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절에 스리랑카에서 저질러진 가톨릭 교회들과 고급호텔들에 대한 동시다발적 테러행위로 무려 350명 이상이 죽고 몇백명이 부상을 당한 배후에는 IS가 있다는게 스리랑카 정부의 발표다. IS와 스리랑카의 이슬람계 테러그룹들은 또한 이번 사건이 지난달 백인우월주의자가 뉴질랜드의 두 회교사원에서 50명의 회교도들을 살해한데 대한 보복이라고 밝혔다. 한 때는 시리아와 이라크 땅에 큰 영토를 차지하고 있던 IS “잠칭국가”가 설 땅이 없어진 정도로 궤멸되었지만 IS의 사상을 신봉하는 자들의 파괴력은 계속된다는 증거라서 여러 나라들이 긴장할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데이빗 이그내셔스는 워싱턴포스트의 안보전문 칼럼니스트다. 때마침 그가 23일에 미국평화연구소(USIP) 주최로 “허약한 국가들에서 과격주의를 예방하는 새 접근방법”이라는 USIP의 보고서 발표를 둘러싼 회의를 주재했다. 그 회의에서 2001년 9.11(진상조사 위원회)위원장을 지냈고 이번 보고서를 준비한 팀을 지휘한 전 뉴저지주 주지사 톰 킨의 발표가 있었다.
킨은 미국 정부가 9.11 테러 주동자 알카에다의 수괴들을 다 처치했지만 테러의 근본적인 원인들을 규명하여 대책을 세우는 데는 미흡 했다고 주장한다. “(미국의 테러)보복에 대한 초점은 필요하지만 충분하지도 효율적”이 아니라는 주장이다. 2001년 이래 테러에 대한 전쟁은 1만명의 미국인 생명을 앗아갔고 5만명의 부상자들을 양산했을 뿐 아니라 1조7,000억 달러나 소진했다는 계산이다. 그 이상 감당할 수 없는 실정일 뿐 아니라 나라 전체가 테러피곤증에 빠진거나 마찬가지“라고 이그내셔스는 탄식한다. 그러면 대안이 무엇인가? 허약한 나라들이 붕괴되어 테러리즘의 안식처가 되지 않도록 하는 것인데 시간이 많이 걸리고 인기가 없다는게 문제란다. 즉 허약한 나라들이 무너지지 않도록 정치와 경제발전을 도와 사회정의가 어느정도 확립되게 함으로써 젊은이들이 직장을 잡을 수 있어 테러집단에 가입하고자 하는 유혹을 받지 않게 한다는 것이니까 장기적인 투자인 셈이다.
“우리는 여기서 민주주의를 강요하거나 중동지역과 아프리카를 스위스처럼 만든다는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식량, 식수, 공평한 제도, 그리고 웬만한 통치제도를 말한다”고 이그내셔스는 부연한다. 그리고 그 일은 미국 혼자서 하고 싶어도 할 수 없고 다른 선진국들의 참여가 필요하지만 미국이 불가결한 파트너라는게 그의 주장이다.
그는 미국이 테러 피곤증에 걸려있는 것은 사실이고 허약한 정부들을 보강하는 작업이 군인들에게 훈장을 가져오거나 정치인들의 재선을 도우며 비즈니스 수뇌들을 부자로 만든게 아니기 때문에 우선 순위의 최하위에 속한다고 지적한다. 또 하나의 문제는 이 전략의 주무당국이 연방정부기관 중 현재로 가장 적은 예산만 받고 제대로 활용되자 않고 있는 국무부라는 사실이란다.
이그내셔스의 칼럼을 읽고 나서 좀 더 공평하고 안정되었으며 잘 사는 사회를 중동이나 기타 개발도상국들에 이룩하도록 돕는다는 것이 얼마나 부지하세월(不知何歲月)의 어려운 주문인가라는 비관적인 반응을 나타내는 사람들이 적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종교 과격테러분자들의 타종교들에 대한 테러가 잇달아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때로는 국민들 전체를 보호해야 마땅한 정부군 자체가 소수민족이나 소수종교에 대한 폭력행사에 앞장서는 경우마저 있다. 오래전에 미얀마에서 반 군사독재와 민주화 운동으로 노벨평화상을 받은바 있었던 아웅산 수치 여사가 거의 국가수반격으로 군부와 연합정부를 형성하고 있는 현재에 (불교가 주종교인) 버마군인들이 회교도들인 로힝야 소수민족들을 버마에서 쫓아내는 과정에서 저지르는 살인, 방화, 약탈을 변명하고 나서는 것을 생각해보자. 종교간의 갈등으로 벌어지는 테러행위와 보복이 얼마나 고치기 어려운가를 짐작할 수 있다.
타인종, 타종교에 대한 증오심과 자기가 속한 인종이나 종교의 우월성을 맹신하다 보면 최악의 경우 나치독일의 타인종 집단 말살을 모델로 하는 신 나치가 출현한다. 지난달 뉴질랜드의 테러범이 바로 그렇다. 개인적으로도 백인우월주의 신봉자인 보안고나의 아들이 흑인교회 셋을 불사르면서 만족을 느끼니까 정상이 아니다. 소위 문명의 충돌이 있을 것인가를 우려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을 것이다. 세상은 어디로 가고 있는가?
(301) 622-6600
<
남선우 변호사, 메릴랜드>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