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진/ 가정의학과 전문의
대다수의 사람들이 예방접종 백신을 맞아야 한다는 사실에 동의하지만 매년 독감예방 접종(플루샷)을 거부하는 환자분들을 적지 않게 만나게 된다. 필자는 그런 환자들에게 질문한다.
지난 한 해 동안 미국 내에서 독감(인플루엔자)으로 사망한 사람은 몇 명이나 될까. 독감을 보통 감기로만 생각해서 대부분의 답변은 10명, 20명? 정도로 얘기하시는데 이보다 훨씬 더 많은 숫자이다. 2017-2018 사이 독감으로 사망한 수는 무려 80,000명이다. 그러면 캘리포니아 내에서는 사망자가 몇 명이나 될까? 지난 한 해 캘리포니아 내에서만 6,000명이 독감으로 사망했다.
독감예방 접종을 거부하는 이유는 다양하지만 그 중에서도 “나는 건강한 체질이라 여태 독감예방주사 한 번 맞지않고도 독감에 걸린적 없다”라고 하시는 분들이 꽤 많다. 필자는 환자분에게 그렇다면 감기에 걸려 보신 적이 있는지 질문한다. “감기는 당연히 걸린 적 있지요”하고 답하는 환자에게 필자는 독감 바이러스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이유를 설명드린다.
증상이 심하면 독감, 증상이 심하지 않으면 감기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사실 독감은 ‘독한 감기’가 아닌, 코, 목, 폐 등에 침투해 고열과 경련, 근육통을 동반하는 급성 호흡기 질환이다. 독감은 감기와 달리 폐렴이나 천식 등의 합병증으로 이어져 목숨을 잃을 수도 있는 질병인 것이다. 독감 바이러스는 일반 감기 바이러스보다 발현시 증상도 훨씬 심각하지만 바이러스 자체도 워낙 강력하고 전염성이 강하기 때문에 누구든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로부터 자유롭다고 말할 수 없다. 만약 환자분이 자신하듯 면역력이 강하고 건강한 체질이라면 가벼운 일반 감기 바이러스에도 감염된 적이 없었을 것이다.
CDC(미국 질병 통제 예방센터) 조사결과에 따르면, 2017-2018년에 역사상 가장 많은 사람들이 독감에 걸렸다고 한다. 더불어 2017년부터 유난히 독성이 강한 독감이 많이 돌았다고 한다.
최근들어 백신의 효과와 위험성을 제기하는 일부의 견해들로 독감예방주사를 거부하는 케이스도 늘었다. 주목할 만한 점은 플루샷을 접종 받지 않은 어린이와 청소년의 비율 또한 전년대비 크게 상승하였다는 점인데, 독감으로 사망한 아이들 중 85%가 독감 예방접종을 받지 않았다고 한다.
독감예방 접종을 거부하는 또다른 이유는 주사를 맞고 나면 꼭 몸이 아프고 힘들어지기 때문이라고들 하신다. 그러면 필자는 그것은 아주 좋은 징후라고 말씀드린다. 독감 바이러스 백신은 해마다 그 해 유행할 것으로 예측되는 죽은 바이러스들을 모아 우리 몸속에 투입하여 우리 몸의 면역력이 이와 싸우는 반응이 나타나도록 만드는 것이다. 주사를 맞고나서 미열이나 가벼운 감기 증상이 나타난다는 것은 백신이 가진 소기의 목적을 성공적으로 달성했다는 뜻이다. 차후에 우리몸에 들어온 살아있는 독감 바이러스와 싸워서 이길 수 있도록 항체를 만들어 면역력을 잘 키웠다는 뜻이다. 물론 백신 주사를 맞을 때 주사바늘 때문에 약간의 근육통증이나 몸살 기운이 느껴지는 부작용이 올 수 있지만, 이는 하루이틀 안에 금방 사라지는 가벼운 증상이다. 임상시험에서 실제로 독감백신을 주사한 그룹과 대조군으로 백신 대신 단순한 소금물을 주사한 그룹의 주사 후 부작용이 거의 똑같이 나타났다고 한다. 이는 백신 자체가 문제라고 지적하는 일부 의견이 무의미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마지막으로 플루샷을 거부하는 생각보다 흔한 이유 중 하나는 주사바늘이 싫어서이다. 필자는 그런 분들에게 환자 본인을 위해서도 맞는 것이지만 사랑하는 가족을 위해서 독감예방주사를 맞아야 한다고 설명한다. 내가 독감에 걸려 사랑하는 아이들 또는 부모님에게 전염시키는 것보다 주사바늘 한 번 참으시는 게 낫다고 말이다.
모든 분들에게 반드시 매해 꼬박꼬박 독감예방접종을 맞으시길 강력하게 권하는 바이다. 특히 어르신들은 독감 바이러스에 매우 취약한데 독감으로 인한 사망률의 90%가 어르신들이라는 점으로 볼 때, 독감 예방접종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리고 당뇨나 심장병이 있는 분이나 임산부들은 독감 발병시 사망확률이 3-4배로 높아진다는 보고가 있으니 필히 예방접종을 맞으시길 권한다. 문의 (213)480-77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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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진/ 가정의학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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