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외없는 법은 없다는 말과 같이 특히 개인문제에 있어서는 해당되는 논조가 실제론 상반되거나 옳지 않을 수가 얼마든지 있을 수 있음을 말씀드리며 미리 양해를 구한다.
인간 개인이나 국가간, 아니 모든 관계에선 아마도 자립형과 의존형, 이 두 가지로 대별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자립형은 모험부담이 있으나 간섭을 싫어하고 진취성, 개혁성이 돋보인다. 또한 급진적인 속성을 지니지 않나 생각한다. 소위 말해 진보, 개혁이 특징이라 하겠다.
의존형은 비교적 양순하여 앞서기보다 남을 추종하는 습관이 있으며, 자연 변화를 두려워하고 현실에 안주하려는 경향이 있다. 다시 말해 큰 실수가 있을 수 없겠다. 큰 발전도 기대하기 어렵다. 아마도 전형적 보수가 여기에 속하지 않나 생각된다.
둘 모두 장단점이 있어 꼭 집어 우열을 논하기는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여기 국가 간의 문제를 단도직입적으로 생각해볼까한다. 근래 중국의 국가주석인 시진핑이 북한을 국빈 방문했다는 소식과 그 배경에 대해 수많은 전문가들이 의견을 내놓았다.
요체는 중국이 북미간 교착상태에 빠진 관계에 구원투수로서 거간꾼 역할을 하려하고 아울러 경제원조와 북중동맹의 재확인, 한반도 문제에 관한 한 중국이 일정지분이 있음을 대내외에 과시하고자 한다고 하는 것이다.
그리 빗나가는 평가는 아닌 줄로 생각되지만 필자는 이들과 근본적으로 의견을 달리한다. 중국이 북한을 도우려는 것보다는 옛날의 북한이 아닌 핵보유국으로서의 위상이 한껏 높아진 북한에게 오히려 손을 내밀어, 북한에게 청을 하여 한참 곤경에 빠지고 미국에게서 위협과 수모를 받고 있는 어려운 미중관계를 조금이나마 원활한 관계로 발전시키고자함이 주목적이 아닌가 생각된다.
그렇기에 북미간 최대현안인 북핵문제를 북한에게 눈치보며 애걸하다시피 하여 미국의 구미에 조금이나마 부합되도록 함으로써 미중간 무역협상 등 난제해결을 도모하려는 것으로 사료된다. 그렇기에 G20 국제회의에서의 미중정상회담을 바로 목전에 두고 황급히 북한을 단기간 방문한 게 아닌가싶다.
또한 미국 대통령선거가 내년으로 다가옴에 따라 미국 내에선 경제문제 외에 대외문제, 특히 북핵문제의 외교적 해결이 무엇보다 중요함을 간과한 북중 관계자들이, 특히 중국측이 북한에 통사정하여 어떻게 해서든 미국 대통령의 환심을 얻으려는 것이 아닌지?
여의치 않을 땐, 사태를 악화시켜 대선에 영향과 함께 미 대통령 재선에 재를 뿌릴 수도 있음을 암시하려함도 숨어있는 계략 중 하나일 것이다. 이러하니 중국이 북한 도움 운운은 주객이 전도 되도 한참 전도되었음을 알게 된다. 오히려 칼자루는 북한이 쥐고 있다. 그 이유는 대단히 간단명료하다.
바로 시비거리인 ‘북핵’ 때문이다. 핵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면, 이제껏 해왔듯이 미국이 거의 이름도 없는 북한을 상대해 줄 리도 없었을 것이고 중국도 유사 이래 늘 그랬듯이 사람으로 치면 윗 사람이 아랫사람 다루듯, 북한을 자신들 마음대로 어르고 달래며 갖은 못된 짓을 했음을 예견할 수 있겠다.
개인문제를 짚어보자. 집안의 장남인 경우 대개 부모님(특히 부친)의 말씀에 순종하는, 좋게 말해 착한 큰아들, 혹평하면 무능력, 무의견, 즉 줏대 없는 인간으로 매도될 수도 있겠다.
여러 형제들 중 아래로 내려갈수록 기존질서에 반항하는, 나쁘게 말해 불량기가 있는 골치 아픈 막내로 낙인 찍히기도 하나, 좋게 말하면 진취적, 무궁무진한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으며, 대담하기도 하고, 무엇보다 새 질서를 좋아해 개혁적일 수가 있겠다.
한국 정치사의 어두운 면인 친일파, 독립운동파도 따지고 보면, 일제 외세 앞에 굴욕적으로 안주하여 보신, 영달하려는 의존형의 인간들이 바로 친일파일 것이다. 굶어죽는 한이 있더라도 스스로 자립하려는 분들이 독립투사들, 애국지사들이 아니었던가.
이 분들은 얼마나 험한 날씨의 만주벌판과 외국에서의 낭인생활을 했지만 그 누구보다 정신적으론 떳떳하고 풍요로운, 부끄럼 없는 삶을, 특히 후세들에게 존경받는 삶을 살아오시지 않았는가.
우리들은 역사를 보면서 어떠한 인간, 어떠한 국가가 되어야 하며 어떻게 개인행동을 해야 할 것인지, 어떠한 국가목표를 세워야 할 것인가를 배우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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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성길 의사 전 워싱턴서울대동창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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