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진 /가정의학과 전문의
매일 바쁘고 정신없는 하루하루에 우리한테 무엇이 더 있으면 좋겠냐고 물어본다면 대다수가 시간이나 돈이라고 답하겠지만 필자가 본 많은 환자들은 에너지가 절실히 필요하다고 말한다. 구체적으로 얘기해보면 매일같이 피곤하고 힘없이 지쳐서 의욕이 없다고 호소한다. 남녀노소 구분 없이 공통적으로 피곤한 이유가 여러 가지 있다. 잠을 자도 몸을 쉬어도 몸이 늘어지고 무기력한 이유가 무엇일까.
첫 번째 원인은 수면으로 65세 이상 어르신들은 하루 6~7시간 이상, 65세 미만 성인들은 보통 7~8시간 이상의 숙면이 필요하다. 만성 피로감을 느끼는 분들의 수면시간을 조사한 결과 60% 정도가 7시간 미만이었고 피로감을 호소하는 환자들 대부분이 다섯 시간 정도 잔다고 한다. 피로감을 없애려면 중간에 한번 이상 깨지 않고 지속적인 수면이 필요하다. 매일 밤 두번 이상 자주 깨거나 수면 무호흡증이 있는 경우는 수면의 질이 급격히 떨어지므로 주치의와 꼭 상담해보시길 권한다.
수면 다음으로는 매일 섭취하는 음식을 살펴봐야 한다. 다이어트 하느라 단식과 절식을 반복하면 급격한 피로감을 느낄 수 있다. 그리고 가공식품, 패스트푸드, 튀기거나 단 음식들을 주로 먹으면 우리 몸에 에너지가 지속적으로 공급되지 않고 에너지 레벨이 갑자기 확 늘었다가 또 확 줄어드는 energy rush와 crash가 반복된다. 건강하지 않은 음식들을 섭취하면 우리 몸에서 에너지를 충분히 활용할 수 없다. 채소나 과일 같은 건강한 음식들로 섭취한 에너지는 우리 몸에 지속적인 에너지를 공급한다. 비타민 B를 비롯한 중요한 비타민 미네랄을 함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우리가 섭취한 음식물을 우리 몸이 잘 흡수하고 에너지를 지속해서 활용하려면 물을 많이 마셔야 한다. 우리 몸은 약간의 탈수에도 극심한 피로감을 느낀다. 클리닉에 내원하는 환자분들 중에서도 평소 제대로 식사를 하지 않고 물을 충분히 마시지 않아 생긴 탈수증상으로 내원하는 경우를 종종 본다. 이런 경우에는 급성 피로가 생기게 된다. 한편 커피 없이는 하루를 버티지 못한다는 환자들도 많다. 커피를 마시면 카페인으로 인해 집중력도 생기고 에너지가 생겨나는 듯 느껴지지만 커피를 많이 마시면 카페인 효과가 급격하게 올라갔다가 갑자기 뚝 떨어져서 오히려 피로감과 두통, 짜증이 생길 수 있다.
세 번째로 꾸준한 운동을 하지 않으면 피로감이 생길 수 있다. 운동을 하지 않으면 근육량이 감소해서 우리가 걷거나 일상 생활하는데도 평소보다 더 큰 힘이 들어가고 신체기능 저하로 인해 피로감이 찾아온다. 반드시 유산소 운동과 근육 운동을 함께 병행해야 한다. 유산소운동을 통해 폐와 심장을 튼튼히 하고 꾸준한 근육운동을 통해 우리 몸에 꼭 필요한 근육을 만들도록 한다. 이때 너무 무리하게 과도한 운동을 하면 오히려 피로감이 더 생길 수 있으니 내 몸에 맞는 적당한 운동량을 찾아 꾸준히 지속해야 한다. 권장하는 운동시간은 일주일에 150분 이상으로 매일 또는 이틀에 한 번씩 규칙적으로 하는 것이 좋다.
수면, 식사와 운동을 잘 하는데도 불구하고 피로감이 느껴진다면 그때엔 우리 몸에 실제로 문제가 있을 수 있으니 반드시 주치의를 찾아 진찰을 받도록 한다. 이 경우 해봐야 할 검사는 당뇨, 갑상선 수치와 빈혈, 또는 비타민 결핍증 검사이다. 당뇨가 있으면 혈당수치 유지가 제대로 되자 않아 피로감을 느끼게 된다. 저혈당 증세가 있을 때 급격한 피로감이 생기게 되는데 당뇨환자는 평소 당뇨약을 잘 복용하고, 혈당수치를 체크하며 주기적으로 주치의를 만나 첵업해야 한다. 그리고 갑상선은 우리 몸의 신진대사를 유지해주는데 갑상선 저하증의 경우 피로감, 우울증, 체중증가, 몸이 차가워지는 증상이 올 수 있다.
다음으로 빈혈에 대해 살펴보자. 성인여성의 정상 빈혈수치는 12정도이다. 12미만일 때 빈혈이라 진단하게 되는데 10이하로 떨어지면 피로감, 숨이 차고, 현기증과 어지럼증이 같이 올 수 있다. 평소 생리양이 많은 여성분들도 빈혈검사를 한번 해보시길 권한다. 철분수치 검사도 해서 철분이 부족하면 철분제를 꼭 섭취하도록 한다. 남성의 경우 13.5이상이 정상, 11이하로 내려가면 빈혈증상이 나타난다. 남자들의 경우는 체내 출혈이 있는지 반드시 검사해봐야 한다. 그 밖에 우울증이나 불안증과 같은 신경 정신 질환으로 피로감이 올 수도 있다. 우울증이 심한 분들은 거의 대부분 심한 피로감을 느낀다. 앞서 언급한 수면, 음식, 운동으로 피로감이 해결되지 않는다면 반드시 주치의와 상담을 해보시길 권한다.
문의 (213)480-77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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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진 /가정의학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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