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12일에 연방법무성이 발표한 일류대학입학부정 사건은 충격적이다. 미디어보도에 따르면 연방검찰은 TV 스타 두 명을 포함한 50명을 기소했다. 범죄혐의는 부유특권층에 있는 부모들이 실력 없는 자녀들을 일류대학에 보내기 위해 많은 돈을 학교 당국자들에게 뇌물로 바쳤다는 것과 관련이 있다.
그 중심에는 학생들의 일류대학 진학에 있어 성공적인 상담역으로 오랫동안 광고해왔던 윌리엄 싱어라는 브로커가 있다. 싱어는 보스턴 연방법정에서 미국 최대의 부정입학 스캔들에 있어서의 유죄를 자인하는 가운데 진상을 털어 놓았다. 기소당한 50명 중 33명은 부모들이고 나머지는 대학들의 체육 코치들과 다른 사람들이다. 예를 들면 한 TV 스타는 자기 딸 둘을 USC에 보내기 위해 50만불을 지불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또 한 TV 스타는 자기 딸의 SAT 점수를 높이기 위해 1만5,000불을 지불했단다.
싱어는 고객부모에게 “나는 SAT 점수를, 1,400대 선으로 올릴 수 있음을 보증한다”라고 말한 것이 녹취된 증거도 있다. 2004년도 하버드 대학 출신 한 명은 학생들 대신에 대리시험을 쳐서 점수를 올렸다고 기소됐다.
특별한 건강문제가 있다고 일반 학생들과는 따로 시험을 치게 하면서 시험 감독을 매수했기에 가능했던 것이라서 SAT나 ACT 시험 유관자들도 몇 걸려들었다.
그리고 스탠포드 대학의 요트경기 코치와 전 남가주 대학의 수구 코치도 뇌물을 받고 스포츠와는 전혀 관계가 없는 학생들의 입학을 도왔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싱어는 진짜 스포츠 선수들의 사진 얼굴에 가짜들의 얼굴을 집어넣었다는 것인데 코치들의 협조가 있었기에 통과될 수 있었다.
약 1년 전에 유죄를 자인하고 검찰과 협조하고 있는 예일대학의 여자축구팀 전 코치는 스포츠 하고는 거리가 먼 학생을 스포츠 특기생으로 지목하여 입학하게 한 대가로 40만불을 받았다. 그 학생의 부모들은 뇌물로 도합 120만불을 지불했다. 그 돈의 대부분은 싱어의 자선단체의 명의로 갔기 때문에 그 부모들이 자선단체에 대한 기부금을 낸것으로 처리시켜 세금 혜택도 챙기게 했다니까 싱어의 사기술에는 혀를 내두를 수밖에 없다. 검찰이 기소한 사람들 중에는 조지타운의 전 테니스 수석 코치도 있다. 그는 95만 불을 받고 테니스 실력이 없는 몇 학생들을 테니스 선수들로 영입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사건의 주범인 싱어는 2011년부터 작년초까지 상기한 불법행위 들을 지휘하면서 2,500 만 불을 거두어 일부는 대학코치들과 SAT 대학입시 표준시험 기관 직원들에게 뿌리고 나머지는 착복 했단다.
싱어의 대학입학부정사건은 약 1년 전 FBI가 전혀 다른 분야의 수사를 하던 중 우연히 포착돼 전국적인 부패사건으로 급부상했다. 그런데 갖가지 부패혐의로 수사 받던 싱어가 앞으로 받을 형기를 줄일 목적으로 검찰과 협조하여 비밀녹음기를 몸에 지니고 공범들에게 접촉하던 중 몇 명에게는 그 사실을 미리 알려 주었기 때문에 사법절차를 방해했다는 죄목에도 유죄를 자인했다니까 철두철미한 사기꾼이다.
앞으로도 이 부정입학 음모로 더 많은 사람들이 법정에 서게 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관련 학생들은 아니다. 뇌물을 바친 부모들만 기소된 것이다. 그 중에는 유명 로펌의 파트너도 있고 보면 법을 잘 아는 사람마저 자식들의 장래를 부정한 방법으로라도 순탄하게 하려는 유혹에 넘어가 오히려 자식들을 곤경에 빠트리는 역설이 저질러졌다.
이 사건에 대해 쓰다 보니 내 자신의 부끄러운 과거가 연상된다.
집안 사정이 어려워 외국어 대학 2학년 말부터 동아일보 견습기자로 일하기 시작했기 때문에 거의 학교 출석이 어려워 3-4학년 대의 성적이 좋을 수 없었다. 미국유학은 가고 싶지만 그 성적 가지고는 장학금은커녕 입학조차 어려울 것 같아 대학재단 고위층과 접촉해서 성적을 변조시키자는 생각을 했으니까 정말 불의하고도 위태로운 발상이었다. 당시 외대 학장은 장면 정부 시절 주불 공사를 했던 최완복 씨였다.
학장실로 그를 찾아가 재단 쪽의 대학도 있었으니까 협조를 부탁한다고 말하자 그분은 정색을 하면서 그것이 옳지 않는 일이라고 거절하는 동시에 유학시험을 위해 잘 준비하고 입학원서를 정직하게 쓰는 게 상책이라고 충언해 주셨다. 그 분 말대로 1963년에 풀 브라이트 장학생모집에 응시하여 토플시험을 잘 본 결과 다섯 명의 신문학전공 후보까지는 됐지만 최종합격자는 되지 못해 실망했다.
1964년에 또 다시 도전했는데 두 번째 떨어트리는 게 안되었던지 장학금을 받게 됐다. 학교 선택은 내가 하질 않고 국제교육기관에서 골라준 게 스탠포드 대학원이었으니까 정말 열심히 공부하고 공들여 나의 신상소개서를 설득력 있게 썼기 때문이라서 결국은 최완복씨의 충고를 따른 결과였다. 서류변조라는 범죄행위를 막아준 그 분의 덕택으로 자녀들에게도 정직하라고 말하면서 살아 올 수 있던 게 얼마나 다행한지 형언하기 어렵다.
(301) 622-6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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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선우 변호사, 메릴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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