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쪽에서 바라본 Mt. Gleason.
등산시작점인 Mill Creek Summit 풍경.
2009년의 산불로 희생된 소방대원을 기리는 기념물.
보통 우리가 San Gabriel 산맥에 있는 산을 오른다고 할 경우, 그 대부분의 산들이 Angeles Forest Highway(N-3)의 동쪽지역에 있다고 보면 거의 틀림이 없다. 좀 더 상세하게 말하자면 Mill Creek Canyon과 그에서 이어지는 Big Tujunga Canyon 의 동쪽에 있는 산들을 다니는 것이라고 하겠다. 그렇다면 이들 지역의 반대쪽 즉 서쪽지역의 산들에는 잘 가지지 않는 것은 왜 일까?
우선 우리가 등산을 할 수 있을 만한 산들이 이 Canyon의 서쪽지역에는 그다지 많지 않다는 점이라고 하겠는데, Mt. Fox ( 5033’ ), Condor Peak ( 5440’ ), Mt. Iron ( 5635’ ), Mt. Gleason ( 6520’ )과 또 Messenger Peak ( 6015’ ), McKinley Peak ( 4926’ ), Mendenhall Peak ( 4636’ ) 등을 들 수 있겠다.
또 하나의 이유로는 이들 지역의 산을 오르기 위해 걸어야하는 산행거리가 결코 만만치 않다는 것을 들 수 있을 듯 한데, LA 쪽에서 가장 가깝다고 볼 수 있을 Mt. Fox만 하더라도 Vogel Flats Trailhead에서 산행을 시작할 경우라면, 왕복 12마일의 산행거리에 순등반고도가 3400’에 이르고, 이들 중 가장 높은 Mt. Gleason의 경우에는 Mill Creek Summit Trailhead에서 등산을 시작할 경우에, 왕복 20마일에 순등반고도는 3115’ 내외가 되어, 이 산에 오르려는 마음을 내기가 쉽지 않다.
그러나 그렇다고 하더라도, 나름대로 산을 열심히 다니는 산꾼이라면 이 지역의 산들을 아예 외면하고 지낼 수는 없겠는데, 다행스러운 점이라면 다소 힘들어서 그렇지 그다지 위태롭지는 않으며, 또한 이곳의 산들 역시 산세도 아름답고 전망도 탁월하다는 점에서 적극 산행을 권장할 수 있다고 생각되므로, 오늘은 Mt. Gleason의 산행을 안내한다.
Soledad Canyon의 Eureka 광산에서 감독자로 일하던 George Gleason 이 광산에 필요한 목재를 베어 내리려고 이 산에 길을 내게 됐었는데, 이 과정에서 예기치 않게도 산기슭에서 금을 발견하게 된 것이 1869년이었다고 한다. 우리의 캘리포니아주는 이래저래 ‘Golden State’ 라고 불리우며 동경의 대상이 될 수 있었겠다.
이런 인연으로 Gleason이라는 이름을 얻게 된 이 산은 1888년부터 약 8년 간은 금을 캐는 사람들로 분주했었으며, 1925~1948년에는 산불감시대가 운영되었고, 1971~1976년에는 육군의 나이키 미사일 기지가 설치되어 있었다고 한다.
이러한 역사적인 사실들의 결과로 이 산의 정상까지 차가 오를 수 있는 도로가 잘 구비되어 있고, Santa Clara Divide Road(3N17)의 일부구간으로 활용되고 있으나, Mill Creek Summit에 있는 차량통제 게이트가 주로 닫혀있어, 이 산의 등산을 위해서는 왕복 20마일의 긴 거리를 걸어야 한다. 다행히 대부분의 구간에 걸쳐 걷기에 편하고 전망이 좋은 PCT(Pacific Crest Trail)가 바로 옆으로 가까이 또는 약간 멀리 떨어지며 함께 나아가고 있어, 이를 통해 산행을 한다면 전혀 지루함을 느끼지 않고 쾌적한 산행을 할 수 있다.
왕복 20마일에 순등반고도는 3115’(2323’ Out, 792’ Return)가 되어, 대략 8~10시간을 잡으면 되는데, 물론 어느 정도 등산경험이 있고, 걷는데 익숙한 분에게 권하고 싶다.
