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대통령이 범죄를 저지르지 않았다고 확신했다면 우린 그렇게 말했을 것이다.” 로버트 뮬러 특별검사가 어제 처음으로 입을 열면서 ‘탄핵논쟁’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현직 대통령은 기소하지 않는다는 법무부 방침에 따라 자신들에겐 기소 ‘옵션’이 없었다고 밝힌 뮬러는 “헌법은 현직 대통령의 잘못에 대한 공식 고발에 있어 사법시스템 이외의 다른 절차를 요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의 처벌여부를 결정하는 것은 자신이 아닌 ‘탄핵권’을 가진 의회임을 지적한 것이다.
트럼프 탄핵 추진을 요구하는 민주당 의원들은 트럼프 관련 하원 조사가 백악관의 원천봉쇄 방어로 벽에 부딪쳐 긴장관계가 고조되면서 이미 지난주부터 부쩍 늘어났다. 금년 초만 해도 민주당 지도부가 피해갈 수 있는 소수의견으로 보였던 “탄핵이 점점 반대하기 힘든 이슈가 되고 있다”고 보도한 워싱턴포스트도 탄핵 추진 여부가 노련하고 터프한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의 정치경력에서 ‘가장 어려운 시험대’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현 정국에서 트럼프 탄핵은 거의 불가능하다.
미 헌법은 대통령이 ‘반역, 뇌물수수 혹은 중범죄와 비행’을 저질렀을 경우 탄핵소추 할 수 있는 권한을 하원에 주고 있다. 탄핵은 하원에서 시작되어 상하원의 표결을 통해 마무리된다. 대통령의 위법을 기소하는 탄핵소추는 하원이, 유무죄를 판결하는 탄핵심판은 상원이 맡는다.
하원법사위가 탄핵관련 조사에 착수하여 청문회 등을 거쳐 본회의에서 탄핵안이 과반수 찬성으로 통과되면 상원으로 넘겨진다. 상원의 탄핵 절차는 입법 아닌 재판이다. 상원 본회의는 연방대법원장이 주재하고 100명의 상원의원들이 배심원 역할을 하는 법정이 된다. 탄핵은 ‘배심원단’ 3분의2 이상 즉 67명 상원의원들이 찬성해야 성립된다.
현재 공화당 다수 상원에서 트럼프 탄핵안이 가결되려면 최소 20명 공화당 의원들이 47명 민주·무소속 의원들에 합세해야 하는데 그건 가능성 제로에 가깝다. 28일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대표는 탄핵안이 하원에서 통과된다 해도 상원에서 조속하게 폐기될 것이라고 단언했다. 트럼프의 위법이 재조명될 수 있는 드라마틱한 ‘재판’은 꿈도 꾸지 말라는 엄포다.
하원 민주당 내 의견도 세 갈래다. 리버럴 젊은 소장파를 중심한 탄핵 지지그룹과 탄핵 추진 시 재선이 위험해질 경합지역 중도파 의원들의 반대그룹, 그리고 중간에서 탄핵 추진을 배제하진 않지만 결정을 내리기 전 확실한, ‘팩트’에 근거한 증거 확보를 원하는 나머지 다수다.
신중론을 고수해온 펠로시는 탄핵 가능성은 열어두면서도 아직 추진의 기미를 안 보인다. 민주당의 탄핵 역풍을 우려하며 ‘최소한 지금은’ 올바른 길이 아니라고 강조한다.
이유는 충분하다 : 상원의 저지로 결국 트럼프는 탄핵당하지 않고, 하원의 탄핵 결의는 상징적 제스처에 그칠 것이다. 여론도 탄핵을 지지하지 않는다. CNN 5월 조사에선 59%가, 해리스의 4월 조사에선 65%가 반대했다. 탄핵은 이미 양극화된 국론 분열을 더욱 악화시킬 것이다. 내년 선거의 주요 이슈도 아니다. 표심을 가르는 것은 헬스케어와 이민개혁 등 민생이슈다. 상원 부결로 ‘무죄’ 확정을 받을 트럼프가 ‘탄핵’을 정치적으로 이용할 것이다…
트럼프의 사법방해 ‘위법’을 확신하는 진보파는 “탄핵 추진은 불가피하다…더 이상의 보류는 직무유기에 해당된다”고 역설한다. 탄핵조사를 시작하면 증거확보가 용이해지고(탄핵조사의 경우 일반조사보다 법원에 의해 정보 확보 가능성이 훨씬 높아진다) 청문회를 통해 여과 없는 트럼프 관련 증언들이 TV 중계되면 여론도 바뀔 것이라고 주장한다. “부패하고 대통령 직책에 적절치 않은 트럼프 낙선”이 2020년 대선의 민주당 핵심 메시지가 될 것인데 “그의 위법을 알면서도 탄핵 추진조차 안하다면 민주당의 주장은 약화되지 않겠느냐”고 반문한다.
