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맹국 미국의 역대 대통령들의 정치행보는 늘 우리 한국인들의 관심사 한 가운데를 차지한다. 특히 북핵문제 해결이 진행되는 동안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는 종잡을 수 없는 경우가 너무 많아 갖가지 궁금증과 화제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그는 취임 초 반이민 정책을 추진하며 멕시코 국경에 길고 긴 장벽 건설을 선언하고 멕시코 정부에 비용부담을 요구했다. 러시아 정보통 내통설, 창녀 관계 입막음용 14만 달러 지불을 그의 전 변호사가 공개, CIA와 FBI 국장들과의 불화, 전격 교체 등등 기행에 가까운 처신으로 언론들의 집중포화를 맞았다.
트럼프 임기가 일 년도 채 안 돼 ‘전 미국 정신과 의사협회’에서 ‘그의 정신건강이 직무를 정상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적합한 정신상태를 지니고 있는가’라는 세미나를 개최한 적도 있다. 다행으로 가능하다는 결과가 나왔다는 보도가 있기는 했다.
트럼프는 최근 이란의 농축우라늄 과대 생산 건으로 강력한 보복공격을 할 듯한 기세를 보이다 직전에 갑자기 취소해 버렸다. 그 이후 주요 언론들과 우방들로부터 ‘종이 호랑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중이다.
그는 1987년 41세 때 뉴욕 타임스, 워싱턴 포스트, 월 스트리트 저널 등 3대 일간지에 전면광고를 싣고 역대 미국정부의 외교정책이 근본적으로 바뀌어야 한다며 통렬히 비판한 기록이 있다. 그는 이미 이 시점부터 역대 미국정부의 외교정책에 대해 매우 비판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었던 것 같다.
핵문제를 둘러싼 북미 관계의 진행 상황에서도 그의 몇 가지 면모를 볼 수 있다. 그는 먼저 김정은의 핵 공갈에 맞서 당장이라도 북한을 멸망시킬 것처럼 맞불을 놓았다. 우리 모두가 기억하다시피 트럼프는 김정은의 자택을 직접 타격하기 위해 3천여 명의 특수병력을 직접 투입하겠다는 ‘코피 작전(Bloody Nose)’ 등을 발표하고 실제 그는 일본 오끼니와에 주둔하고 있던 핵 항모 두 척을 한반도로 출동케 하고 최신예 F-35A를 휴전선 상공에 아슬아슬하게 위협 비행하며 주한 미군의 가족들 철수준비를 시키는 등 전쟁 일보 전의 분위기를 연출했었다.
대 북한 초강경 모험 직전까지 가면서도 한편으로 북한이 절대 먼저 공격을 해오지는 않을 것이라는 계산을 했을 가능성이 크다. 그는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함께 초강경파로 알려진 존 볼턴을 보좌관으로 발탁하면서 첫 당부가 “절대 미국을 전쟁으로 끌어 들이지 말라”는 당부였다고 전해진다.
그 결과 김정은이 김일성, 김정일의 배지를 떼고 싱가폴 정상회담에 나오게 만들었다. 말하자면 트럼프는 승부사적 기질에 손익계산에 매우 민첩한 인물인 것 같다. 그가 대통령에 출마한다고 선언하자 세계는 모두 비웃었다. 거의 모든 언론들도 그의 선거공약을 격렬히 비난하고 폄하했다. 모든 여론조사 기관들도 그의 낙선을 예측했다.
그런데 그는 ‘위대한 아메리카’라는 공약을 내걸고 토박이 백인들의 자존심과 불안을 선동하여 강력한 경쟁자 힐러리 클린턴을 꺾고 승리하였다. ‘위대한 아메리카’라는 슬로건 ‘백인들의 자존심 선동’이라는 최소한의 투자로 승리라는 커다란 이익을 챙긴 트럼프가 보란 듯이 자신을 비웃던 정적들과 언론들의 코를 납작하게 만든 셈이 되었다.
지금 트럼프가 무슨 진지한 애착이나 자비심으로 한반도를 통일시키려고 부심하고 있는 것으로 보는 주장이 있을까. 그렇다면 매우 순진한 견해인 것 같다. 트럼프는 이미 중국과의 무역전쟁을 일으켜 관세공격을 취하고 해외로 빠져나간 미국 자본들을 속속들이 불러들이고 있다. 미국경제가 안정되고 취업률이 매우 호전되고 있다. 그는 대학시절 군사학교를 다닌 적도 있었지만 경제인 출신이다. 동시에 그 자신이 거액의 탈세혐의도 받고 있다. 한반도 문제도 트럼프의 머리에선 손익 계산대 위에 놓여 있는지도 모른다.
한국은 세계에서 사우디아라비아 다음으로 미국의 군사무기를 많이 수입해 가는 나라다. 한반도에 평화가 오면 한국에 무기를 사 가라는 명분이 없어진다. 행여 북한이 자유화되어 교역이 시작되고 미국의 대기업들이 북한에 진출할 경우 한국에 무기 판매 수익과 득실관계가 어떻게 될지 복잡한 고려사항이 내재돼 있을 것이다. 최근 미 국무성에서 공식적으로 부인하기는 했지만 핵동결론도 미국 측의 경제적 측면을 참작하여 나온 주장일 것이다. 그래서 나온 것이 동결론이다. 골치 아프게 다투지 말고 적당히 북한을 서구화 시켜가며 분단 상태로 그대로 놔두는 것이 미국이 이익으로 판단할 것이라는 주장에서 핵동결론이 나온 것 같다.
트럼프는 지난 6월 30일 판문점에서 김정은과의 깜짝 만남을 굉장한 치적으로 자랑하고 있다. 정치 흥행쇼, 공동성명 발표 한 장 없는 이런 삼류 이벤트를 왜 이렇게 과대포장, 생색내고 있는 건가. 트럼프는 염불보다 잿밥을 더 염두에 두고 있다.
북한과의 관계보다 다가올 재선이 그에게는 더욱 절실한 입장이다. 예컨대 북핵 문제 협의에서 진짜 속살을 대선 일정에 맞춰 빼 먹자는 것이다. 지금 트럼프가 중점적으로 몰두하고 있는 과제는 재선 여부다. 북미관계 협의에서 시간을 끄는 것도 서두르는 것도 모두 대선 일정에 맞추려는 것이며 북한도 이미 그의 속셈을 잘 간파하고 있는 듯 보인다. 다만 트럼프의 성향으로 볼 때 북한이 핵무기를 놓고 눈치 없이 말썽을 부리거나 재선에 재를 뿌리는 대응으로 나올 경우 미국이 돌변해 엄청난 보복을 가할 가능성도 있다는 예측을 할 수도 있을 것 같다.
트럼프는 단호하고, 황당하고, 교활하고, 영리하며 경제관념이 체질화된 복합적인 성격의 소유자로 보인다. (571)326-6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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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용 자유광장 회장 페어팩스, 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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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는 단순하고 황당하며 교활하면서 사악하고 사기관념이 몸에 밴 이중적인 성격의 사람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