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부터 71년전, 1948년 5월31일은 그해 5월 10일 대한민국 역사상 최초의 총선에서 당선된 198명의 국회의원들이 제헌국회를 개최한 날이다. 이 날 제헌국회 개원식에서 이승만 임시 국회의장은 감리교목사인 이윤영 의원에게 개원기도를 부탁했다. 이윤영 의원이 하나님께 드린 기도내용은 우리조국을 일제압박에서 해방해 주심을 감사하고, 분단된 조국을 회복해 주실 것을 간구하며, 새로 출범하는 대한민국이 자손 대대로 번영함을 기원하는 것이었다.
이 기도로 시작한 제헌국회는 대한민국 헌법을 제정하고 이 헌법에 따라 그 해 7월 20일에 이승만 의원을 초대 대통령으로 선출하여, 8월 15일에 대한민국이 출범했다. 그 당시 한국 기독교인 수가 전체 인구의 1% 정도에 불과하였고, 불교와 유교가 지배적 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제헌 국회가 기도로 시작하였고 기독교인들이 건국의 주역을 맡았다는 것은 놀랄만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러한 대한민국의 기독교화 배경에는 아래와 같은 사연이 있었다.
첫째, 구한 말 청나라, 러시아와 일본이 조선반도를 지배하기 위해 패권전쟁을 벌이고 있을 때 조선왕조는 그동안 고집 해오던 쇄국정책을 포기하고, 1882년에 조미수호 조약을 체결했다. 이 시기를 계기로 알렌, 아펜젤러, 언더우드와 같은 선교사들이 대거 조선에 파송되어 교육, 의료와 문화사업을 포함한 선교활동을 펼쳤다. 그리고 앞으로 한반도를 이끌어 나갈 지도자를 양성하기 위해 이승만, 조병옥, 백낙준, 김활란과 같은 젊은이들을 해외에 유학시켰다.
기독교 문헌에 따르면 1884-1934년간에 천명 이상의 선교사들이 조선에 파송 되었으며, 4천개의 교회가 세워졌고 50여만명이 교인으로 등록하였다고 한다. 일본은 1910년 조일합병 후에도 선교활동을 허용했지만 1940년 미일전쟁 발생후 선교사들을 강제 추방시켰다.
둘째, 해방후 한반도는 남북으로 분단되어, 이북은 소련이 김일성을 내세워 공산주의 독재체제를 시작했고 미국은 남한에서 자유 민주주의를 추구하는 미군정(1985-1948)을 수립하고 존 R. 하지 장군을 군정사령관으로 임명했다. 이에 따라 추방 되었던 선교사들과 다른 많은 선교사들이 한반도로 파송되었다. 그 결과 1945년에 십여명 이었던 선교사들이 1949년에는 거의 2천명으로 증가하게 되었다. 그리고 한국으로 다시 돌아온 선교사와 그의 가족들이 미군정 여러 부서에 고용되어 남한을 재건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
셋째, 하지 장군은 이승만과 김구와 같은 독립운동가들을 중심으로 민주의회를 조직했고 그의 보좌관 George Z. Williams(한국명 유광복)에게 미군정 업무를 수행할 한인 지도자들을 선출할 것을 부탁했다. 유광복 보좌관은 1906년 인천에서 선교사 프랭클린과 앨리스 윌리엄스 부부의 아들로 태어나 아버지가 설립한 공주 영명학교에서 소학교와 중학교를 졸업한 후 미국으로 귀국해서 의과 대학을 마친후, 의대 교수로 활약하다 2차대전 발생시 해군 군의관으로 임관되어 1945년에 한국으로 다시 온 사람이었다.
그는 어머니 앨리스 윌리엄스의 도움으로 48명의 기독교 신자를 포함한 50명의 한인 지도자들을 발탁하여 미군정 각 부서에서 요직을 맡게 했다는 비사가 있다. 그는 1994년에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은 후 여동생 올리브 윌리엄스 묘가 있는 공주 영명동산에 안장되었다.
마지막으로, 해방후 북한은 무신론적 독재 체제를 추구하였기 때문에, 이러한 무신론 독재 체제를 거부하는 이 윤영 목사를 포함한 많은 기독교 신자들이 대거로 월남하여 교회와 학교를 설립하게 되었다. 그 당시 남한에서는 박헌영의 남로당 공산세력, 이승만의 자유 민주주의 세력, 여운형과 김구의 중도세력들간에 치열한 갈등이 발생하고 있었다.
이 때 미국은 한국의 기독교화를 소련의 공산주의 확산정책을 억제할 수 있는 무기로 간주하고 이승만의 민주, 자유정권을 적극적으로 후원했다. 이러한 대미관계는 6.25 전쟁때도 미국과 UN군이 한국을 방위하게 만들었으며, 그 후에도 굳건한 한미동맹으로 국가의 생존과 안보를 지키게 하여왔다.
대한민국은 하나님의 섭리에 따라 자유민주주의를 추구하고 있으나, 정치적 분열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북한은 김씨 독재세습제도를 유지하며 남한을 위협하고 있고, 남한 내에는 민족공조를 내세워, 극과 극의 정치체제를 무시하고 통일하거나 연방제로 공존하자는 좌파세력과 한미동맹을 강화하여 자유민주주의 수호하자는 보수세력들 간의 갈등이 지속되고 있다.
문제는 극과 극의 정치체제가 평화적으로 공존한다는 것은 하나의 소망일 뿐이지 현실성이 없다는데 있다. 극과 극의 갈등을 해소하려면 한편이 굴복하거나, 전쟁으로 패망하든가, 아니면 자체적으로 붕괴되어야 하는 것이 힘의 원리이며, 역사적인 교훈이다.
앞으로 조국 대한민국이 어디로 어떻게 갈것인지 고심되나, 긍극적으로는 하나님의 깊은 섭리에 따라 대한민국의 역사가 이루어져 갈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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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계훈 국제경영전략 명예교수, 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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