“우리는 특검수사가 끝나기를, 뮬러 보고서가 나오기를, 보고서 원본이 공개되기를, 의회의 조사가 제대로 진행되기를…계속 기다려왔다. 이제 기다리는 것은 끝낼 때다”라며 진보단체들도 펠로시를 향해 결단을 촉구한다.
전문가들의 지원사격도 나왔다. 2016년 트럼프 당선을 포함해 1984년부터 모든 대선의 승자를 정확히 예측해온 앨런 리히트먼 아메리칸대학 교수는 CNN과의 인터뷰를 통해 내년 트럼프의 재선 가능성에 비중을 두면서 “탄핵 없이 민주당 승리는 어렵다”고 전망했다. “트럼프는 클린턴이 아니다”라고 전제한 프린스턴 대 역사학자 케빈 크루즈 교수도 21년 전 빌 클린턴 대통령 탄핵소추 후 공화당이 직면했던 정치적 역풍이 현재 민주당에 재연될 가능성은 낮다면서 민주당 지도부에 “탄핵 불안을 털어버리라”고 조언했다.
민주당은 공화당 상원이 탄핵을 거부할 것도, 현재 여론이 탄핵을 반대하는 것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뮬러 보고서가 제시한 트럼프의 잠재적 사법방해 사례들을 무시해선 안 된다는 공감대가 커지고 있는데 사법방해 위법을 시사하는 뮬러 자신의 공식 언급까지 나온 것이다.
정치 폭탄이 될 탄핵 카드를 손에 쥔 채 할 것인가, 말 것인가…민주당의 고민도, 이를 지켜보는 백악관의 불안도 제각각 깊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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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록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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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총 4건의 의견이 있습니다.
자기가 불리해지면 아군이던,적군이던,친구든 그냥 총질하는 사람. 이 정도의 인성을 가진 사람을 4년 더 대통령으로 부르긴 싫다. 탄핵이 되던 안되던 탄핵을 시작하는 게 미국민의 자존심이고, 전세계가 찬성하리라. 유태인과 김정은,푸틴만 빼고.
나는 트럼프진영이 어떤 형태로이든 러시아측과 공모를 했을것으로 보지만 탄핵감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래도 트럼프가 못마땅한 것은 사실이지만 어쩌겠는가? 대안이 없는데...
상원 하원 공화당의원과 그밑에 있으나마나, 있나없나 의문이생기는 부통령은국민의 세금만 축내는 조직! 국회가 두개의당을 두는것은, 나라의발전과 국민의안녕을 위하여 각기 더좋은정책을 위한경쟁을하라고 만들어진것! 옳지않음에 침묵하고, 정상이라 느낄수없는 지도자의 박수부대나된 공화당은 우리 국민들이 심사숙고 판단하여, 정계에서 발을 못붙이게해야한다!!! 국민의힘이 얼마나 무서운지 보여줍시다!!! 여러분, 화이팅!!!
정치적으로 민주당은 참 난감 하겠지만 국회의원들의 의무니 탄핵을 시작하는것이 맞는다고 생각된다, 그리고 이런 되먹지 않은 사기꾼 거짖말쟁이 정신박약아 같은 트럼프를 지지하는건 도대체 어디서 배운 건가, 나란 안중에도 없고 아이들의 장래까지도 불안하게만드는 트럼프 를 지지하는 의원들 국회에서부터 추방해 사회에나가서도 직장도 못잡게 왕따를 해 먹고 살기도 어렵게 만들어야 정신들 차랄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