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서울 발 뉴스를 읽다 보면 온 나라가 성폭력과 관음증에 병들고 있다는 인상을 받게 된다. 보도에 의하면 강남의 버닝 썬(Burning Sun)이란 고급 클럽이 미모의 여성들을 무료로 입장시켜 내국인과 외국인 남자들과 동석하게 한 다음 샴페인에 ‘물뽕’이라고 불리우는 마약을 타먹여 정신을 잃게 한 다음 성행위나 성폭력을 저지르는 흉악한 범죄를 저지르게 한 혐의로 조사 받고 있다. 그에 더해 그 흉악범죄 행위들을 동영상으로 찍어 유포시키기 때문에 피해자들을 두 번 죽이는 것이나 마찬가지란다. 아이돌 그룹의 승리란 가수와 방송인으로 자주 인기프로에 나타나던 정준영이 조사를 받고 있는 이유다.

더군다나 버닝 썬의 얼굴 마담 격 이었던 승리의 통화기록을 보면 ‘경찰총장’이 그 클럽을 돌본다는 인상을 주는바 청와대에도 행정관으로도 근무했던 윤모 총경의 직위를 잘못 이해한 탓에 그렇게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

채널 A 보도에 따르면 정준영은 지난 21일 여성들과의 성관계를 몰래 촬영하고 유포한 혐의로 종로경찰서에 구속됐는데 유치장에서도 만화책을 보며 지낸다는 근황이 전해져 시민들의 공분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정 씨는 2015년부터 승리, 최종훈, 이종현 등이 있는 모바일 단체 대화방에서 직접 촬영한 성관계 영상들을 불법적으로 공유, 유포한 혐의를 받고 있는 바 약 10개월 사이에 피해자들이 10여명에 달하고 있다는 보도다. 구속 전 정준영은 포토라인에 서서 “저는 용서받을 수 없는 범죄를 저질렀다. 저에 대한 모든 혐의를 인정한다”는 사과문을 읽으면서 눈물까지 보였다는데 그가 2016년 몰래카메라 촬영 혐의로 피소 됐을 당시에도 기자회견 직전에 지인에게 “죄송한 척하고 오겠다”고 말했던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번에도 그의 회개 진정성이 의심받고 있는 모양이다.

미투 운동에서 극명하게 들어났던 것처럼 각계각층 ‘갑’의 지위에 있는 남자들이 ‘을’의 위치에 있는 여자들에게 성 상납을 요구하거나 성희롱을 자행하고 성폭력까지도 감행하는 사례들이 점점 증가되어온 게 최근의 추세였다. 심지어는 파사현정의 기치를 들고 있는 법조계와 언론계에도 그런 사람들이 더러 있고 보면 성도덕의 타락이 심각한 사회문제다. 문 대통령이 최근 버닝 썬 사건과 아울러 재조사를 해야 한다고 지적한 장자연과 김학의 사건이 그것을 잘 예시한다.

유명한 여배우이던 장자연 씨는 전속사 사장의 명령에 따라 저명인사들의 술자리에 불려다니고 성상납의 강요, 심지어는 자기 어머니의 제삿날 까지도 술시중에 응해야 했던 처지를 비관하고 몇 해 전에 자살했던 사람이다. C언론사의 사주집안 B사장이 그 중 한 사람이었다는 소문도 있었지만 그 조사가 완결되지 않은 채 파묻힌 것을 법무부 검찰 과거사 위원회가 목격증인 등을 다시 불러 진상을 밝히기로 한 것이다. C 사의 당시 연예담당기자도 조사대상이 될 모양이다.

김학의 사건은 이명박 대통령 때 법무부 차관으로 임명되었던 그가 어떤 건설업자의 뇌물을 받았었고 그 업자의 별장에서 여러 고위층과 더불어 섹스 파티에 참석했었다는 의혹을 말한다. 그때도 그 건설업자의 동영상이 있어 일부 정치인들이 사본을 받았었다는 설이 유력하다. 그러나 검찰과 경찰에서 조사하다가 청와대 민정수석실의 개입으로 조사가 종결됐었기에 재조사가 필요하다는게 과거사 위원회의 입장이다.

한국남자들의 관음증 현상도 큰 문제다. 흔히 ‘야동’이라고 애교있게(?) 표현하는 행위가 사실은 심각한 중독현상이 된다. 물론 인터넷 세상이 된 십수년사이에 거의 전 세계적인 풍조이지만 특히 한국에서 심각한 것으로 판단된다. 외신에도 보도되었지만 서울과 지방의 모텔방에 몰카가 설치되어 인터넷에 노출되었을 뿐 아니라 여러 나라에서 시청하는 고객들이 있었다는 것이다. 예술과 표현의 자유라는 이름으로 19금 영화들의 노골적인 성행위 장면들이 점점 극성을 부리는 현상이 화장실, 침실 등에도 파급되어 정말 개나 돼지들의 교접행위처럼 방영되고 있으니까 윤리와 도덕은 깡그리 내팽개처진 상황이다.

견물생심의 원칙은 관음증 환자들에게 그대로 적용된다. 부도덕한 것을 계속보면 따라하고 싶은 생각이 나게 마련이다. 특히 감수성이 높은 청소년들이 유혹을 받을 염려가 크다. 부모들이 아이들에게 인터넷 포르노의 위험성에 대해 강조하면서 자신들은 태연히 본다면 아이들도 포르노의 노예가 될 수 있다. 특히 미국에서는 젊은이들이 자기 성기 사진이나 성행위 장면을 미성년자에게 이메일로 보내는 것이 아동들에 대한 성범죄로 취급돼 처벌 받는다. 연방 하원의원 하나는 바로 그 죄목으로 연방감옥에서 몇 년을 보냈고 최근 출소한 후에도 성범죄자로 등록되는 신세의 나락으로 떨어져 있음을 기억하자. 관음증에서 해방되어야 성범죄와 성희롱을 예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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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선우 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