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4월 27일,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정상회담의 결과로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한 판문점 선언’에 서명한 뒤 공동 발표하였다.
전 세계는 곧 전쟁이 날 것같이 서로 간 핏대를 세우던 남과 북이 판문점에서 만나는 상황을 지켜봤고, 남북한 전 국민과 인민들은 판문점의 기적을 떨리는 가슴으로 지켜보았다. 70년 넘게 우리를 짓 눌러왔던 분단의 장벽이 무너지고, 새로운 시대를 알리는 우렁찬 함성이 터져 나왔다. 판문점 선언 이후 남과 북은 평화와 통일, 화합과 연대로 불리는 새로운 시대로 힘차게 출발하였다.
분단의 상징이었던 판문점이 평화와 통일, 번영의 시작점이 되었던 것이다. 돌아 보건대 2018년은 한반도에서의 전쟁 위협을 없애고 평화로의 진입을 이룬 원년이었다. 과거의 안보가 누가 더 많고, 좋은 무기를 가질 것인가에 달려 있어, 서로를 죽이는 치킨 게임의 양상이었다면 2018년 판문점 선언 이후 남북은 평화를 만들어 가는 공세적 의미의 안보 전략을 통해 새로운 한반도 평화시대의 첫 걸음을 내딛은 것이다.
판문점선언은 6.15남북공동선언에 이어 한반도 평화의 길로 가는 새로운 이정표이다. 2018년 4월 27일, 남북 정상은 새로운 남북관계와 한반도 평화를 가져올 ‘판문점선언’에 합의했다. 판문점선언은 △남북관계의 전면적·획기적 발전 △군사적 긴장완화와 상호 불가침 합의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및 평화체제 구축의 내용을 담고 있다. 이 선언 이후 남과 북은 활발한 교류협력의 시대를 다시 열었다.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의 문제를 가지고 남북 정상은 다시 판문점에서 만났고, 북미 정상은 정전 이후 처음으로 싱가포르에서 정상회담을 성사 시켰다.
어찌 보면 만남 그 자체 이외 뭐가 있는가 라고 애써 사실을 폄하시키려는 말도 나오지만, 이 시기 가장 중요한 것은 남과 북과 미국의 신뢰를 만드는 것이었다. “첫술에 배부르랴”, 신뢰가 없이는 70년 전쟁을 통한 대립과 대결 그리고 서로를 인정하지 못하는 뒤틀어진 관계를 회복하기 힘들다. 비핵화도, 한반도 평화도 어려운 것 같지만 서로가 신뢰하고 믿음을 가질 때에는 하루아침에도 풀릴 수 있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전쟁은 근본적 차원에서 인간의 생명, 안전, 행복을 박탈한다. 그렇다면 상식적으로 보아 “전쟁의 참화로부터 보호받을 권리가 인권의 맨 앞자리에 오는 게 당연하다.” 우리가 평화를 요구할 권리, 즉 ‘평화권’은 가중 중요하면서 시급한 인간의 권리인 것이다.
한일 간의 풀리지 않는 역사문제 그 중심에는 전쟁의 참상이 있다. 남북 간의 불신과 대립의 역사 그 한복판에 한국전쟁이 있다. 북미 간 불신과 대립에도 바로 전쟁의 역사가 존재하고 있다. 전쟁은 이처럼 사람과 사람, 나라와 나라의 정상적인 관계를 막고 철벽처럼 서 있는 것이다.
그러한 전쟁의 위협으로 부터 해방은 바로 평화를 만들어 나가는 적극적인 안보전략에서부터 시작한다. 판문점 남북 정상회담과 판문점 선언이 바로 그러한 적극적인 안보, 전략적인 평화 정책의 시작이었다. 우리는 주변 강대국에 대해 염려하고 그들의 움직임에 촉각을 세우며 주시한다. 물론 필요하다. 독불장군 없듯이 글로벌 시대에 주변 힘센 나라들의 지지를 받아내는 전략은 반드시 필요하다. 허나 그것이 전부는 아니다. 그들은 그들의 이익에 따라 한반도 정세에 주판알을 튕기고 있다. 마찬가지로 우리는 우리 민족의 100년 대계를 위해 우리의 셈법으로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통일의 과제를 바라보아야만 한다. 당장 비굴해 보여도 더 많은 것을 가져올 수 있다면 참아야 한다. 미국과 중국, 러시아와 일본이라는 주변 나라들에 휘둘리지 않고 우리의 분명한 방향과 목표를 가지고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차근차근 진행해 나가야 한다.
70년 분단과 대립을 겪고 더더욱 판문점 선언 이전의 전쟁적 상황을 기억해 본다면 지금 한반도는- 나름 불안한 구석이 있지만 그 방향은 분명히 평화로 가는 길이다. 힘이 센 나라가 결코 힘이 약한 나라를 거저 봐준 적이 없는 것이 역사이다. 일본 식민지 역사를 통해 우리가 배울 것이 있다면 내 스스로 일어서지 않으면 결코 외교에 친구는 없다는 사실이다. 판문점 선언이 평화로 가는 길이라면 어떤 난관이 와도 그 길을 우직하게 실천해 나가는 것이 우리 민족의 평화권리를 지켜내는 것이다.
판문점 선언 1년을 맞이하며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는 우리 선조들의 가르침을 다시 기억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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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수 워싱턴 민주평통 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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