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깨통증 질환 구별법, 오십견·어깨충돌증후군, 석회성 건염 등 주요 원인
▶ 컴퓨터모니터 높이 조절 등, 바른 자세 취하는 게 중요, ‘어깨 으쓱, 가슴 쫙’ 운동을
하루 300번 이상 움직이는 어깨 관절을 스트레칭만 잘 해도 성인의 60%가 겪고 있는 어깨 통증 질환을 상당히 예방할 수 있다.
“밤마다 찾아오는 날카로운 어깨 통증 때문에 잠을 제대로 잘 수 없어요.” 이 같은 호소를 하는 이가 많아졌다. 이 같은 어깨 통증 환자가 벌써 200만명을 훌쩍 넘겼다. 2010년 161만5,371명에서 2017년 217만5,980명으로 7년 새 34%나 증가했다. 게다가 제대로 치료하지 않아 3개월 이상 재활에 매달리는 사람도 적지 않다.
어깨 관절은 관절막과 회전근개 근육, 삼각근 등 3겹으로 싸여 있는데 관절막이 말랑말랑하게 잘 늘어나고, 회전근개 근육과 삼각근 근육은 서로 균형을 이뤄야 통증 없이 팔을 잘 쓸 수 있다. 어깨 통증을 일으키는 주범은 동결견, 어깨충돌증후군, 회전근개 파열, 석회성 건염 등 4가지다. 3월 마지막 주(25~30일)는 대한견주관절학회가 정한 ‘어깨 주간’이다.
◇‘얼어붙은 어깨’ 동결견, 염증치료ㆍ운동으로 완치
‘얼어붙은 어깨’란 뜻인 동결견(凍結肩ㆍFrozen shoulder)은 50대에 많이 나타나기에 오십견(五十肩)이라고 불린다. 어깨 관절을 둘러 싼 주머니인 관절낭이 노화되면서 염증이 생기고 주변에 들러 붙어 굳는 병이다.
처음에는 어깨를 움직일 때 통증이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통증과 함께 관절 운동 범위도 줄어든다. 통증은 시간이 지나면 감소하지만 어깨의 운동 범위는 크게 줄어 멀리 있는 반찬도 젓가락으로 집기조차 어려워진다.
팔을 머리 위로 잘 올리지 못하고 뒷짐 지는 동작을 할 수 없게 된다. 팔을 억지로 올리거나 돌리면 어깨 전체가 자지러지게 아프고 잠을 설칠 정도다. 관절이 굳으면서 어깨가 아플 뿐 아니라 팔을 강제로 올리려 해도 일정 수준 이상 올라가지 않는다.
자연히 낫기도 하지만 6개월 이상 지속되면 관절을 풀어주는 치료를 받아야 한다. 조남수 강동경희대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오십견은 수술할 필요가 거의 없다”며 “대부분 염증 치료와 환자 스스로 가정에서 스트레칭하는 운동치료로 6주 이내 많이 호전된다”고 했다.
◇어깨충돌증후군, 90도 각도에서 통증 생겨
어깨충돌증후군은 어깨를 덮고 있는 견봉(肩峯ㆍ어깨뼈 뒤쪽 끝부분)과 상완골(팔뼈) 사이가 좁아져 어깨를 움직일 때마다 뼈와 근육이 부딪쳐 염증이 생기는 병이다.
팔을 들고 반복적으로 움직이거나 어깨를 많이 사용해 어깨 힘줄이 퇴행돼 발생한다. 일반적으로 관절 범위의 제한은 없다. 팔을 70~100도 정도 밖으로 벌였을 때 통증이 생긴다. 이 각도의 아래나 위로 들면 통증이 사라지는 게 전형적인 증상이다. 모든 각도에서 팔을 들지 못하는 동결견과 구별된다. 조기 발견해 어깨를 덜 쓰거나 간단한 운동으로 치료할 수 있다. 어깨충돌증후군을 방치하면 힘줄에 무리가 돼 회전근개 파열로 이어질 수 있다.
◇회전근개 파열, 심하면 인공관절수술해야
회전근개(回轉筋蓋) 파열은 어깨 관절 주위를 덮고 있는 힘줄인 회전근개(어깨 힘줄, 극상근, 극하근, 견갑하근, 소원근)가 찢어지는 병이다.
