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진 /가정의학과 전문의
“You are what you eat”이란 말을 한 번쯤 들어보셨을 것이다. 가지고 태어난 유전적인 정보는 바꿀 수 없지만 우리가 먹는 음식에 따라 내 몸의 건강을 지킬 수도 혹은 망칠 수도 있다. 한국 환자들 중에 만성적인 소화불량 또는 속쓰림 증상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하루 아침에 생기는 것이 아니라 오랜 기간 계속해온 식습관으로 인해 생기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건강한 식습관이라고 하면 과일 채소를 많이 먹는 것이 먼저 떠오르지만 사실상 그렇게 간단한 문제만은 아니다. 섭취해야 할 음식도 물론 잘 챙겨야 하지만 피해야 할 음식들을 반드시 피해야 하고, 평상시 소화기관의 건강을 해칠 수 있는 습관적인 행동들 또한 조심해야 한다.
그렇다면 무엇을 섭취하고 무엇을 멀리해야 하는지 짚어보도록 하겠다. 가장 먼저 체크해 볼 점은 매 끼니 식사때마다 식이섬유가 있는 생야채를 충분히 먹고 있는가 이다. 식이섬유 중에서도 수용성 식이섬유(soluble fiber)를 섭취하면 우리 몸안에 나쁜 콜레스테롤을 배출시켜주고 혈당수치가 올리가는 걸 방지해서 당뇨를 예방하는데 도움이 된다. 밥 힘으로 산다는 한국인들이 좋아하는 흰쌀밥에는 이러한 식이섬유도 없고 건강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오히려 흰쌀밥 한 그릇을 먹으면 설탕 한 그릇 퍼먹는 것과 다름이 없다. 흰쌀밥을 주로 드셔왔다면 지금이라도 콩을 넣은 잡곡 현미밥으로 바꿔야 한다. 콩에 들어있는 수용성 식이섬유가 당뇨를 예방해줄 뿐 아니라 포만감을 주어서 식사량을 조금 덜 먹어도 배가 부르게 한다.
흰쌀밥 만큼이나 찌개나 국을 좋아하는 한국인의 식단 또한 문제인데, 물론 건강한 탕이나 국도 있지만 대부분의 국이나 찌개는 염분 함량이 지나치게 높다. 특히 된장찌개는 염분을 과다하게 섭취하게 만드는데 염분 섭취량이 많아지만 혈압이 바로 올라가게 된다. 하루종일 짠 음식을 먹고 저녁에 혈압을 재보면 아침보다 혈압이 확연히 오르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또한 염분 섭취가 많아지면 위암 발병률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한편 한국인의 식단에 빼 놓을 수 없는 김치는 매우 건강한 음식이다. 우리 몸에 필요한 유산균과 비타민 무기질이 골고루 들어있고, 위염이나 위궤양과 같은 소화기 질환을 유발하는 헬리코박터균을 예방해주기 때문이다.
한국인들의 고쳐야 할 식습관중에 하나가 반찬이나 찌개 등을 따로 덜지 않고 다같이 나눠먹는 것인데, 이로 인해 헬리코박터파이로리균이 쉽게 옮겨가고 더 나아가 한국인의 위암 발생률을 높인다. 최근 연구에 의하면, 헬리코박터 균을 투여한 쥐들 중 한 그룹에 36주간 김치국물을 주사했더니, 24주 정도에 다른 그룹의 쥐들에 비해 위염이나 위가 헐거나 하는 증상들이 대부분 호전되었다고 한다. 김치가 헬리코박터균을 억제해준다고 보면 결과적으로 위암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고 볼 수 있다. 김치 뿐 아니라 대부분의 신선한 채소들에는 항산화물질을 다량 포함하고 있어서 암을 예방하는데 도움이 된다. 하지만 김치에도 염분 함량이 많으므로 먹는 양과 간을 잘 조절해야 하고 유산균제품을 섭취한다면 파우더나 요거트로 섭취하는 것이 좋다.
멀리 해야 할 음식으로 짠 음식 뿐 아니라 훈제 또는 그을린 음식(smoked food) 또한 매우 위험하다. 고기를 훈제하게 되면 고기 단백질의 화학적 구성이 발암물질로 바뀌게 된다. 고기를 구울 때 태우거나 연기가 많이 발생하는 방법을 피해야 한다. 그 밖에 토마토, 초콜릿, 양파, 마늘, 술, 커피, 오렌지, 레몬, 민트와 같이 산이 많은 음식들을 피하고 저녁식사 이후 적어도 세 시간이 지난 후 침대에 눕도록 한다. 그리고 반드시 꾸준히 운동을 하여 소화기관이 잘 움직이게 도와주고, 하루 8컵 이상의 충분한 물을 마시도록 한다. 자동차에 엔진오일이 필요하듯 우리 몸은 물을 충분히 마셔야 온몸의 순환이 잘 이루어진다.
오늘부터 반드시 금연하시고 식사마다 과일 채소를 충분히, 흰쌀 대신 콩이 든 잡곡현미밥을, 찌개나 국 종류, 훈제고기등을 피하고 김치와 충분한 물을 드시길 권한다. 문의 (213)480-77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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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진 /가정의학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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