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형 911, 스포츠 모드로 몰자, 가벼움·묵직함 조화된 주행 선사
▶ ‘500마력’ 레이스카 911 GT3, 폭발적 힘으로 짜릿한 질주 가능, SUV신형 카이엔은 승차감 편안
신형 포르쉐 911. [사진=포르쉐]
‘포르쉐 원드 로드쇼 2019’
포르쉐가 대단한 잔치를 준비했다. ‘포르쉐 월드 로드쇼 2019’인데 브랜드를 상징하는 911, 판매를 이끄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카이엔, 여기에 전동화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모델 등을 몽땅 서킷에서 타는 행사다. 이번 행사는 지난 2016년 한국에서 개최 후 3년 만에 열렸다. 최근 용인 스피드웨이에서 열린 이 행사에 직접 참가해 포르쉐를 다 타봤다. 행사는 2도어 스포츠카 5대 서킷 주행, 슬라럼과 제로백 및 브레이킹, 4도어 라인(SUV·스포츠세단) 주행, PHEV 모델 경험 순으로 진행됐다.
포르쉐는 전 세계에서 스포츠카를 유일하게 대량 생산하는 자동차 회사다. 그냥 스포츠카도 아닌 알만한 슈퍼카의 성능을 넘어설 정도의 모델을 대량 생산하는 기술력이 있다. BMW의 M과 메르세데스-벤츠 AMG가 대량 생산하는 자사의 고급 차에 기반해 고성능 차를 만드는 것과는 결이 다른 회사가 포르쉐다.
제일 먼저 오른 차는 신형 911이다. 신형 911은 지난해 11월 미국 LA오토쇼에서 최초로 공개됐다. 911은 포르쉐의 상징과도 같은 스포츠카다. 1963년 포르쉐 356을 계승한 모델로 등장해 브랜드의 대표가 됐다. 1963년 등장할 때 이름이 911이었고 이후 964, 993, 996, 997에 이어 2011년 나온 모델이 다시 991로 코드명이 돌아왔다. 신형 911은 코드명이 992다.
후륜 모델부터 몰아봤다. 수평대향 6기통 엔진에 444마력을 뿜는다. 서킷 위에서 스포츠플러스 모드로 몰자 느낌이 꽤 묵직했다. 992는 앞바퀴에 20인치, 뒷바퀴에 21인치 휠을 장착했다. 911은 엔진이 뒤에 있는 후륜(RR) 방식이다. 뒤가 무겁기 마련인데 휠 사이즈를 높인 효과를 서킷에서 바로 알 수 있었다. 코너를 돌 때 가벼운 차체가 빠르게 들어가는데 무거우면서도 탄력적인 스티어링 감각에 이어 뒤가 묵직하게 밀어주며 쫓아온다.
낮은 수준의 서킷 주행을 진행했는데도 코너를 돌 때 손맛과 몰입감이 상당하다. 순간순간 전자장비가 개입해도 엄청난 스포츠 주행 성능을 느낄 수 있다. BMW M이나 메르세데스-벤츠 AMG 고성능 세단에서 느낄 수 없는 경쾌함과 묵직함이 조화된 주행감각을 전한다.
직접 두 바퀴, 동승자로 두 바퀴를 더 돌고 바로 신형 911의 4륜 모델 4S의 운전대를 잡았다. 잘 알려진 포르쉐의 스티어링 휠 감각을 준다. 가벼우면서도 민첩하고 정확하다. 4S의 4륜은 모든 것을 스스로 한다. 스티어링 휠을 움직임만큼 빠르게 반응하고 무엇보다 코너링이 너무나 쉽다. 이 차를 타면 코너링을 감내할만한 속도에서 차를 아무렇게나 내던져도 주행을 완수한다. 특히 코너 진입과 탈출 때의 안정감은 호불호가 확실히 갈릴 듯했다.
개인적으로는 민첩하면서도 정확한 이 차는 운전 실력이 높지 않으면 운전자가 할 일이 별로 없다는 생각이다. 포르쉐는 역시 후륜 모델 카레라S에 더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뒤에서 밀어붙이는 힘을 두터운 핸들링 감각을 통해 앞을 조향할 때 짜릿한 몰입감을 느낄 수 있다.
서킷 위에서 발군은 포르쉐의 레이싱카 생산 라인에서 만든 911 GT3였다. 4ℓ 자연흡기 엔진으로 500마력을 내고 엔진회전수(RPM)를 9,000까지 쓴다. 무게는 1,430㎏에 불과하다. 레이스를 목적으로 만들어서 신형 911(1,515㎏)보다 가볍다. 서킷 위에 오르면 포르쉐가 디자인뿐 아니라 도로에서 왜 ‘뛰어오르는 개구리’로 불리는지 알 수 있다. 스티어링 휠이 굉장히 탄력적이다. 가벼운 차체와 탄탄한 스티어링 휠 감각, 폭발적인 힘으로 서킷 위에서 긴장감 넘치는 주행이 가능하다. 코너 진입 때부터 체감이 다르다. 스티어링 휠로 차 전체의 움직임과 네 바퀴가 땅에서 어디로 흐르는지 느껴진다. 그러면서 공격적으로 진입하고 빠르게 탈출한다. 예리하다.
포르쉐의 엔트리 스포츠카 라인인 718 박스터 GTS와 가장 많이 팔리는 SUV 라인 카이엔, 마칸 신형도 경험해봤다. 718 박스터는 911에 비해서는 가볍지만 균형감이 있다. 서킷에서 911의 감성을 따라올 순 없지만 세워진 라바콘을 S자로 이리저리 피하는 슬라럼 주행에서는 실력을 발휘했다.
911과 달리 엔진이 가운데 있는 후륜(MR) 방식이라 팽이가 돌듯 잘 움직인다. 신형 카이엔은 편하다. 카이엔 터보는 묵직한 핸들링에 승차감이 편안하고 기본 카이엔은 스티어링 휠 조작이 가볍고 쉽다. 신형 마칸S는 카이엔에 비해 소음과 진동이 많이 느껴지는데 오히려 스포츠주행 때는 노면 정보와 접지가 잘 느껴져 운전이 더 재미있다. 포르쉐의 4도어 라인에서 가장 운전이 재미있는 모델은 대형 스포츠세단 파나메라였다. 파나메라는 911의 감성을 담았다.
‘포르쉐=911’이다. 그중에서도 후륜 기본 모델인 카레라S에서 포르쉐의 진수를 알 수 있다. 4륜을 단 911 4S는 너무 안정적이고 레이스 카로 제작된 911 GT3는 너무 뛰어나서 부담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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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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