대부분 어깨를 과도하게 사용하면서 4개의 힘줄이 파열, 특히 극상근이 많이 파열되면서 생긴다. 처음엔 팔을 들 수 없을 정도로 아프다가 점점 완화된다. 나이 들면서 서서히 발생한다. 또 근력이 약해지지 않는 오십견과 달리 근력이 떨어져 가방이나 장바구니도 들기 어렵다. 40대 전후에 나타나 고령일수록 더 많다. 어깨를 무리하게 쓰거나, 배드민턴 수영 야구 테니스 등 운동하다가 생기기 쉽다.
회전근개가 파열되면 저절로 호전되지 않고 점점 더 크게 힘줄이 파열돼 봉합하기 어렵게 된다. 정웅교 고려대 안암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회전근개 파열이 커지면 봉합해도 재발 위험이 높고, 봉합할 단계를 넘어서면 인공관절수술을 받아야 하는 상황까지 갈 수 있는 만큼 어깨 통증이 생기면 가볍게 여기지 말고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고 했다.
◇석회성 건염, 사무직 종사자에게 많아
석회성 건염은 어깨 힘줄이나 인대의 퇴행성 손상 부위에 돌같이 딱딱한 칼슘(석회)이 쌓여 염증이 생기거나 굳어 통증을 일으키는 병이다.
외상이나 특정 움직임과 관계없이 아프며, 특별한 이벤트 없이 갑자기 응급실에 와야 할 정도로 극심하게 아프다. 동결견으로 오해하기 쉽다. 목까지 통증이 생기기도 해 목관절 이상으로 오인해 잘못된 치료를 받기도 한다.
30~50대, 주부나 사무직 종사자에게 주로 생긴다. 석회가 생기거나 흡수되면서 발생하는 염증이 통증의 주요 원인이지만, 석회를 100% 제거하는 것이 치료 목적은 아니며, 석회가 남아 있어도 아무런 증상 없이 생활할 수 있다. 박진영 네온정형외과 원장은 “회전근개파열이나 석회성 건염, 근막통증증후군, 감염ㆍ종양으로 인한 어깨 통증은 치료 시기를 놓치면 평생 팔을 쓰지 못할 수 있다”고 했다.
◇어깨 질환 어떻게 구별하나?
동결견(오십견)은 다른 사람이 어깨를 움직이기 위해 아무리 노력해도 어깨가 굳어 움직이지 않는다. 어깨를 움직일 때 모든 방향에서 통증이 생기면 이를 의심해야 한다.
충돌증후군과 회전근개 파열은 앞으로 팔을 들 때 어깨 높이에서 통증이 심해지는 특징이 있다. 또 손으로 등을 만지려고 뒤로 돌려도 통증이 심해진다. 석회성 건염은 어깨 움직임과 관계없이 지속적으로 통증이 생긴다.
박진영 원장은 “어깨 관절은 유연성과 안정성을 같이 유지해야 하는 관절”이라며 “관절을 한쪽 방향으로만 너무 쓰거나, 삼각근만 너무 튼튼하게 만들면 근육 안정성이 깨져 병이 발생하기 쉽다”고 했다. 평소 관절이 여러 방향으로 잘 움직이도록 스트레칭을 잘해 통증 없는 어깨 관절을 만들어야 한다.
어깨 건강을 어떻게 지킬까. 정웅교 교수는 “평소 바른 자세를 취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굽은 어깨와 가슴을 펴 둥근 어깨, 거북목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어깨를 위로 올린 뒤 가슴이 넓어지게 해 등 뒤의 양 견갑골(날개뼈) 안쪽이 서로 부딪힐 정도로 모으는 ‘어깨 으쓱, 가슴 쫙 펴기’ 운동이 좋다. 한 번에 5초 이상 이 자세를 유지해야 견갑골 주위 근육이 강화돼 앉거나 설 때도 좋은 자세를 유지할 수 있다. 컴퓨터 모니터와 자판을 높이만 잘 조절해도 어깨 통증을 줄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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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대익 의학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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