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솔트레이크 시 등 외곽 지역 주택 가격 폭등 현상
밀레니엄 세대의 주택 구입 여건이 좀처럼 나아지지 않는 상황이다. 특히 일자리가 집중된 대도시의 살인적인 주택 가격 때문에 외과 도시나 심지어 타주로까지 이주하는 밀레니엄 세대가 늘고 있다고 AP 통신이 최근 보도했다. 밀레니엄 세대가 유입되는 지역은 10여 년 전 주택 시장 호황기를 방불케하는 치열한 주택 구입 경쟁이 여전하고 주택 가격은 폭등세를 보이고 있다.
◆ 윗세대에 비해 불리해진 주택 구입 여건
AP 통신이 부동산 시장 조사 기관 코어로직의 자료를 분석한 바에 따르면 주택 시장 침체가 종료된 뒤 약 7년 동안 전국 대도시 중 4분의 3이 넘는 지역에서 주택 가격 상승 폭이 소득 증가폭을 앞질렀다. 주택 가격과 소득 간 격차가 벌어지면서 대도시 주택 시장에서 첫 주택 구입자들이 점차 밀려나는 현상이 거듭되고 있다. 일부 첫 주택 구입자는 대도시 지역 주택 가격이 더 오르기 전에 무리해서라도 서둘러 구입하는 부작용까지 나타나고 있다.
치솟는 주택 구입 비용으로 인한 부담은 모기지 페이먼트, 학자금 융자 상환, 자녀 양육비 등의 부담까지 떠 안은 20~30대 밀레니엄 세대의 가장 큰 고민이다. 부동산 중개 업체 레드핀의 대럴 페어웨더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밀레니엄 세대는 전 세대와 마찬가지로 내 집 마련의 꿈을 이루기를 희망하고 있다”라며 “그러나 전 세대보다 많은 장애물로 인해 새로운 접근 방식 없이는 주택 구입이 힘든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힘들게 얻은 직장을 포기하면서까지 대도시를 등지는 밀레니엄 세대가 늘고 있다.
◆ 시골도 괜찮다
밀레니엄 세대의 탈출 러시가 이뤄지고 있는 대도시로는 첨단 기업 입주로 주택 가격이 폭등한 샌프란시스코, 시애틀 등이다. 대신 밀레니엄 세대가 최근 주택 구입을 위해 몰려드는 곳은 솔트 레이크시티, 오클라호마시티, 롤리(노스캐롤라이나 주) 등 이른바 ‘시골’ 지역 지역으로 주택 가격 급등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올해 35세로 동갑 내기 부부인 제이크, 헤더 라이스 부부는 구글, 시만텍, 인튜이트 등 첨단 기업이 즐비한 가주 마운티 뷰를 떠나기로 지난해 결정했다. 주택 중간 가격이 140만 달러를 훌쩍 넘을 정도로 주거비가 살인적인 수준인 마운틴 뷰를 떠나 부부가 새 보금자리로 이주한 곳은 유타 주 솔트레이크 시티 교외 지역 파밍턴이다. 세 자녀와 함께 마련한 주택은 마운틴 뷰에서는 꿈도 꾸지 못하는 약 4,500평방 피트의 저택으로 월 모기지 페이먼트는 마운틴 뷰에서 살 때 침실 2개짜리, 약 1,000 평방 피트 규모의 아파트 렌트비와 동일한 약 3,000달러다.
◆ 솔트레이크 시티 등 첫 주택 구입 ‘성지’
2000년 이후 주택 가격은 전국적으로 매년 약 3.8%씩 꾸준히 오르고 있다. 반면 평균 소득 상승률은 연간 약 2.7%에 불과해 주택 가격과 소득 간 격차가 좀처럼 좁혀지지 않고 있다. 주택 가격 상승폭이 소득 상승폭을 크게 웃도는 실리콘 밸리와 같은 지역에서는 웬만한 소득 수준으로 주택 구입 꿈도 꾸기 힘들다. 주택 가격과 소득 간 격차가 심하게 벌어지는 현상으로 인해 솔트레이크 시티와 같은 지역이 첫 주택 구입자들의 주택 구입 ‘성지’로 떠오르고 있다.
솔트레이크 시티 교외 지역은 최근 첨단 기업이 속속 입주하는 한편 신규 주택 공급이 꾸준히 이뤄지고 있어 첫 주택 구입에 필요한 조건을 모두 갖춘 지역으로 평가되고 있다. 솔트레이크 시티 인근 ‘리하이’(Lehi) 시에는 어도비, 이베이, 마이크로소프트 등의 첨단 기업이 문을 열면서 ‘실리콘 슬로프’(Silicon Slope)란 별칭을 얻을 정도로 젊은 주택 구입자들의 인기를 얻고 있다.
이들 소도시로 밀레니엄 세대 주택 구입자들이 몰려들면서 한동한 잠잠했던 주택 가격이 다시 들썩이고 있다. 소도시 역시 주택 가격 상승 속도가 소득을 앞지르면 대도시에서와 같은 부작용도 발생하고 있다. 지난해 솔트레이크 시티를 포함, 인근 외곽 지역의 주택 가격 상승률은 무려 약 10.8%인 반면 평균 소득 상승률은 약 3.9%(연방 노동국 자료)로 주택 가격과 소득 간 격차가 대도시 못지않게 벌어지고 있다.
◆ 일부 소도시 주택 구입 과열 양상
소도시에서마저 주택 가격과 소득 간 격차가 점차 커지는 현상이 나타나면서 첫 주택 구입자들 사이에서 무리하게 주택을 구입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스캇 로빈스 솔트레이크 시티 부동산 협회장에 따르면 다운페이먼트 비율을 줄이고 대출 비율을 높이거나 단독 주택 대신 콘도 미니엄 또는 듀플렉스를 구입하려는 첫 주택 구입자들이 늘고 있다.
밀레니엄 세대 주택 구입자가 유입되는 지역은 치열한 주택 구입 경쟁으로 향후 주택 가격 추가 급등 현상이 우려된다. 앤디와 스테이스 프록터 부부는 최근 한 매물에 오퍼를 제출했다가 믿기 힘들 정도의 주택 구입 경쟁 상황으로 인해 내 집 마련을 포기할 까하고 생각했다. 오퍼를 제출한 매물에 무려 13건의 다른 오퍼가 동시에 들어왔다는 이야기에 부부는 아예 처음부터 기대를 하지 않기로 했다.
부부는 ‘거품’으로 보이는 주택 구입 상황이 조만간 조정기에 진입할 것이란 기대로 내 집 마련을 잠시 중단하려고 했지만 주택 가격이 끊임없이 오르는 상황이 불안해 다시 주택 구입 활동에 나섰다. 부부는 결국 유타 주 바인야드 지역에 침실 3개짜리 주택을 약 43만 8,000달러에 구입하는데 성공했다. 부부가 구입한 주택은 임대가 가능한 별채까지 포함하고 있어 부부의 주택 구입 부담을 크게 덜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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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 최 객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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