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한 차례의 북미정상 회담은 왔다가 지나 갈 것이다. 하지만 북한의 비핵화라는 난제는 그 후에 오랫동안 남아 있게 된다. 이번 하노이 정상회담에서 비핵화 시한이 정해 질 것 같지도 않지만, 설사 정해진다 해도 그대로 이행될 것이라는 보장도 없다.
2차 정상회담은 그 결과와 성패와 관계없이 마지막이 되지는 않을 것이다. 트럼프의 대북정책을 비판하는 이들도, 북미간의 이해를 증진시키고 전쟁을 방지하기 위한 대화의 필요성은 부정하지 않는다. 전쟁을 말 하는 것보다 평화를 말 하는 것이 좋기 때문이다.
트럼프는 북한과의 관계가 좋다고 주장한다. 그런 주장이 나쁠 것은 없다. 2017년 트럼프와 김정은이 위험한 전쟁위협 발언을 교환하면서 전쟁위기를 고조시켰던 때 보다는 현재의 상태가 낫다고 할 수 있다. 트럼프는 급하게 서두를 일이 없다고 말한다. 그가 북한의 비핵화라는 궁극적인 목표를 갖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는 최근에 북한이 핵과 미사일 실험을 하지 않고 있는 사실에 만족한다는 인상을 주는 발언도 한다. 트럼프는 오바마는 북한과 큰 전쟁을 벌이려 했다고 잘못 주장하지만, 자신이 전쟁을 방지하고 있다고 내세운다.
일부 전문가들은 비핵화 협상이 순조롭게 진전된다 하더라도, 북한의 모든 핵무기와 전달체계 그리고 관련 생산시설들을 완전한 없애는 비핵화 작업은 적어도 10년이 걸릴 것으로 계산한다.
트럼프는 하노이 정상회담에 대한 기대치를 저하시키고, 북한에 대한 마지막 압력을 행사하기 위한 전략이라는 해석도 있다. 그는 북한이 이미 폐기한 풍계리 핵실험장과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을 검증케 하고, “상응한 조치들” 을 대가로 영변 핵시설을 철폐하겠다는 기존의 제안을 넘어, 새로운 획기적 제안이 없을 가능성에 대비하려 하는 지도 모른다.
한편 협상은 주고 받기다. 따라서 어떤 단계적인 비핵화 로드맵이 합의되려면, 각 단계의 진전이 있을 때 마다, 미국도 이에 상응하는 양보를 해야 한다.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비핵화 시한을 트럼프의 1차 임기 말로 언급한 적이 있다. 그러나 북한은 모든 핵무기를 절대로 포기하려 하지 않을 것이라는 평가가 설득력을 얻고 있는 현실에서, 1차임기 말 전에 완전한 비핵화 이뤄지지는 어려울 것이다.
반면에, 보다 안정된 안보환경을 위해서 북한 핵능력을 제한하는 일은 가능할 수 있다. 비핵화로 가는 단계적인 로드맵을 다음과 같이 그려 본다.
1) 북한의 모든 핵무기와 미사일의 생산, 개선활동의 중단 2) 모든 관련 무기 생산 시설 철폐 3) 북한의 핵무기 선사용 불가 확약 4)핵무기고 제한, 봉쇄 및 축소, 5)북한의 대량살상 무기 및 관련 물질, 기술등의 확산 방지책 강구, 6) 최종단계에서 북한이 보유하는 모든 핵과 미사일의 철폐 및 국외 반출.
진전 단계 마다, 미국은 상응한 보상을 해야 한다. 미국이 고려할 수 있는 보상조치들은 다양하고 풍부하다. 이들은 이미 트럼프 행정부가 고려 중에 있는 것들을 포함한다.
1) 싱가포르 합의대로 관계개선과 평화체제 논의를 비핵화 과정과 병행해서 추진 2) 종전 선언, 미국의 불가침 다짐 핵 선제공격 불가 3) 연락사무소 설치 4)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재개를 위한 제재완화 5) 기타 남북간 경협사업 지원 6) 인도적 지원 위한 유엔과 미국의 제재 해제 7) 미국인 방북금지 해제 8) 재 지명된 테로 지원국 명단에서 북한 삭제 9) 한미합동 훈련의 제한유지, 한국의 군사긴장 완화 노력 지원.
비핵화 과정의 어느 시점에서, 유엔 제재 결의안을 수정, 북한의 원유 수입, 석탄 및 의류 수출, 그리고 해외 근로자 파견을 제한하는 조치들을 완화 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북한도 비핵화 이행 이외에 할 수 있는 일들이 있다. 한 예로 북한이 반미선전에 이용하고 있는 억류중인 푸에블로 호를 송환할 수 있다. 전사한 미군장병들의 유해 발굴과 송환 작업에 박차를 가할 수 있다. 그렇게 하면 북한에 대한 미국인들의 부정적인 이미지도 개선하고 긍정적인 협상유지 분위기에도 도움이 될수 있다.
결론으로, 이번 하노이 정상회담은 문제해결의 종말이 아니라 또 한 번의 시작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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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현 북한대학원대학교 초빙교수, 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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