들 하시는데 그사람의 마음속에는 한국인도 한국으로 돌아가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잘알아야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