가는 길210번 Freeway에서 La Canada의 Angeles Crest Highway(SR-2)가 교차하는 출구로 나와, SR-2를 타고 북쪽으로 9.5마일을 간 지점에 이르면 왼쪽으로 Angeles Forest Highway(N-3)가 갈라져 나간다. 여기서 좌회전하여 N-3를 따라 14.2 마일을 가면 이 N-3도로의 최고점이 되는 Mill Creek Summit(4910’)에 이르게 된다. 이곳에서 Santa Clara Divide Road(3N17)가 좌우로 교차하는데, 오른쪽으로 가면 Mt. Pacifico 에 닿게 되고, 왼쪽은 Mt. Gleason 에 닿게 된다. 길 오른쪽에 화장실과 주차장이 있다.
등산코스
산행 중간에 물을 보충할 데가 없으므로 날씨를 감안한 충분한 물과 필요한 등산장구를 갖추어 길을 건너 왼쪽에 있는 차량통제 게이트 앞쪽으로 간다. 게이트를 넘어 차도를 따라 산행을 할 수도 있으나, 왼쪽으로 안내 Peddle 이 서있는 PCT를 따라 산행을 시작한다. 걷기에 편안하고 길 오른쪽으로는 3N17 도로가 따라오고 저 멀리 아래로는 N-3 도로가 구불거리며 Mojave 사막과 Palmdale 쪽으로 뻗어가고 있다. Mt. Emma, Cole Point를 비롯한 나무가 거의 없는 민둥산 줄기들의 부드러운 곡선들이 여인의 나신인양 아름답다.
2009년에 발생했던 초대형 산불에 타버린 키가 큰 나무들의 검은 형해가 을씨년스럽고 애처로운데, 그래도 그 아래로 또 그 주변으로 키 작은 초목들이 푸르른 줄기들과 화려한 꽃들의 경염을 펼치며 가득 가득 솟아 올라와 있어, 산 전체로는 이젠 아름다운 예전의 모습을 거의 다 회복한 듯하다. 근 10년이라는 시간 동안에 온 산야 처처에 이룩해 놓은 식물들의 왕성한 번식과 영화가 경이롭다.
약 1시간이 지날 때쯤에는 PCT와 3N17 도로가 교차한다. 이제 PCT 가 오른쪽이 되고 3N17 도로가 왼쪽이 되어 나간다.
아름다운 경관에 취하며 다시 걷다보면 정면으로 멀리 Mt. Gleason 의 평지인 듯 아주 완만하게 둥그스럼한 산줄기가 눈에 들어온다. 1시간 30분 정도가 지난 즈음이다. 정상부에만 큰 나무들이 가지런히 서있는 모습으로 맨 뒤쪽의 먼 산줄기가 Mt. Gleason 이다. 아직은 갈 길은 멀기만 하다.
대략 2시간쯤이 지날 무렵이면서 약 5마일을 온 곳에 다다르면 PCT 와 차도가 다시 교차하게 된다. 여기서부터는 왼쪽의 PCT를 버리고 넓은 3N17 차도를 따라간다.
5.5마일쯤에는 동쪽과 남쪽으로 샌게브리얼 산맥의 숱한 산들이 눈에 들어오며, 6마일을 조금 더 지날 쯤에는 왼쪽으로 길이 갈라진다. 직진하면 예전에는 교도소로 사용되었던 시설이 있는데, 화재 이후로는 버려져 있는 것으로 보인다. 우리는 여기서 왼쪽으로 갈라지는 길을 따라간다.
그러나 이 갈라지는 곳의 중간지점에 깔끔하게 조성된 평지가 있어, 무려 2억 평에 달하는 방대한 엔젤레스 국유림을 초토화 시켰던 2009년의 Station Fire 당시 이곳 현장에서 순직한 두 명의 소방관 Ted Hall, Arnie Quinones 를 기리는 조형물과 벤치가 마련되어 있다.
