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미국은 낙태법 논란으로 뜨겁다. 낙태는 보수와 진보를 나누는 중요한 기준이었지만, 한동안 사람들의 관심에서 사라졌었다. 그러나 최근 일부 주에서 낙태를 불법화하는 법을 제정하면서 낙태를 반대하는 “Pro-life”와 찬성하는 “Pro-choice”의 해묵은 논쟁이 다시 시작되고 있다.

앨라배마, 아칸소, 조지아, 켄터키, 미시시피, 미주리, 오하이오, 유타 주에서 낙태를 불법화하는 법이 통과되었고 다른 일곱 주들도 같은 시도를 하고 있다고 한다. 이 주들에서 통과된 법들의 특징은 거의 모든 낙태를 불법화하며 낙태를 시행하는 의사를 엄하게 처벌한다는 것이다. 조지아 주에서 통과된 법은 태아의 심장이 박동을 시작하면 낙태를 금지하고 있다. 대개 임신 6주가 되면 태아의 심장이 될 세포들이 박동을 시작하기 때문에 앨라배마 주에서는 임신 6주, 미주리 주에서는 임신 8주 이후의 낙태를 금하는 법을 통과시켰다. 태아의 심장이 뛰기 시작하면 낙태를 금지하기 때문에 이러한 법들을 “심장박동 법(Heartbeat Bill)”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앨라배마 주와 미주리 주에서 통과된 낙태법은 강간과 근친 상간에 의한 임신도 낙태를 금한다. 낙태를 허락하는 유일한 예외는 산모의 건강이다. 임신을 유지하면 산모의 건강에 심각한 위험이 될 때에만 낙태가 허락된다. 이번에 통과된 앨라배마 법에 따르면 이 예외에 해당되지 않는데 낙태를 행한 의사는 최대 99년의 감옥형까지 받을 수 있다.

이러한 법들이 제정된 배경은 트럼프 대통령에 의해 임명된 두 명의 대법관들로 인해 미 대법원이 보수 성향으로 기울었기 때문이다. 낙태를 반대하는 시민단체들이 이 법들의 시행을 막기 위해 법원에 제소할 것이고 그렇게 되면 결국 대법원에서 최종 결정이 내려질 것이다. 그런데 최근에 기울어진 대법원의 보수 성향으로 인해 1973년에 합법화된 낙태를 다시 불법화할 수 있는 적기라고 판단한 보수 성향 주들이 낙태 금지법을 통과시킨 것이다.

낙태에 찬성하는 시민단체에서는 낙태를 불법화하는 것은 여성의 인권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아이를 가지는 것은 여성이 자신의 미래를 위해 내리는 중요한 결정이기 때문에 정부나 종교 기관이 여성의 권리를 침해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낙태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낙태를 하는 것은 곧 살인을 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복중의 태아는 생명이기 때문에 낙태는 곧 살인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비록 강간이나 근친 상간으로 인한 임신이라고 할 지라도 낙태를 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한다.
즉 낙태 찬반 논란의 핵심은 복중의 태아가 사람인가 아닌가 하는 사실이다.

“태아가 사람인가?”에 대한 답은 기독교인들에게는 분명하다. 왜냐하면 성경은 여러 곳에서 하나님은 복중의 태아와 특별한 관계를 가지고 계시다고 말씀하기 때문이다 (시편 139:13, 예레미야 1:5, 갈라디아서 1:15). 그래서 기독교인들에게 낙태는 곧 살인인 것이다.

그러나 기독교인들이 아닌 사람들에게는 다르다. 성경이 진리라고 믿지 않는 사람들에겐 낙태는 곧 살인이다라는 논리가 적용되지 않을 수 있다. 그런데 정말 그럴까? 성경만이 복중에 있는 태아는 곧 사람이라고 하는 것일까?
우리 모두에게는 각자에게 유일한 유전적 정체성이 있다. 나의 유전적 조합은 다른 사람에게는 없고 나에게만 있는 것이다. 그런데 그 조합은 어머니의 난자와 아버지의 정자가 수정하는 순간 만들어진다. 즉 수정하는 순간 그 수정란은 독특한 정체성을 가진 생명인 것이다.

그리고 낙태를 불법화한 법을 “심장박동 법”이라고 부르는 것이 말해주듯이, 산모가 임신한 사실을 알기 전인 임신 6주가 되면 태아의 심장은 움직이기 시작한다. 그리고 비영리 의료기관으로 유명한 메이요 클리닉(Mayo Clinic)에 따르면 임신 7주에 태아의 머리와 얼굴이 형성되고 코가 보이기 시작하며 9주에 발가락이 생기고 11주에는 성기가, 12주에는 손톱과 내장까지 형성된다고 한다.

낙태를 시행하는 의사들에 따르면 낙태의 적기는 임신 10주에서 14주 사이라고 한다. 그래서 대부분의 낙태가 그 시기에 시행된다고 한다. 그런데 그 시기면 벌써 복중의 태아는 사람의 모습을 하고 있다. 즉 임신 적기에 행해지는 많은 낙태들은 사람의 형상을 가진 사람의 생명을 끊는 살인을 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원하지 않는 임신을 했거나 강간이나 근친상간으로 임신하게 되었을 지라도 낙태를 해서는 안된다.
낙태에 반대하는 것은 여성의 인권을 침해하거나 여성의 미래를 망치기 위한 것이 절대 아니다. 무고한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 낙태를 반대하는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 일년에 4200만 건의 낙태가 행해진다고 한다. 하루에 115,000명의 태아가 낙태로 숨을 거두는 것이다. 6백만 유대인들의 목숨을 앗아간 홀로코스트와 같은 일이 낙태라는 이름으로 지금도 일어나고 있다.

<옥승룡 목사 볼티모어중앙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