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8년 손예진ㆍ현빈 주연 영화‘ 협상’으로 입봉
▶ ‘국제시장’조감독‘ 어벤저스’ 한국촬영 조감독
이종석 감독
지난해 손예진, 현빈 주연 영화 ‘협상’으로 화려하게 데뷔한 떠오르는 신예 이종석 감독이 모친을 방문하기 위해 베이지역을 찾았다. UC버클리 영화학과를 졸업한 이종석 감독은 5년전 1천400만 관객수를 돌파한 영화 ‘국제시장’ 조감독과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 한국촬영 조감독, 영화 ‘히말라야’ 각색에 참여하는 등 연출의 기본기를 탄탄히 다지며 지난해 9월 인질범과 협상가가 벌이는 신선한 범죄오락 영화 ‘협상’을 통해 극장가에 본격적으로 이름을 올렸다.
다음은 본보와 이종석 감독이 나눈 질의응답.
-본보와 특별한 인연이 있다고 들었는데
▲97년도에 참가한 수기공모전에 당선돼 한국일보와 첫 인터뷰를 했다. 이후 2002년경 UC버클리 재학시절 교내에서 한국영화제 키마를 열 당시 오거나이져로 참여하며 두번째 인터뷰를 했다. 당시 ‘여성영화’를 주제로 영화제를 개최했는데 인터뷰 당시 ‘영화감독이 되고 싶다,’ ‘신명나는 영화를 찍고 싶다’고 당찬 포부를 밝히던 것이 생각난다. 20여년이 지난 지금 꿈을 이루고 이렇게 다시 인터뷰 하니 감회가 새롭고 가슴이 뭉클하기까지 하다.
-영화는 어떻게 시작하게 됐는지
▲어릴적부터 영화와 이야기를 좋아했다. 당시 매체를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많이 없어서 매주 주말의 명화, 명화극장을 손꼽아 기다리던 것이 생각난다. UC버클리에서 영화학과를 졸업한 후 영화 ‘반지의 제왕’을 촬영한 유명 스튜디오 LA 뉴라인 시네마에서 6개월간 인턴생활을 했다. 평소 사람들과 인간적으로 소통하며 일하는 것을 좋아했는데 대형 스튜디오여서 그런지 개인주의과 경쟁의식이 강하게 느껴져 한국에서 감독이 되리라 재확신하며 귀국했다. 귀국후 ‘협상’이라는 영화가 극장에 걸릴 때 까지 15년간 시나리오를 쓰고 조감독으로 일하는 등 묵묵히 꿈을 이루기 위한 길을 걸어왔다.
-15년 여정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
▲결코 쉽지 않았다. 특히 2014년 조감독으로 참여한 영화 ‘국제시장’이 끝나고 방에 앉아 시나리오만 쓴 3년이 가장 힘들었다. 사람 만날 정신적, 금전적 여유도 없이 묵언수행하듯 앉아 시나리오만 쓰니 없던 우울증까지 생기는 것 같았다. 어릴 때부터 학생영화제와 풍물 클럽을 창단하는 등 워낙 가만히 있지 못하고 무엇인가 추진하는 성격이여서 더 고행이었는지 모른다. 그러나 포기라는 단어는 생각조차 못 했다. 오로지 감독이 돼야한다고 생각했다. 배가 고파도 심지어 지금 죽는 한이 있더라도 ‘다른 길은 없다’는 생각으로 전념하니 길이 열리더라.
-지난해 손예진 현빈 주연작 영화 ‘협상’으로 입봉했는데
▲보통 신인감독이 손예진, 현빈같은 톱스타 주연 영화로 입봉하는 것은 흔치 않다. 그간 해온 노력과 운이 좋은 타이밍에 맞아 결실을 맺은 것이라 생각한다. ‘국제시장’ 조감독 당시 능력을 인정받아 JK필름에서 시나리오를 쓰기 시작했고 윤제균 감독님의 제의로 ‘협상’을 맡게 됐다. 마케팅 비용까지 합치면 100억이 넘는 영화에 이원촬영이라는 새로운 시도를 하는 등 큰 도전이었으나 최선을 다한만큼 후회없는 첫 작품이었다.
영화‘협상’ 포스터
-애로사항을 꼽는다면
▲애로사항은 수도 없이 많았다. 100여명이 훌쩍 넘는 이들이 영화를 제작하겠다고 만나 일을 하니 서로 맞추고 조율해야 할 게 하나부터 열까지 계속 생겼다. 심지어 영화는 한 장면에서 나오는 모든 것들이 각자 이유가 있는데 감독은 그것들에 대해 완벽한 답을 해줄 수 있을 만큼 철저한 준비를 해야한다. 영화속 세세한 부분 하나 하나까지도 확실한 방향과 강한 결단력을 가지고 디렉팅 해야 현장의 모든 이들이 감독을 믿고 따라갈 수 있기 때문에 이같은 감독의 역할을 다시 한번 체감하고 배운 중요한 시간이었다.
-다음 작품이 더 기대된다
▲액션드라마 장르 영화 시나리오를 작업중에 있다. 열심히 작업중이기 때문에 언제 개봉될지 등 정확한 내용은 말할 수 없다. 관객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재미있는 이야기로 찾아갈 예정이니 기대해 달라.
-어떤 영화감독이 되고 싶은지
▲영화감독은 이야기꾼이라는 생각이 든다. 자기 전 어머니가 동화를 들려주는 것 처럼 사람들에게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다. 사실 첫 영화로 부담과 책임감이 컸던 만큼 끝나고 나니 공허함도 컸다. 이제 무엇을 해야하지라는 생각에 들 찰나에 문득 어머니 모습이 떠올랐다. 어머니는 세탁소를 하시지만 옷 한벌을 깨끗하게 손질해 손님이 받고 좋아하는 모습에 행복해 하신다. 영화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꿈을 이뤘다고 해서 끝이 아닌 내 인생 마지막 순간까지 계속 좋은 이야기를 찾고 만들고 관객에게 선사하는 그런 감독이고 싶다.
-영화감독을 꿈꾸는 차세대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내가 할 수 있으면 다 할 수 있지 않나 싶다. 물론 감독이 되기 까지 15년간 힘든 순간들도 많았으나 오로지 목표를 향해 버텼다. 지금 그 시기에서 힘들어하는 후배들이 있다면 원하는 방향으로 하루에 한 걸음씩만 나아가라고 말하고 싶다. 아주 작은 걸음이어도 좋으니 포기하지 않고 전진해 간다면 어느 순간 목표지점에 와있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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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효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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