꽤나 길게 느껴진다. 6월이. 달력은 2019년 7월1일을 가리킨다. 그런데 계속 6월 같다. 6월 31일이라고 할까. 6.6, 6.10, 그리고 6.25. 이 날들이 주는 무언의 메시지. 그 엄청난 무게감 때문인가.
그 사이, 사이 서울 발로 전해져온 소식들이 그렇다. 현충일, 6.10 민주항쟁, 6.25동란. 그 날들이 지닌 의미를 희화(戱畵)화 하고 있는 것 같다.
대한민국의 대통령이란 사람이 6.25때 조국을 지키다가 산화한 호국영령을 기리는 현충일에 느닷없이 당시 김일성의 오른팔이던 김원봉을 찬양하고 나섰다. 그의 발언은 6.25 69주년의 날을 맞아 180도로 달라진다. 6.25를 북에 의한 남침으로 규정한 것.
말은 그러나 또 다시 뒤틀린다. 바로 뒤이어 김정은을 향한 변함없는 연가(戀歌)를 불러댄 것이다. 뭐라 그랬더라. 김정은은 아주 신실한 지도자이고 그의 비핵화의지를 믿는다고 했던가. 이와 동시에 아직도 현재진행형으로 이어지는 것은 삼척에 입항한 북한목선 괴담이다.
200만의 시민이 거리로 나섰다. 한(漢)지상주의 가면을 뒤집어 쓴 중국공산당 패권세력의 침탈로부터 자유민주주의의 가치를 수호하기 위해서. 장엄하기까지 한 이 ‘홍콩의 6월’은 ‘대한민국의 6월’을 더 초라하고 또 수치스럽게까지 만들었다.
“한국 외교의 존재감은 미미해 보인다. 참담하다고 할 만큼 추락했다.” “한국은 국제사회의 주요국가 반열에서 밀려나고 있다.” 2019년 G20(주요 20개국)정상회의가 열린 일본 오사카. 그 현장에서 들려온 소리다. 주요 다자정상회담 무대에서 겉도는 한국외교. 그 소식은 그렇지 않아도 답답한 6월을 더 암담하게 느껴지게 하고 있다.
“21세기 전반기 국제정치의 최대 화두는 미-중 갈등이다. 관련해 제기되는 가장 중요한 질문은 기존 패권세력 미국이 중국의 부상을 평화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지 여부다.” 하버드대학의 래리 서머스의 말이다.
현재 진행 중인 무역전쟁은 앞으로 전개될 세기적 갈등의 전초전에 지나지 않는다. 그 전선은 기술, 에너지, 군사, 그리고 이데올로기까지 전 방위로 확산되면서 전 세계의 지각 판을 흔들고 있다는 것이 안보전문가들의 하나같은 진단이다.
2019년 6월 끝자락에 열린 오사카 G20 정상회담은 그런 맥락에서 볼 때 말이 경제회담이지 사실에 있어서는 미국과 중국을 양축으로 한 진영 나누기 경쟁의 서전으로도 볼 수 있다.
이 상황에서 새삼 주목되고 있는 개념이 ‘인도-태평양(Indo-Pacific)’이다. 미국은 중국을 도전적 세력(revisionist power)으로 규정하고 중국압박을 공식화했다. 이와 함께 아시아-태평양(Asia-Pacific)과 인도양을 단일 구역으로 묶는 전략개념을 창출해냈다. 바다로 나가겠다는 중국을 막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표명하고 나선 것이다.
그러므로 미국입장에서 볼 때 오사카 G20 회담에서 중국과의 무역회담 못지않게 중요하게 다루어진 의제는 인도-태평양 전략구상이다. 이 구상에서 그런데 한국은 완전히 배제되고 만 것이다.
트럼프, 아베, 모디. 미국, 일본, 인도 세 나라 지도자는 G20 정상회의 첫 날 별도로 3자 회의를 갖고 인도-태평양 지역의 3각 공조를 다졌다. 미국과의 대립관계에 있는 중국이 북한, 러시아와의 연대를 급속히 강화하는 것을 염두에 둔 전략적 포석이다.
