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의 정치운명이 여자들과의 포옹사진들 때문에 바람 앞의 촛불 격이 되고 있다, 오바마의 부통령을 하기 전 30년 이상 델라웨어 주 출신 연방상원의원이었던 바이든이었다. 그가 2020년 대선에 도전할 것이 확실해 보였고 20여명이나 되는 민주당 예상후보들 중 가장 트럼프를 이길 수 있다고 점쳐졌던 것이 네바다 한 여성 정치인의 회고 때문에 뒤죽박죽이 된 상태다. 루시 풀로레스는 2014년 네바다 부지사로 출마했을 때 바이든 부통령의 지지를 받은 바 있었는데 바이든이 갑자기 자기 어깨에 두 손을 얹고 자기의 머리 냄새를 맡다가 머리통 뒤에 키스하는 바람에 당황했었다고 술회했다. 물론 성적 희롱이나 폭력은 아니지만 평소부터 가까운 사이도 아닌데 부통령이 부당하게 자신의 개인고유영역을 침범한 것은 적절하지 못했다는 주장이다.
그러자 곳곳에서 바이든의 옛 사진들이 실리기 시작한다. 2015년 당시 애쉬톤 카터 국방장관 취임식 때 그의 부인 어께에 두 손을 얹고 한 쪽 귀에 속삭이는 바이든의 모습이 있는가 하면 2016년에 비행장에서 힐러리 클린턴을 영접하는 바이든의 두 손이 힐러리의 등허리를 휘감고 있는 장면도 있다. 공교롭게 바이든의 윗팔에 손을 얹고 있는 힐러리는 마지못해 응하는 듯 찌그러진 인상이다.
바이든은 자신이 여성들에게 부적절한 행동을 했다고 믿지는 않지만 “만약 내가 그렇게 했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 주장을 경청하겠다”고 자신을 변호한다. 그리고 카터 전 국방장관 부인은 자기 남편의 취임식 때 바이든이 자기 어께에 손을 얹어 놓은 것에 대해 큰일을 치루는 친구에게 대한 후원의 표시로 감사 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바이든의 정치역정 자체가 ‘손의 촉감’을 투표권자들이나 후원자들의 지지를 도출하는 무기로 삼아 왔다는 게 정치평론가 들의 중평인 듯하다.
선거유세 때 지지자들에 의해 둘러싸이면 포옹이나 가벼운 키스로 응수하거나 애기들을 손으로 번쩍 들어 보이며 볼에 키스하는 식의 한국식 영어로 스킨십을 성공적으로 남들보다 많이 사용해온 사람이란 것이다.
그러나 2017년의 미투 운동 때문에 바이든의 포옹이나 키스가 새로운 해석과 의문에 직면하게 된 것 같다. 각계각층의 남자들이 여자들을 성폭력이나 성희롱의 대상물로 삼아 왔던 것이 폭로되어 가해자들이 좋은 자리에서 쫓겨났거나 사법절차의 심판을 기다리는 상황이기 때문에 악의 없이 표현되어온 바이든의 신체접촉 선거 정치활동이 새로운 조명을 받게 된 것이다.
민주당의 경선 후보자들은 바이든의 신체접촉 선거스타일이 미투 시대를 역행하는 악습(?)이라고 공공연히 비난은 못하면서도 자진해서 출마의 뜻을 거두기를 바라고 있다. 최선두를 달릴 것으로 예상되는 바이든이 탈락되어야 자신들에게 유리할 것임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바이든의 지지자들은 바이든의 친여성투표경력 등을 내세워 그야말로 트럼프를 이길 수 있는 사람임을 강조한다. 사실 세 번째 결혼 경력에다가 수많은 여자들과의 불륜관계가 드러난 트럼프에 비하면 바이든의 행적은 비구승에 가깝다고 보는 사람들도 많다.
특히 2016년 대선직전에 트럼프가 여배우들이나 다른 여성들의 치부에 손대는 것을 자랑스럽게 떠벌리는 TV의 한 연예프로그램의 녹화가 폭로되고 방영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성경을 믿는다는 소위 보수계 기독교인들이 대다수 트럼프에게 투표했다는 모순이 지적된다. 트럼프가 보수법조인들로 연방대법원의 결원을 채우기만 하면 그의 부도덕성을 눈감아준다는 이중성을 규탄하는 정치평론가들도 여럿 된다.
미국생활이 55년째 되는 나와 나의 아내는 미국문화적응에 아직도 익숙하지 못한 점이 많다. 그 중 하나가 포옹이나 키스다.
네 자식을 키우면서 뽀뽀해주고 포옹한 것 말고는 심지어는 가까운 친척들이나 친구들과도 포옹한 기억이 별로 없다.
한 예만 들면 내가 고등학교 1학년 때 경기여고 2년생 하나를 흠모하고 따라다닌 적이 있었다. 몇 십 년 후 그가 과부가 된 다음 우리 집을 방문했을 적에 식사하고 헤어지면서 나에게 다가와 포옹하고자 했을 때 내가 몇 걸음 물러서면서 응하지 않았다고 아내가 말해 준 다음에야 여자들과의 포옹은 무의식적으로 피하는 나의 습관이 고맙게 느껴진 경험이 있다. 어떤 때는 미국여자들이 포옹을 하기위해 다가올 때 손을 내밀어 악수로 때우고자 하면 잠시 동안은 어색한 분위기지만 그렇게 살아온 것을 어쩌랴. 고마운 것은 적어도 도덕적인 관점에서 아내와의 결혼서약을 지켜 온 것이 다른 여자와의 포옹이나 그와 비슷한 접촉행위를 피해온 덕택이라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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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나 바이든이나 여자만 보면 숫캐처럼 침을 질질 흘리는게 공통점 아니겠나. 그래도 트럼프는 결기라도 있지 바이든은 얼굴마담 역할 외에 뭐가 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