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사카 G20 정상회의에 전세계 주요 언론들이 모여든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의 미·북 정상의 판문점 회동이 깜짝 이루어졌다.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가 중대한 변곡점을 맞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판문점으로 가 북한 김정은과 3자 회동을 가졌다. 두 정상의 역사적 판문점 회동이 북한의 실질적 비핵화를 향한 큰 물꼬를 트기 위함이다. 미국 대통령의 비무장지대(DMZ) 방문은 처음 있는 일은 아니나, 트럼프 대통령의 방문은 상징적 의미가 그 어느 때보다 컷다. 게다가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간 만남은 5분 내외의 상징적 만남의 ‘회동’ 형식으로 예상했으나 1시 간 가까이 53분간 이어져 3차 회담 형식이 됐다고 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을 백악관으로 초청하는 등 미·북간 대화 트랙으로 돌아온 건 다행이다.
그러나 한반도 평화의 핵심인 북한의 비핵화가 이뤄지지 않는 한 아무리 현란한 평화 이벤트를 연출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나 싶다. 그럴수록 한·미 간 비핵화와 제재 해제의 선후관계를 둘러싼 엇박자를 경계하고. 빈틈없는 한·미 동맹의 기반 위에서 확고한 한반도 평화라는 결실을 맺을 수 있음을 유념해야 한다.
북 비핵화 협상에서 항상 잊지 말아야 할 것은 궁극적 목적은 항구적이고 완전한 비핵화라는 점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점에서는 사정이 좀 더 복잡하다. 미국 정치는 2020년 대선을 향한 본격적인 경쟁구도에 진입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자기 지지층의 유실을 최대한 방어하면서 충성도를 끌어 올리는 것이다.
현재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층이 가장 관심을 갖는 주제는 중국과의 무역 협상과 이민자 문제이다. 냉정히 말해 북핵 문제는 미국 정치의 ‘메이저 이슈’로 보기 어렵다. 트럼프 대통령이 비무장지대를 통해 국경 장 벽을 언급한 것에서도 이런 현실이 드러난다. 그럼에도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과의 만남을 추진한 이유는 무엇일까?
이를 이해하려면 G20 회의에서 미국과 중국이 무역 문제와 관련한 임시 휴전에 합의한 사실을 함께 볼 필요가 있다. 미중무역전쟁은 트럼프 대통령 지지층들의 환호를 불러 일으켰지만 동시에 무역마찰 그 자체로 인한 경제적 고통을 가중시켰다.
그런데 중국은 G20회의 기간 중 미중정상회담 직전 외국자본 진입 및 수입 확대, 관세 인하 등의 대외개방조치를 발표했고 미국산 대두 54만4천톤 수입을 결정했다. 전자는 자유무역의 원리를 확고히 지지한다는 명분을 확보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후자의 경우는 트럼프 대통령 주요 지지층의 한 축이 농민이라는 사실을 겨냥한 걸로 해석된다. 즉, 트럼프 대통령에게 실리를 안긴 것이다.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 보면 중국의 조치가 실리적으로 도움이 되는 것은 분명하지만 중국과 화해하는 모양새 자체가 크게 이슈가 되는 것은 부담이다. 중국이 특허권 침해 및 기술이전 등에 대한 제도적 변화를 거부하고 있는 상황에서 추가 관세 부과 방침을 철회하는 것은 지지층에 중국에 대한 공세의 약화로 받아들여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바로 이런 조건에서 언론의 관심을 한반도 비무장지대로 옮긴 것이다. 김정은은 북한체제 안전보장이 선 조건이고,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대선에서 유리한 조건 활용을 위한 ‘면담 카드’가 최적임을 상호 인식하고 있는 입장에서 만에 하나 계산법이 빗나간 경우에도 대비해야 한다.
자유의 집에서 북미 정상 간 회동이 그간의 갈등을 봉합하고 한반도 평화를 정착시키는 획기적 계기가 되기를 희망해 본다. 트럼프 대통령의 판문점 상봉 제안을 김정은이 받아들임으로써 다시 북미관계 발전의 모멘텀을 마련 하게 된 것이다. 우리 모두의 바람은 트럼프 대통령이 단순히 재선에 몰입하며 북한에 끌려다니지 않기를 바란다.
북한의 완전한 핵 폐기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굳건한 한·미 공조도 중요하다. 한·미 양국은 ‘하노이 노딜’ 이후 북한 비핵화 협상의 방식과 속도를 놓고 빚어졌던 불협화음이 또 나오게 해선 안된다.
이런 엇박자 행보로는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이끌어내기 어렵다. 한국은 북한 비핵화를 이뤄 내기 위해 한·미 동맹을 더욱 공고히 다지면서 북한이 결단을 내리도록 설득하고 압박하는데 주력해야 할 것이며, 두 정상의 이번 만남은 한반도 평화와 북한 경제 발전을 이룰 중요한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본다.
핵무기 제조를 즉각 중단하고 핵 무기 폐기와 핵시설 파괴를 실행하여, 국제 사회의 제재를 풀고, 인권과 인민경제 발전을 위한 지도자가 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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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흥주 한미자유연맹 상임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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