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1월 선거에 출마할 버지니아 주 페어팩스 카운티 교육위원 후보자들을 뽑기 위한 민주당 내 경쟁이 지금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페어팩스 카운티 민주당은 카운티 내 9개 지역구에서 각 1명 그리고 카운티 전체의 광역구에서 3명, 이렇게 모두 12명의 교육위원 후보자를 공식 인준 (Endorsement)한다.
페어팩스 카운티 주민들이 직선제 선거로 처음 교육위원들을 선출한 것이 1995년이다. 그 전까지는 카운티 수퍼바이저들이 교육위원들을 임명했다. 그러다가 주민투표를 통해 선거제로 바꾸게 되었다. 임기도 2년에서, 수퍼바이저들과 마찬가지로 4년으로 늘었다. 그래서 교육위원과 수퍼바이저 선거가 같이 치루어진다. 첫 선거가 치루어질 당시의 교육위원들의 정당 성향 분포는 공화당이 8명 그리고 민주당이 4명이었다. 그러나 선거 후에 그 분포가 정반대로 바뀌어 민주당 8명 그리고 공화당 4명이 되었다. 그 다음 선거에서는 공화당이 1석을 더 얻어 7대5가 되었으나, 현재는 민주당 10명 그리고 공화당 2명으로 민주당이 압도적으로 우세하다.
버지니아 주법에 교육위원 선거는 비정당 (non-partisan) 선거로 규정되어 있다. 그러나 정당이 공식 ‘인준’하는 후보를 정할 수는 있다. 정당 선거와 비정당 선거의 차이점은, 정당 선거의 당 후보자는 일반적으로 유권자들이 법률로 규정된 예비선거를 통해 선출하게 되는 반면, 비정당 선거 후보자들은 각 당의 자체 내규 절차로 정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는 것이다. 비정당 선거에서는 예비선거가 허용되지 않는다.
그러나 일단 정당의 공식 인준을 획득한 교육위원 후보자는 여느 정당 선거 후보자들과 마찬가지로 정당 조직으로부터 여러가지 도움을 받아 선거를 치를 수 있다. 정당에는 선거 운동에 관한 노하우 뿐 아니라 각종 정보와 자원 봉사자들이 있기에 정당의 지지를 받는게 선거에 중요함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사실 1995년부터 지금까지 6번의 교육위원 선거를 치루면서 민주당이나 공화당의 공식 인준 없이 출마해 당선된 후보자는 단 한 명도 없다. 소위 무소속이라고 할 수 있는 후보자가 가장 많이 받았던 득표수도 당선자가 얻은 표 수의 절반도 채 안되는 수준이었다.
광역 후보자들의 경우, 민주 공화 양당 사이에서 민주당의 인준을 확보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왜냐하면 지난 몇 번의 선거에서 나타난 것처럼 페어팩스 카운티는 전체적으로 정당 지지 분포에 있어 민주당 쪽으로 절대적으로 기울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민주당 내에서의 공식 인준 확보 경쟁이 11월의 본 선거 이상으로 중요하다. 민주당으로부터 공식 인준을 받기 원하는 후보자들은 일단 신청서를 제출하면서 만일 민주당으로부터 인준 획득에 실패하는 경우엔 11월 본 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는 각서를 제출해야 한다. 그래서 인준을 못 받는 경우, 11월 선거에 출마하지 못한다. 물론 법적으로 출마가 금지되는 것은 아니나 각서 내용을 어기는 경우, 현실적으로 선거에서 이길 가능성도 전무하지만, 정당으로부터 약속을 어긴 배신자로 낙인이 찍히게 된다.
페어팩스 카운티 민주당의 공식 인준 결정은 카운티 민주당원만 참여할 수 있다. 그리고 이번 당내 경선에서 투표권 행사가 가능한 당원이 될 수 있는 입당 마감일은 이미 지난 주에 끝났다. 그런데 이번에 민주당에 새로 입당한 당원수가 기존 당원수를 훨씬 능가해 버리는 사태가 벌어졌다. 과거에도 교육위원 후보자의 공식 인준을 결정하는 해에 당원 수가 좀 증가하는 현상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나 올해처럼 이렇게 급증한 적은 없었다. 가장 큰 원인은 광역 교육위원 자리에 처음으로 도전하는 후보자들이 자신들의 지지자들을 대거 입당시켰기 때문이다. 덕분에 이번에 광역 교육위원 자리에 다시 출마하는 나로선 힘겨운 경합을 벌이게 되었다.
이번에 당원 수가 예상을 훨씬 넘어 파격적인 수준으로 늘어나는 과정에서 페어팩스 카운티 민주당은 나름 바람직스럽지 않은 모습을 경험했다고 한다. 그래서 다음 선거 때부터는 공식 인준 결정 규칙에 대대적인 변화가 있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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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일룡 변호사 페어팩스 카운티 교육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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