반면 미국이 전통적으로 동북아 전략을 논의하는 장으로 활용해온 한-미-일 3국 정상회의는 작년에 이어 이번에도 열리지 않았다. 퇴조하는 한-미-일 3자 회의를 ‘신(新)3자 회의’가 대체한 모양새다. 한때 미 동북아 전략의 ‘린치핀’(핵심축)으로 불리던 한국 외교는 실종되고 만 것이다.
미국이 고의적으로 한국을 ‘패싱’한 것이 아니다. 워싱턴은 수차례 인도-태평양전략구상에 한국이 참여할 것을 권유해왔다. 그러나 중국 눈치를 보면서 번번이 거부해왔다. 그 결과다.
그 뿐이 아니다. G20 주최국인 일본 아베총리와의 정상회담도 가지지 못했다. ‘8초간의 스쳐감’이 전부다. 시진핑과의 만남에서는 변명성 발언만 늘어놓다가 부담만 가중시켰다.
무엇이 이런 외교참사를 불러왔나. 친(親)중, 친(親)북 노선의 문재인 정부의 방향성이 우선 문제로 지적된다. 한미동맹을 축으로 정책의 방향성을 확실히 설정해야 하는데 ‘전략적 모호성’이니 어쩌니 하면서 스스로 외톨이를 만들었다는 거다.
‘그의 머릿속은 오직 북한, 그리고 김정은으로 가득 차 있다. 마치 자폐증세에라도 걸린 것 같이.’- 문재인 대통령을 두고 하는 이야기다. 그래서인지 시시각각 변하는 글로벌한 흐름은 읽지 못한다.
전 세계적인 최대 화두는 미-중 갈등이다. 남북문제도 이 프레임에서 보는 시각이 필요하다. 중국은 일대일로(一帶一路), 미국은 인도-태평양전략을 중심으로 새 판을 짜고 있다. 그런데 골몰히 북한만 바라보면서 ‘우리 민족끼리’ 함정에 갇혔다. 그 결과는 고립인 것이다.
거기에 하나 더. ‘모든 해외정책은 국내정치의 연장이다-. 여기서 또 다른 차원의 해석도 가능한 것은 아닐까.
왜 변함없이 -그러니까 북한 정권이 막 말을 해대며 망신을 주어도- 문 대통령은 김정은 찬가를 그치지 않는 것인가. ‘신(新)북풍’은 총선승리에 절대적이다. 김정은이 내년 총선을 앞두고 서울을 방문한다. 그러면 말 그대로 대박이다. 그러니 그런 수모정도는 꾹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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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세철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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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총 19건의 의견이 있습니다.
독립투쟁의 영웅 김원봉이 왜 월북할 수밖에 없었나? 일제 때 독립운동가 악랄하게 고문하던 노덕술에게 고문과 모욕을 당하고 극우들로부터 살해 위협을 당했기 때문이 아니었나. 그리고 외교참사 좋아하시네. 강대국 사이에서 어떦게든 국익을 확보하려고 애를 쓰는 현 정부의 외교 노력을 제대로 보지 못하면서 사사건건 욕을 하며 제 좁은 소견에 갖다 붙이나. 하기야 참새가 어찌 봉새의 뜻을 알랴.
다들 박정희때문에 한국이 이렇게 발전한 민주주의 국가가 됬다고하는데 그건 억지이죠. 만앾 박정희가 아직도 살아있으면 아마 죽을때까지 독재체제로 대통령하다고 그다음엔 박근혜나 박지만한테 물려주고 죽었을겁니다. 박정희가 암살당한건 한국으로선 독재체제에소 민주주의로 나갈수있었던 발판이 된겁니다.
난 오늘도 이글을 쓴 필자나 댓글쓴 분들처럼 추하게 늙지 말아야지 하고 다짐을 합니다
해방후 우리사회가 자유,민주를 서방세계 처럼 할수있게 나라경제,국민수준이 ... 갓난아기가 뛰겠다는 얘기 아닌가요 ? 늙어봤수~ ? 나는 젊어봤다으~!
하하하 자유민주체제를 수호해요? 지나가는 개가 웃겠읍니다. 이승만깡패동원, 박정희 정보부동원, 전두환 군부동원등등 노무현때와 문재인 정권외엔 다 독재재벌체제였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