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e are my children, I am your father.
너희는 내 자식들이요, 난 너희 아버지라.
불교 경전의 왕(王) 법화경, ‘비유품’엔 그 유명한 “삼계화택(三界火宅)” 스토리가 나옵니다. 다들 아는 얘기, 그러나/그래서 묘의(妙意)를 쉽게 놓치는 얘기. 워낙 내용이 뻔하기에 오히려 핵심을 간과하는 우화. 분명히, 어떤 교훈이 들어 있기에 ‘fable’이라 하는데, 교훈 자체가 너무 싱거워 다들 아는 척 모르더라?
얘긴즉슨, 불타는 장자(長子)의 집 안에서 철없이 놀기에 바쁜 자식들을 구하기 위해 지혜로운 방편을 써서 결국 아이들을 구하는 자상한 아버지의 얘기. 이른바 ‘일불승(一佛乘)’으로 요약되는 내러티브. 욕계/색계/무색계 ‘3계’ 속에서 늘 고통과 번뇌에 시달리는 중생을 모두 구하고저, 성문/연각/보살 ‘3승’을 회통하는 하나의 ‘불승’으로 3계를 모두 구한다는 ‘법화경’의 핵심을 드러내는 스토리.
인도 땅에 실제로 화현했던 싯다르타 부처님은 다만 한때/한곳의 한 부처님에 불과했을 뿐, 사실 부처란 중생 모두의 본래모습/본래자리라는 걸 단 한마디 ‘개이성불도(皆已成佛道)!’라 단박에 자르는 법화경. “모두 이미 성불하였노라!” 즉 사람이 본래 부처라는 ‘인불(人佛)’사상을 간결 명료하게 정리하는 법화경! 그래서, ‘경중의 경’ ‘경 중의 왕’ 법화경의 진수를 이해하고 따르며 행하는 법화행자들은 이렇게 외운답니다. “나무묘법연화경(南無妙法蓮華經)!” 바르고 묘한 법을 전하는 연화경에 귀의합니다. 영어론 짧게 그저 “The Lotus Sutra”라고 부르는 이유 또한 진흙탕 속에서 곱게 피어나는 연꽃 속에 들어있는 보배를 함의(含意)하는 까닭입니다.
Ye are my children, I am your father.
너희는 내 자식들이요, 난 너희 아버지라.
부처님의 가르침인 불교를 믿고 따르며 행하는 사람들은 서로 불자(佛子)라 하지요. 다만 불교를 믿는 신자라는 뜻의 불자(佛者)가 아닌 것. 당당한 부처님의 아들/딸을 일컬어 ‘불자(佛子)’라 하는 법. 기독교에서 하나님의 아들을 ‘성자’[Son of God]라 하듯이, 불교에서도 부처님의 자식을 ‘불자(佛子)’라 칭하는 것.
아닌게아니라, 법화경 ‘비유품’ 게송을 듣다 보면, 실제로 부처님 스스로 당신을 ‘아버지’라 칭하고 계심을 알아 듣게 됩니다. 법화경[The Lotus Sutra] 제3권 비유품[A Parable] 게송 #97을 읽어 봅니다. “Ye are my children, I am your father, who has removed you from pain, from the triple world, from fear and danger, when you had been burning for many kotis of Eons.”
“너희는 모두 다 나의 자식들이요 나는 너희들의 아버지라. 너희들 모두 오랜 겁을 두고 뭇 고통에 타거늘, 내가 모두 제도하여 3계를 벗어나게 하리라.” [운허 역] 소승/대승/보살승 또는 성문/연각/보살 등 ‘3승’을 모두 묶어 초월하는 ‘오로지 부처 하나’라는 ‘일불승(一佛乘)’으로 우리 모두를 제도(濟度)하리라는 초월적 부처님 아버지를 멋지게 선사하는 법화경.
Ye are my children, I am your father.
너희는 내 자식들이요, 난 너희 아버지라.
‘개이성불도(皆已成佛道)! All have reached the Way of the Buddha! 따로 닦을 것이 없노매라. 산이나 숲속을 찾아 오래 구할 도가 아니요, 딱히 집을 떠나 출가해서 될 일도 아니란 것. 다만, 지금 여기 이자리에서 단박에 ’나의 씨‘가 곧 부처임을 알아 차리고 응당 부처로 사는 게 불도의 완성! 이미 세상에 출현했던 수억만 부처들이 한결같이 입을 모아 전하는 지혜가 다름아닌 “개이성불도!”
우리 모두 안에 들어있는 불성(佛性)의 법신불이 곧 부처님 아버지라 할진대, 사생자부(四生慈父)의 자식들인 우린 모두 다름아닌 불자(佛子)! We are the children of the Buddha. 그렇게 당당히 선언할 수 있는 근거가 바로 ’화택비유(火宅譬喩)‘를 비롯한 ’법화칠유(法華七兪)‘의 핵심. 그러고보니, 6자진언 ’옴마니반메훔‘ 역시 ’the Jewel in the Lotus‘ 즉, 진흙탕 연꽃 속 보배를 암시하고 있음에 환희합니다. 진리는 늘 서로를 향하고 있음이라.
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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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화/커뮤니케이션 학 박사, 영어서원 백운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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