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25년 전 미식축구 선수 출신 배우로 엄청난 인기가 있었던 O. J. 심슨이 자기의 전 부인 니콜 브라운 심슨과 그의 애인 론 골드맨을 무참하게 칼로 살해한 혐의로 체포되었다.
그 다음 해 1995년에 있은 재판 중 검찰과 변호인팀의 대단한 싸움이 생방송되다시피 하면서 전국적인 관심거리였다. 심슨의 혐의를 의심할 여지없이 입증할 수 있는 여러 증거물들 중에는 피해자들의 피에 젖었던 심슨의 장갑이 있었다.
스타급 변호인팀에 뒤늦게 참가했으면서도 수석변호인으로 활약한 조니 코크란은 심슨에게 그 장갑을 손에 끼어보라고 한 결과 피 때문에 부피가 줄어든 장갑에 그의 손이 들어갈리 없었다. “(손에) 맞지 않으면 무죄 방면해야 한다”라는 코크란의 열변이 흑인 배심원들의 선입견에 호흡을 맞추는 그의 감성적 호소와 함께 먹혀들어 O. J. 심슨은 무죄 평결을 받게 된다.
검찰측에서 가죽은 피나 물에 적으면 줄어든다는 일반 상식만 생각했어도 그런 절차에 동의하지 않았을 것이며 재판 결과도 다를 수 있었을 것이다.
한국처럼 형사피고가 1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아도 검찰에서 상고할 수 있는 제도와는 달리 영미관습법은 형사 대심원의 무죄 평결이 사건 종결을 의미한다. O. J.가 자유의 몸이 되었다.
하지만 피해자들의 가족이 1997년에 민사소송을 제기한 결과 민사 배심원은 O. J.가 그 두 사람의 사망에 대한 책임이 있어서 엄청난 보상금을 물어주도록 평결했다. 2007년에는 O. J.와 몇 친구(?)들이 O. J.의 미식축구 선수 당시 트로피들을 라스베이거스 어느 호텔에서 진열한다면서 총을 들고 강탈하는 사건이 벌어져 재판 결과 33년 체형을 받았다가 9년후 감형 석방된다. O. J.의 형사사건만 담당했던 코크란은 한 손으로 꼽히는 유능한 변호사로 자리매김을 했다.
어느 의미로는 외람되게도 더 펌(The Firm)이라는 법률회사를 DC에 설립했다. 그가 암으로 사망한 후에도 대형 사건들이 수임되는 모양이다. 사실 변호사 윤리 강령 중에는 배심원의 편견에 호소하거나 위증을 교사하면 안 된다는 금령이 있지만 형사 피의자에게는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무죄 결과를 도출하는 변호사가 명 변호사다.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변호사로 십 수 년 일했던 마이클 코언도 트럼프의 입장에서 보면 유능한 변호사였다.
2016년 대선 직전에 스토미 다니엘스(예명) 음란물 영화배우 그리고 풀레이 메이트였던 다른 여자와 트럼프의 간통사건들이 폭로되어 선거결과에 끼칠 악영향을 방지시킬 필요가 있었다.
우선 음란 영화배우의 입을 막기 위해 코언은 트럼프와 합의하여 자신의 돈으로 15만불을 지불했다. 그리고 트럼프가 자신의 개인 계좌에서 몇 차례 코언에게 환불하는 방식을 취했다. 전 플레이 메이트였던 여자의 경우는 내셔널 인콰이어란 황색지의 발행인으로 하여금 그 여자의 회고담을 게재한다는 구실로 20여만불에 사게 한 다음 사장시키는 방법을 썼다.
두 경우 다 트럼프의 선거기금에 대한 불법적인 헌금으로 간주된다. 그러나 코언이 당시에는 트럼프를 위해서라면 총알받이라도 하겠다는 시절이었기에 짜낸 불법행위였다.
트럼프에게 그처럼 충실하던 코언의 집과 집무실에 대한 뉴욕 남부연방 검찰청의 급습 압수가 2018년에 있은 다음 코언은 의회에서의 위증죄로 유죄를 자인하여 3년형을 받고 기다리던 중 트럼프의 거짓행각을 공개 증언으로 자세히 밝힌 바 있었다. 만약 트럼프가 2020 대선에서 떨어지면 형사소추가 될 근거가 있는 셈이다.
그러나 현직의 중요성은 세계 2차 대전 종전 75주년 기념식에 영국 여왕이 트럼프를 국빈으로 초청한데서도 불 수 있다. 워낙은 트럼프 부부만을 초청했다는데 백악관측의 고집으로 가족들 모두 여왕의 환영연에 참석하여 셀피를 찍는 등 영국 왕실 전통을 무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윌리엄 바가 어떤 때는 미국의 법무장관이 아니라 트럼프의 개인 변호사가 아닌가라는 의심에 휩쓸리는 이유도 현직 때문이다.
김정은에게서 온 “아름다운 편지”를 자랑하면서 핵실험과 대륙간 탄도탄을 약속대로 실험을 안 했으니까 제3차 정상회담 가능성을 내비추는 것도 트럼프와 김정은의 ‘현 직함’ 때문일 것이다. 더군다나 김정남이 CIA 비밀첩자였다는 기사가 나온 후 트럼프는 자기 휘하의 CIA에서는 그런 일이 있을 수 없다고 한 것이 비난 받는다.
트럼프가 자신의 재선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김정은에게 크게 양보하여 미국 국익까지도 무시하는 돌발 상태가 있을까 염려하는 전문가들에게 서다. 그렇게 되면 한반도의 핵위협은 어찌 해결될까?
(301) 622-6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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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선우 변호사, 메릴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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