건조한 우리 남가주의 특성상 산불이 나기도 쉽고 또 일단 불이 났다 하면 걷잡기 어렵게 급속히 번지는 경향이 있음이 물론이다. 우리네 등산인들은 산에서의 취사 등의 행위시 반드시 지정된 사항을 엄정히 따름으로써, 만에 하나라도 화재가 나지 않도록 철저를 기하여야 할 것이다. 특히 산에서는 절대로 담배를 피우지 않도록 십분 자제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방문객을 위해 비치된 방명록에 소감을 남기고 벤치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는 것도 좋겠다.
Mt. Gleason 이 바로 코앞이다. 이제 Mt. Gleason 을 바로 앞에 두고 길은 S자형의 커브를 그리며 완만하게 또는 가파르게 올라간다. 산의 정상부에 가까워지면 아주 큰 수목들이, 검게 타버렸으나 그래도 아직 당당한 기상으로, 빽빽이 들어 차있는 숲에 이르게 된다. 주로 소나무들의 숲이었던 것 같은데, 간혹 싱그럽고 푸르게 살아있는 나무들도 섞여 있어, 더욱 애틋하고 기특한 마음이 든다.
정상( 6520’)은 여러 에이커가 될 만큼 널찍한 평지로 조성되어 있는데, 기상관측용 설비와 통신용 설비로 보이는 시설물이 있고, 오른쪽 한 편에는 오래 전에 축조됐을 자그마한 Stone Cabin 의 잔재가 남아있다.
불에 탄 채 서있는 나무들에 드문드문 가려지기도 하지만, 산불감시대가 있었던 산이니만큼 정상에서의 전망은 역시 대단하다.
정상등록부에 자신의 등정소감을 남기고 싶으면 정상의 Stone Cabin 터에서 다시 북쪽으로 이어지는 도로를 따라 3~4분을 더 걸어간다. 길 오른편에 아주 작고 완만한 봉우리(6502’)가 나오는데, 이곳의 돌무지 안에 정상등록부가 있다.
여기까지 오는데 대략 4~5시간이 걸린다. 순전히 내 두발의 힘으로만 10마일의 산길을 걸어왔다는 뿌듯함을, 맛있는 점심과 함께, 느긋하게 즐기며 충분히 휴식한다.
올라온 길을 그대로 되짚어 내려가되, 이번에는 계속 차도만을 따라간다면, 올라올 때와는 다소 색다른 코스가 되어져, 조금은 색다른 소감을 가지게 될 것이겠다.
■참고
이 Mt. Gleason을 다녀오는 또 하나의 방법으로는 Vogel Flats(Big Tujunga Canyon Road 의 Milemarker 4.5 지점)에 차 1대를 미리 세워두고, Mill Creek Summit 에서 산행을 시작하여 Vogel Flats 에서 끝내는 것이다. 이 경우 산행거리가 총 25.8마일이 되는데, 그래도 Mt. Gleason 에 오른 후 Vogel Flats 쪽으로 하산하면서, 중간에 Iron Mountain(#2), Condor Peak, Fox Mountain(#2) 등 평소에 산행을 하기가 결코 쉽지 않은 위치의 산들을 모두 섭렵할 수 있어, ‘1거4득’의 통쾌한 등산을 즐길 수 있다. 이렇게 산행을 할 경우를 위하여 필자가 GPS로 측정한 구간별 거리를 부기한다.
■구간별 거리 및 해발고도 내역
• Mill Creek Summit Trailhead(4910’)
~Mt. Gleason Summit(6502’): 10.0 Miles
• Mt. Gleason Summit(6502’)
~Mt. Iron(#2) Summit(5635’): 5.9 Miles
• Mt. Iron(#2) Summit(5635’)
~Condor Peak Summit(5440’): 2.6 Miles
• Condor Peak Summit(5440’)
~Fox Mountain(#2) Summit(5033’): 1.7 Miles
• Fox Mountain(#2) Summit(5033’)
~Vogel Flats Trailhead(2069’): 5.6 Miles
•Total Distance: 25.8 Miles
Elevation Gain: 5026’, Elevation Loss: 7867’
정진옥 310-259-6022
http://blog.daum.net/yosanyosooo
<
정진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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