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칼럼에서는 홍삼의 유래와 ‘1. (탕전했을 경우엔) 홍삼보다 인삼이 더 낫다’에 대하여 언급하였다. 이번 칼럼에서는 다음을 다루려 한다.
2. 홍삼을 먹어도 소용없는 사람이 있다 : 2007년 9월 12일에 KBS1 TV에서 방영된 생로병사의 비밀(내 몸의 면역력을 깨워라! “인삼”편)에서는 인삼의 효과를 설명하면서 흥미로운 실험을 하나 했다. 인삼의 유효성분으로 알려진 사포닌이 체내에서 얼마나 잘 흡수될까 실험을 하였는데, 참가자 10명 중 3명은 흡수가 잘 되었지만, 5명은 흡수가 조금 되고, 2명은 흡수가 거의 되지 않았다. 제대로 효과를 본 사람은 10명 중 3명 뿐이었다. 얼마전 한의원에 내원했던 한 남성도 홍삼 제품을 복용했다고 하는데, “효과가 느껴지지 않았음에도 그냥 먹었다”고 하였다. 이 경우에는 홍삼의 유효성분을 흡수하지 못하면서 홍삼 제품에 들어간 첨가물만 먹은 셈이 된 것이다. 한의사의 입장에서 볼 때도 인삼(홍삼)은 정말 좋은 약이지만, 인삼을 써서 잘 들을 사람과 증상을 구별해서 처방을 한다.
아무리 좋은 약이라 하더라도 몸에서 받아들이지 못할 상황, 몸에 필요가 없는 상황에 써서는 효과를 보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구분할 필요 없이 좋은 효과를 본다면 진작에 한약의 전문가인 한의사들이 이미 몸에 좋다는 약재들을 다 섞어서 가칭 ‘만병통치건강탕’으로 만들어 처방하고 있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그렇게 할 수 없었던 이유는 사람에 따라, 증상에 따라 치료를 위해 필요한 한약이 다르기 때문이다.
한의사들이 매일 고민하는 것이 ‘이 사람에는, 이 증상에는 어떤 약이 더 효과가 좋을까?’이다. 한의사는 사람과 증상에 맞는 한약을 선택, 배합하여 처방하는 한약의 전문가이다.
3. 홍삼 부작용, 당연히 있다 : 누구에게서 나왔는지도 모르는, ‘홍삼은 체질 불문하고 누구에게나 잘 맞는다’는 어이없는 얘기가 많이 퍼져있다. 그런데 상식적으로 생각해봤을 때 누구에게나 ‘몸에 잘 맞는 것’은 우리가 일상적으로 먹는 담담한 맛의 밥과 반찬 외에는 없다고 보는 게 맞다. 몸이 춥고 으슬으슬할 때는 얼큰한 맛의 음식을 먹어서 몸이 따뜻해지게 하고 땀을 살짝 내면 풀리겠지만, 위염이 있는 상태에서 얼큰한 것을 먹으면 속만 쓰린 이치이다.
우리가 ‘약’이 된다고 하여 ‘약효’를 기대하고 먹는 것들은 내 몸에 잘 맞으면 몸에 좋을 수도 있고, 내 몸에 잘 안 맞으면 몸에 나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홍삼의 경우 당뇨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결과도 있지만, 홍삼 제품을 먹고 당뇨가 악화된 분 또한 자주 본다. (홍삼 자체가 몸에 맞지 않기 때문인지, 홍삼 제품에 들어간 식품첨가물 때문인지는 불분명하다.)
홍삼으로 이해하기가 어렵다면 ‘포도주(와인)가 심혈관 질환 예방에 도움을 준다’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고 해서 포도주를 매일 먹는 게 우리 몸에 정말 유익할까? 심혈관 질환 예방에는 도움을 줄 수 있을지는 몰라도 소량이라도 장기간 매일 포도주를 음용하시게 되면 알콜중독이 될 수도 있다. 주위의 누군가가 먹고 좋았다고 하여 그것이 나에게도 똑같이 적용된다는 걸 보장하지는 않는다. 그래서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한 것이다. ‘내 몸에 맞는 약, 내 몸에 좋은 약’은 한약에 대한 전문가인 한의사의 진찰을 받은 뒤 처방받아 드시는 게 궁극적으로 건강에 도움이 될 것이다.
홍삼은 우선 체질을 정확히 판별을 하여 사용해야 하며, 홍삼이 안 맞는 타입에 내가 속하지는 않는지 반드시 전문한의사의 진료상담을 받아보아야 한다. 실례로, 필자가 경희의료원 부속한방병원에서 한방순환신경내과 레지던트를 지내던 시절, 한방병원의 6층 전체가 홍삼병동이라고 불릴 정도로, 거의 모든 환자 분들이 공통적으로 본인 체질, 증상에 맞지 않은데 홍삼을 몇년 심지어는 몇십년씩 장기복용하여 중풍으로 입원해서 그렇게 불렸었다. 대부분 가족, 친지 분들이 큰 돈 주고 명절때마다 선물로 홍삼을 주셔서 아까워서 장기복용을 했었던 것인데, 본인 몸에 맞지 않는 약을 먹을 때는 그것이 약이 아니라 독이 될 수 있음을 심각하게 고려해야 한다. 홍삼은 몸에 맞지 않을 경우 지나친 열을 발생시켜 고혈압, 두통, 안구건조, 상열감 심지어는 중풍으로도 이어질 수 있는 것이다.
아무리 좋은 약이라도 내 몸에 맞아야 한다. 내 몸에 맞는 한약, 한의원에서 제대로 처방 받으시길 권해드린다.
문의 (703)907-92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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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형식 <경희바울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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