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처드 코언 워싱턴포스트 칼럼니스트
내 나이 또래들이 즐겨하는 농담이 있다. 모든 만찬모임은 늘 오르간 독주회로 시작된다는 것이다 : 누가 쓸개를 제거했고, 누가 콩팥을 이식받았으며, 무릎 인공관절 수술을 받는 사람은 또 누구냐는 등 인체의 장기(organ)에 관한 이야기로 저녁모임을 시작한다는 다소 썰렁한 농담이다.
나이든 사람의 건강문제를 음반악기인 오르간과 장기가 동음이어라는 점에 착안해 자조적으로 꼬집은 우스갯소리다. 낮에 어떤 통증으로 고생하고, 밤에 잠은 제대로 자는지도 나이든 사람들 사이의 단골 화두다.
샤를 드골은 나이를 먹는다는 것은 조난사고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미국인들이 던져야 할 질문은 통계치와 경험칙으로 볼 때 고령 탓에 침몰할 가능성이 농후한 대통령후보 예상자들의 나이를 고려해야 하는지 여부다.
여기서 내가 말하는 고령 입후보 예상자는 조 바이든과 버니 샌더스다. 샌더스와 바이든은 고만고만한 나이다. 샌더스가 77세이고 바이든은 76세다.
2020년 선거를 통해 새로 선출되는 차기 대통령이 2021년에 취임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들 중 누군가 당선될 경우 나이가 지금보다 거의 두 살 위가 될 것임은 소심한 팩트-체커일지라도 두려움 없이 공언할 수 있는 엄연한 사실이다.
첫 번째 임기를 마치기 훨씬 전에 이미 80대로 진입하는 차기 대통령의 탄생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이야기다. 그건 충격적인 수치다.
바이든과 샌더스의 현재 연령은 불굴의 의지를 과시했던 영국의 윈스턴 처칠이 한계에 부딪치기 시작했던 때의 나이와 비슷하다. 영국의 조지 국왕이 처칠에게 총리직에서 퇴진할 것을 넌지시 권유했던 당시 그는 77세였다. 처질은 국왕의 사퇴 권유를 거부했으나 뇌졸중으로 결국 하차할 수밖에 없었다.
물론 바이든과 샌더스는 온종일 시가를 입에 물고 다니고, 아침식사로 위스키를 마시던 처칠식의 라이프스타일을 따르지 않았다. 그러나 다른 편에서 보면 처칠만큼 절도 있는 생활을 하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정부의 통계치를 살펴보면 바이든과 동갑인 남성의 잔여 기대수명은 평균 11년이다. 그러나 그가 5개월 먼저 태어난 샌더스보다 반드시 더 오래 살 것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물론 이들의 잔여 기대수명은 통계적 평균치일 뿐이며 샌더스와 바이든이 판박이 같은 동류인 것도 아니다.
둘은 모두 백인으로 중산층 가정에서 태어났고, 마약남용, 음주운전을 할 가능성은 없어 보이며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라는 구호의 약자 ‘MAGA’가 찍힌 우리 시대의 바보 모자를 쓰고 다니지도 않을 것이다.
샌더스는 어떤지 몰라도 바이든은 확실히 운동으로 건강관리를 하고 있다. 그와 함께 체육관에 간 적이 있기에 잘 안다.
운동을 통해 유지한 근사한 외모가 나이에 대한 최고의 복수일지 몰라도, 그게 전부는 아니다. 뇌 역시 나이를 먹는다. 기능이 둔화되고, 기억력이 흐려진다.
헨리 키신저 전 국무장관을 비롯해 내가 아는 90대 어르신들은 고령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영민하다. 그러나 그들이 다수파는 아니다.
지적 늘보인 트럼프의 예에서 보듯 대통령에 당선되는데 반드시 탁월한 정신적 에너지가 필요한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도움은 된다.
고령은 특정 업무수행의 기쁨을 힘겨운 부담으로 전환시킨다. 고령자들은 그들이 편안함을 느끼는 ‘안락 지대’(comfort zone)를 찾기 마련이다.
바이든이 SNS 플랫폼인 스냅챗을 조반용 시리얼이라 생각한다 해도 그리 놀라운 일이 아니다. 샌더스가 인기가수인 드레이크를 스페인 함대를 물리친 영국의 해적이라 생각한다 해도 마찬가지다. 스냅챗이나 드레이크를 모른다 해도 상관없으나 이는 변화무쌍한 세계에 익숙지 못하다는 사실을 시사한다.
시대정신은 영원한 운동성을 지닌다. 70세를 넘겼다면 아마도 시대정신이 그들을 지나쳐 갔을 수도 있다.
물론 대통령이 청년문화에 친밀감을 느낄 만큼 익숙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대통령은 이 세계에서 편안함을 느껴야 하며, 그 문화를 자신의 것으로 느껴야 한다. 그래야 자신의 사고를 정치적으로 허용될만한 언어로 즉각 전환할 수가 있다.
바이든이나 샌더스가 실제로 그렇게 느끼는지는 모르겠지만 가끔 비틀스의 노래에 대한 갈망이 일지 않는다면, 그들은 이미 모든 기억이 결여된 상태다.
역대 대통령 대부분은 50대에 당선됐다. 오늘날의 기준으로 보자면 젊은이들이다. 이들 중 상당수는 퇴임 이후 여러 해를 살았다.(39년 전에 퇴임한 94세의 지미 카터가 이 부분의 기록보유자다.)
최연소 대통령 당선자는 존 F. 케네디로 당시 그의 나이는 43세였고, 최고령 당선자는 70세에 선출된 트럼프다. 이는 대통령 당선 연령에 관한한 정해진 규칙이 없는 것이 유일한 규칙임을 보여준다.
그래도 고령 후보예상자들은 ‘대통령찬가(Hail to the Chief)’에 앞서 ‘9월의 노래(September Song)’부터 들어야 한다.
‘9월의 노래’는 젊은 여성을 향한 한 노인의 애가이다. “세월이 흘러 이제 소중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내용을 담은, 시간의 흐름과 잃어버린 기회에 관한 노래다. 여름이 가을로 변하고 “이제 더 이상 기다림의 유희를 할 만한 시간이 없다”는 탄식이다.
바이든과 샌더스는 대통령이 되기에는 너무 오랜 시간을 기다렸다. 단임 대통령으로 끝내겠다는 약속도 시계를 거꾸로 돌리진 못한다. 그런 약속은 조기 권력누수를 가져올 뿐이다.
물론 최종 결정은 그들 각자의 몫이다. 그러나 바이든과 샌더스 모두 그들이 쇠퇴할 것이라는 사실을 알아야만 한다. 만약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면 그들은 현명해지지 않은 채 그저 나이만 먹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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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처드 코언 워싱턴포스트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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