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폭스바겐 거액 벌과금 일부 재원으로 저소득층 지역에 공유용 전기차 배치
▶ “농촌지역 투자 함께 늘려야” 지적도
<새크라멘토> 캘리포니아 주도 뒤쪽으로는 프랭클린 블러버드가 자리 잡고 있다. 이곳은 대부분 주민들이 낡은 차를 굴리며 생계를 이어가고 있는 공장지대이다. 전기차 보급에 전력을 쏟아온 캘리포니아는 이런 노동자 거주지역에 대해서는 별다른 보급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다. 프랭클립 블러버드에서 자동차 정비소를 운영하는 마이크 보칸은 “전기차들은 부자들을 위한 것이다. 우리를 위한 게 아니다”라며 지역의 전반적 정서를 설명했다. 이 지역의 중간소득은 연 3만달러이다.
캘리포니아 저소득층이 전기차에 접근할 수 있도록 있도록 하기 위한 방안은 의외의 당자사로부터 나오고 있다. 폭스바겐이다. 지난 2016년 배출가스를 속인 것을 시인한 폭스바겐은 147억달러 벌과금에 합의했다. 이 합의액 가운데 20억달러는 폭스바겐 자회사인 ‘일렉트리파이 아메리카’(Electrify America) 투자금으로 책정됐다. 이 돈은 장거리 전기차 운전자들을 위한 고속도로 충전소를 만드는 데 투입된다. 그러나 합의금 가운데 8억달러를 받게 될 캘리포니아는 기금의 35%를 저소득 소외계층을 위해 사용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와 관련한 첫 투자로 8개의 좌석을 갖춘 3대의 새로운 셔틀 전기차가 프랭클린 블러바드를 운행하게 됐다. 물론 일렉트리파이 아메리카의 후원을 받은 것이다. 지역 비즈니스 협회 회장인 보칸은 오는 7월로 예정된 전기차 셔틀을 환영한다. 이 지역 하이웨이를 주행하는 디젤 트럭들로 인한 매연 문제에 아주 약간 숨통을 틔어줄 수 있기 때문이다.
사라 퀴스몬도는 저소득 노인거주단지인 리버뷰 플라자에서 살고 있다. 이 지역 주차장에는 지난 2017년 5월부터 시작된 차량공유 프로그램에 따라 2대의 기아 소울 전기차가 세워져 있다. 이 전기차는 무료로 이용할 수 있으며 퀴스몬드는 바로 사용등록을 했다. 그녀는 “나는 이 차를 운전하는 게 즐겁다. 엔진소리가 너무 조용하다”며 이용 경험에 크게 만족한다. 퀴스몬드는 다른 거주자 6명을 등록시켰으며 운전을 하지 않는 노인들을 위해 라이드를 주기도 한다.
새크라멘토 대기관리국이 운영하는 이 프로그램은 이 도시의 또 다른 일렉트리파이 아메리카 프로그램의 청사진이 됐다. 현재 준비중인 이 프로그램은 140대의 폭스바겐 e-골프 전기차를 70개의 저소득층 아파트에 차량공유용으로 제공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대기관리국 책임자인 알베르토 아알랴는 캘리포니아 청정에너지 정책에 오래 관여해 온 인물이다. 캘리포니아 차량배기 규제 책임자로 일했으며 폭스바겐의 거짓을 밝혀내는 데도 큰 역할을 했다. 스캔들이 밝혀지면서 폭스바겐은 거액의 벌금을 내기로 합의했으며 관계자 두 명은 감옥에 갔다. 아얄라는 현재 전기차 체험을 확산시키는 일에 전력을 쏟고 있다.
카운티 교도소 건너편에 있는 엣지워터 주택 단지 밖에서 아얄라는 2대의 전기차를 자랑스럽게 가리켰다. 그는 “우리는 테슬라 구입자들을 위한 더 이상의 리베이트를 원치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그동안 캘리포니아의 목표는 구입자들의 경제적 사정과 관계없이 전기차 판매를 늘리는 데 있었다“며 ”하지만 이제 생각이 바뀌고 있다. 정치 지도자들은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걸 깨닫고 있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근 10년 동안 캘리포니아는 전기차 판매를 촉진하기위해 대 당 7,000달러까지 리베이트를 제공해 왔다.2011년 이후 프랭클린 블러버드를 감싸고 있는 우편번호 95824 지역에서 리베리트를 받은 주민은 단 15명이었다. 퀴스몬드가 살고 있는 인구밀집 지역인 우편번호 95814에서는 71명이었다. 두 지역 주민들에게 나간 리베이트 총액은 16만3,000달러였다. 반면 인구수가 비슷한 부유지역인 팔로알토 우편번호 94025의 경우 리베이트는 240만달러에 달했다.
저소득층 단지에 세워져 있는 전기차를 이용하도록 만드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이 전기차들은 사용료가 분당 10센트, 시간 당 9달러이다. 아얄라는 많은 주민들은 운전에 필요한 크레딧 카드와 운전면허증이 없다고 설명했다. 기자가 지난 11월 이 프로그램을 도입한 휘스퍼링 파인스 아파트 단지를 세 차례 방문했을 때 두 대의 전기차 충전포트에 낙엽이 쌓여있는 등 사용 흔적이 보이지 않았다. 프로그램 담당기관은 사용실태를 밝히길 거부했다.
일렉트리파이 아메리카의 자금 지원을 받아 새크라멘토는 이번 달부터 또 다른 실험을 하고 있다. 다운타운과 미드타운 사이 13평방마일 지역 내에 총 260대의 셰볼레 볼트 전기차들을 도입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 지역 주민의 70%는 저소득층으로 분류된다.
사용자들은 앱으로 볼트차의 위치를 찾아 문을 열고 마일 당 2.5달러 혹은 시간 당 15달러 비용으로 차를 사용할 수 있다. 주행이 끝나면 지정 구역 내 합법적인 주차장소에 세운 후 문을 닫고 떠나면 된다. 새크라멘토를 전기차의 새로운 실험장으로 만들어주고 있는 이 모든 프로그램들은 일렉트리파이 아메리카의 첫 투자금 2억달러로 시행되고 있는 것이다. 이 회사는 이런 프로그램들의 준비에 1년이 소요됐으며 성과는 금년 말쯤 나타날 것이라고 밝혔다.
이 회사는 또 2억달러 투자를 실시할 계획으로 있으며 지난 12월 주정부 승인을 받기위한 모임이 열렸다. 하지만 이 자리에서 에두아르도 가르시아 주 하원의원과 딘 플로레스 전 주상원의원이 문제점을 제기하면서 회의가 달아올랐다. 이들은 농촌지역을 지역구로 가지고 있다. 새크라멘토 비는 사살을 통해 “이들은 9,500만달러에서 1억1,500만달러를, 성장하려면 갈 길이 먼 저소득층 지역에 충전소를 만들기보다 샌프란시스코와 베벌리힐스, 라호야 같은 전기차 수요가 많은 지역에 투자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며 “겨우 200만달러 정도가 투자와 기회가 절박한 농촌지역 커뮤니티 충전시설에 지출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회사 관계자는 두 차례의 투자를 통해 농촌에 투입되는 돈은 5,000만달러에 육박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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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New York Times 본보 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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