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드 레드’ 발령된 테슬라, 올들어 뉴욕증시서 41% 급락 2016년 이후 첫 $200 아래로
▶ 보급형 모델3 출시부터 악재 시작, 50만명 선주문 받았지만 생산 지연
“테슬라는 한때 월가의 사랑을 독차지했다. 하지만 더 이상은 아니다.” (CNN)
월가가 테슬라에 적색경보(code red)를 발령했다. 실적 둔화, 자율주행 오작동 등 각종 악재가 터지며 주가가 곤두박질치는 가운데 미래 모빌리티 산업의 선두주자로 주목받던 테슬라는 지난 2003년 창립 이래 최대 위기에 직면한 상태다.
앞으로 재무구조 악화와 판매 감소가 이어지면 이미 주당 200달러까지 떨어진 테슬라 주식이 단돈 10달러짜리가 될 수 있다는 섬뜩한 경고도 나온다.
테슬라 주가는 뉴욕증시에서 올 들어 이달 23일(현지시간)까지 41.26% 급락했다. 전날에는 2016년 12월16일 이후 처음으로 200달러(종가 기준) 아래까지 추락하며 지난 2년 5개월간의 상승분을 모두 반납했다. 2017년 100년 역사의 포드와 제너럴모터스(GM)를 잇따라 추월하며 자동차 기업 시가총액 1위에 올랐던 영광은 이제 옛말이다.
최근의 주가에 타격을 준 것은 3·4분기 만에 적자(7억210만달러 순손실)로 돌아선 1·4분기(1~3월) 실적이다. 매출액도 45억4,000만달러로 전문가 예상치인 51억9,000만달러를 크게 밑돌았다. 전기차 출하량이 6만3,000대에 그치며 전 분기 대비 사상 최대 감소폭(31%)을 기록한 결과다. 올해부터 테슬라 전기차에 대한 세금환급이 절반으로 줄고 중국·유럽 시장으로의 신차 인도가 지연된 것도 악재가 됐다.
이뿐 아니다. 투자자들은 버릇처럼 일삼는 생산 지연을 지적하며 테슬라가 총체적 난국에 빠져 있다고 혹평한다. 테슬라는 2017년 7월 첫 보급형 세단인 ‘모델3’ 출시 당시만 해도 매주 5,000대를 생산하겠다며 50만대의 선주문을 받았지만 분기 평균 주당 5,000대 생산 약속은 아직까지 지켜지지 않고 있다. 생산 차질로 주가가 요동치자 투자자들은 테슬라가 자신들을 기만했다며 지난해 샌프란시스코 연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테슬라의 자율주행차 사고와 배터리 폭발이 잇따르면서 안전성 문제도 도마 위에 올랐다. 최근 미 연방교통안전위원회(NTSB)는 3월 발생한 ‘모델3’ 운전자 사망사고 당시 자율주행 보조 시스템 ‘오토파일럿’이 작동 중이었다는 결론을 내렸다. 미 소비자 전문지 컨슈머리포트는 오토파일럿을 “사람이 운전할 때보다 훨씬 위험한 기능”이라고 지적하며 내년 무인 자율택시 운행을 앞둔 테슬라에 치명상을 안겼다.
여기에 테슬라 창업자인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는 거듭되는 돌발행동으로 회사의 발목을 잡았다. 그는 지난해 8월 ‘테슬라를 비상장사로 전환할 수 있다’고 트윗을 날려 증시를 뒤집어놓았고 미 증권거래위원회(SEC)는 그를 사기 혐의로 고소했다. 지난해 10월 머스크 CEO가 이사회 의장에서 물러나기로 하며 사태는 일단락됐지만 올 2월 그가 ‘올해 판매목표는 50만대’라는 트윗 공시를 날리면서 또 법정공방이 벌어졌다. 그가 지난해 생방송에서 마리화나를 피우고 뉴욕타임스(NYT) 인터뷰 도중 웃다가 우는 행동을 반복하면서 ‘머스크 정신이상설’이 확산되기도 했다.
한때 테슬라 주가가 500달러를 돌파할 것이라고 치켜세우던 월가는 뒤늦게 목표주가를 끌어내리고 있다. 씨티그룹은 22일 238달러에서 191달러로 목표주가를 대폭 낮췄다. 오랫동안 테슬라 예찬론을 폈던 애덤 조나스 모건스탠리 연구원은 최악의 경우 테슬라 주가가 10달러까지 추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예사롭지 않은 투자자 이탈로 다급해진 테슬라는 구조조정 속도를 높이고 자체 보험을 개발하는 등 사업 다각화에 나섰다. 지난해 6월 직원의 9%를 감원한 테슬라는 올해 1월에도 풀타임 직원 7%를 줄였다. 2월에는 향후 모든 판매를 오프라인 매장이 아닌 온라인에서 하겠다고 밝히며 감원 칼바람을 예고하기도 했다. 직원의 반발로 계획이 수정되기는 했지만 테슬라의 ‘허리띠 졸라매기’는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머스크 CEO는 이 같은 비용절감과 생산속도 제고에 힘입어 올 3·4분기 흑자전환이 이뤄질 것이라고 자신한다. 올해 테슬라 최초의 해외 공장인 ‘기가팩토리3’가 중국 상하이에 완공되면 중국에서만도 연간 50만대를 생산할 수 있어 양산 문제가 해결된다는 것이다. 현지 생산·판매로 무역전쟁에 따른 관세 폭탄도 피할 수 있다.
하지만 이미 불거진 테슬라에 대한 회의론이 수그러들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우선 미 연방정부는 테슬라·GM 등 전기차 누적 판매량이 20만대를 넘어선 제조사에 대한 세금환급 혜택을 내년부터 없애기로 해 미국 내 판매에 비상등이 켜졌다. 게다가 중국 경기가 둔화하는 가운데 테슬라가 BYD·니오 등 ‘중국판 테슬라’와의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테슬라는 2월 ‘모델3’의 중국 출하를 시작하면서 가격을 BYD의 베스트셀러 ‘e5(2만756달러)’ 대비 3배(6만4,300달러) 비싸게 책정해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중국 컨설턴트를 인용해 중국 시장에서의 도전 과제는 향후 18~24개월간 ‘모델3’를 20만~30만대 판매할 수 있을지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100억달러를 웃도는 부채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테슬라는 최근 자금난 극복을 위해 전환사채와 신주 발행으로 23억5,000만달러를 조달했지만 이 정도로 103억달러(약 12조2,700억원)에 이르는 부채를 감당하기에는 역부족이기 때문이다.
CNN은 “테슬라가 오는 2021년 3월까지 갚아야 할 빚이 14억달러, 그 후 1년 뒤에 청산해야 부채가 9억7,700만달러”라며 “테슬라가 수익성 개선에 힘쓰지 않으면 현금경색 문제가 다시 주가를 억누를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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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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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총 1건의 의견이 있습니다.
자율주행차는 현실성이 없는 개념이다. 그러나 전기차는 거스를수 없는 대세인 것 같다. 테슬라는 선발주자의 수업료를 톡톡히 치르는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