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센서스에 ‘미국 시민’이냐고 묻는 질문은 포함되지 않을 것이다. 신분위협 불안을 덜게 된 이민자들의 참여가 활발해질 수 있다. 한편 특정 정당에 유리하게 선거구를 기괴한 모양으로 바꾸는 게리맨더링은 계속될 것이다. 다수당의 현직 의원들이 유권자를 입맛대로 고르는 정치 관행이 더욱 악화될 수 있다는 뜻이다.
지난 주 연방대법원의 이번 회기 마지막 두 주요 판결의 결과다. 하나는 진보의 승리, 다른 하나는 보수의 승리, 둘 다 5대4 결정으로 존 로버츠 대법원장의 표가 승패를 갈랐다. 대법관들의 양분된 이념이 팽팽하게 맞섰던 두 케이스의 판결문도 그가 작성했다.
지난여름 ‘스윙 보트’ 앤서니 케네디 대법관의 은퇴와 강경보수 브렛 캐버노 신임 대법관의 입성 후 예상되었던 대법원의 ‘확실한 보수 정착’은 미뤄진 채 로버츠가 ‘새로운 스윙 보트’로 부상한 것이다.
대법원장이 2005년 취임이후 14년 만에 주도권을 잡고 확실하게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게 되었다고 뉴욕타임스는 지적한다. 지금까진 “이름만 로버츠 대법원이었을 뿐 실제론 케네디 대법원이었지만 이젠, 진짜 존 로버츠 대법원”이라고 시카고법대 대니얼 헤멜 교수도 동의한다.
지난 27일 금년회기 마지막 법정에서 대법원은 당파적 게리맨더링 소송 자체를 아예 차단시키는 판결로 진보개혁가들의 희망에 찬물을 끼얹었다. 로버츠는 “어느 정도의 당파성이 지나친가를 법원이 결정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면서 선거구 획정은 정치적 문제로 사법부가 개입할 사안이 아니라고 못 박았다.
공화당과 보수진영에 엄청난 승리를 안겨준 같은 날 로버츠는 또 하나의 판결문을 낭독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센서스 시민권 질문 추가를 불허하는 내용이었다. 진보파 대법관들에 합류한 그는 행정부가 질문 추가의 유일한 이유로 제시한 “투표권법 시행을 돕기 위해”라는 주장은 기본적으로 거짓이라고 질책했다. 진보에겐 기대조차 못했던 승리였고 트럼프 행정부에겐 ‘최대의 법적 패배’라는 충격이었다.
지난 10월 미 전국을 뒤흔든 양극화 인준폭풍에서 생존한 캐버노에 집중된 조명으로 시작되었던 금년회기는 새 스윙 보트 로버츠에 관심이 쏠리면서 마무리되었다. 대법원의 현재 구성이 바뀌지 않는 한 관심도 계속될 것이라고 전제한 블룸버그뉴스는 그러나 “모든 스윙 보트가 똑같지는 않다”고 설명한다.
로버츠는 다른 종류의 스윙 보트라는 지적이다. 로버츠와 케네디만 다른 게 아니라 그들보다 앞선 샌드라 데이 오코너 대법관까지 모두가 제각기 다른 스윙 보트였다.
2005년 은퇴할 때까지 거의 25년간 대법원 이념의 균형추였던 오코너의 기준은 실용주의였다. 보통 미국인의 생각에 대한 직관에 능했던 그의 판결은 다수 여론의 공감을 얻어냈다. 그러나 “낙태권이 위협 당해선 안 되지만 약간의 제한은 필요하다”는 시각으로 대변되는 오코너의 실용적 타협은 양측 이념주의자들의 반발을 불러왔다.
케네디는 그가 가장 아끼는 ‘품위’라는 단어가 상징하는 추상적 원칙을 중요시했다. 그의 스윙 보트는 동성애자든, 테러용의자든 스스로 존엄성을 지키려는 사람들의 품위 보호라는 원칙을 근거로 했다.
로버츠는 실용적 타협주의자도, 추상적 가치 주창자도 아니라고 블룸버그는 지적한다. 그는 행정부나 입법부 영역에 개입을 자제하려는 사법소극주의 독트린을 신봉한다. 사법부는 당파정치에 휘말리지 말아야 한다고 거듭 경고해왔다. 이번 센서스 판결에서도 시민권 질문 추가 자체의 잘못을 지적한 게 아니다. 정직하고 타당한 ‘이유’를 들고 오라는 것이다.
로버츠는 법조계의 정통 보수주류다. 총기소유권, 선거자금, 투표권법 등 대표적 이념 판결에서 확실하게 보수의 편에 섰다. 그러나 한편 양극화 정치에 편승하지 않는 독립적 대법원의 정당성 수호는 그가 끊임없이 강조해온 신념이다. 로버츠의 이런 ‘상반된 충동’이 2012년 보수진영이 필사적으로 반대해온 오바마케어를 살려냈고, 이번 센서스 판결도 이끌어낸 셈이다.
분노한 보수진영에서 ‘배신자’로 비난받는 로버츠는 진보진영에도 ‘못미더운’ 스윙 보트다. 1년 전 트럼프의 무슬림 입국금지령을 종교차별 아닌 국가안보에 대한 대통령의 정당한 권한으로 인정한 합헌 판결을 생각하면 더욱 그렇다.
대법원이 얼마나 빨리 어느 정도까지 보수화될 것인지는 확실치 않다. 대법원의 우향우 행진은 진보진영의 두려움이나 낙태반대자들의 기대보다 느리게 움직였다고 LA타임스는 분석한다. 또 금년 회기는 마지막 두 판결을 제외하곤 큰 논란 이슈 없이 비교적 조용했다.
다음 회기는 다르다. 다카폐지에서 총기권리, 동성애자 고용차별, 오바마케어, 아마도 낙태까지 온갖 논란이슈들이 줄지어 기다리고 있다. 사법부의 정치 개입을 피하려는 로버츠의 ‘스윙 보트’는 내년 6월말 다시 뜨겁게 달아오를 법정에서 어떤 이변들을 연출해낼 것인지…대선 캠페인의 한복판에서 정치 폭풍 속에 던져진 대법원이 눈에 보이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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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록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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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인류역사를 보면 새롭고 혁신적인 아이디어나 트렌드가 뜨고 대중의 호응을 받아 변화를 시도하면 거기에 항상 반대하고 현 시스템을 보존하려는 그룹들이 꼭 있었죠. 하지만 결국에 가서는 그 변화는 대부분 이루어지고 맙니다. 태양을 중심으로 온 우주가 돈다는 설이 기독교 교회의 온갖 방훼공작에도 불구하고 결국 바뀌었고 지구가 네모다는설도 바뀌었고 노예제도도 폐지됐고 여성평등권 그리고 소수민족 보호법등이 많은 보수들의 억압에도 불구하고 이루어졌죠. 근데도 새로운 변화에 대한 보수들의 억압은 여전합니다. 왜 그럴까요?
대통령 트럼프를 포기한건 선거때 하든 행동을보며 이미 포기한게 오래고 국회의원도 이미 포기했고, 나머지 정말 온 국민을위한 결정해줄걸 조금은 희망이 보이는 대법원 제발 아직도 살 날 많은 내가 아이들이 그리고 지구촌 여기저기서 더 나은 삶을 위해 아들딸 낳고 열심히 일해 자식들 공부시키고 사회의 일원으로 열심히 사는 모두에게 희망을 줄수있는 미국의 영원한 번영을위한 바른 결정을 기대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