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뷰티테크 한국기업들 글로벌화에 박차...화장품 산업에 창의력과 신기술 접목
▶ 다양한 경험과 마당발 네트웍이 강점... 창업 기업 육성에다 시드머니도 투자
지난해 실리콘밸리의 저명한 창업 보육기관인 드레이퍼 대학과 함께 지역 최초로 뷰티테크 분야의 엑셀러레이팅 프로그램인 ‘SVBeautyTech’을 론칭해 성공적인 평가가를 얻어냈다
“뷰티 테크(Beauty Tech)는 화장품 산업에 테크놀로지를 접목한 신 개념의 트렌드입니다. 특히 이 분야에서의 한국 벤처 기업들의 놀라운 기술 창의력은 글로벌 스탠다드 수준이죠.”
2000년대 초반부터 실리콘밸리에서 스타트 업을 발굴·육성해온 클레어 장(Claire Chang) 이그나이트XL(ignite XL) 대표.
장 대표는 “한국 뷰티산업은 제품력, 제품을 만들어내는 속도, 인프라 부문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췄다”면서 “특히 뷰티와 연관된 기술 기업들의 다양한 창의성과 기술에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며 한국 뷰티테크 기업들의 진일보한 모습에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초등학교때 이민 온 1.5세인 장 대표는 대학 졸업 후, 첫 직장인 비자카드를 그만두고 아시아계 친구들과 마케팅 회사를 설립해 운영했다. 그 경험을 살려 정보통신부 산하 중소·벤처기업의 미국 진출 지원업무를 담당했던 산호세 아이파크(iPark)에서 마케팅 분야의 컨설턴트로 활동해오면서 경력을 쌓았다.
아이파크는 지금으로 따지면 액셀러레이터의 전신 격이었다.
“과거 한국은 정말 혁신적이었죠. 2000년대 초반에 아이파크 같은 인큐베이터를 해외 주요도시에 세운 건 정말 앞서간 것이었어요. 미래를 내다본 거죠.”
“그때 쌓은 한국 기업들과의 인연은 10여년이 지난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며 “당시와 지금의 위치는 다르지만 열정은 똑 같다”면서 한국 기업들의 글로벌 경쟁력은 놀랄만큼 진일보했다고 술회한다.
지난 2014년에 장 대표가 설립한 이그나이트 엑셀은 창업 기업들을 육성하는 엑셀러레이터이자 초기 투자 기관이다.
집중화 맞춤화된 접근법은 실리콘밸리에 진출한 한국의 창업기업들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다.
창업 기업들을 육성시키는 액셀러레이터의 활동 배경에는 그 자신 과거 수년간 소셜네트워크 분야에서 스타트 업을 세워 치열하게 뛰어본 경험이 있다.
“2000년부터 18년 이상 한국 기업들이랑 이렇게 오래 일 해온 사람은 별로 없겠죠.”
이 분야에서의 다양한 경험과 현지 네트워크는 장 대표가 가진 강점이었다.
지난해에는 실리콘밸리의 저명한 창업 보육기관인 드레이퍼 대학과 함께 지역 최초로 뷰티테크 분야의 엑셀러레이팅 프로그램인 ‘SVBeautyTech’을 론칭하기에 이른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현대인들의 라이프스타일의 각 영역에 하이테크 기술과 디바이스들이 자리함에 따라 뷰티패션 상품들이 하이테크와 융합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로레알이나 세포라 등 대형 뷰티업체가 주도하는 것이 아닌 개별 기업으로서는 최초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으며 다수의 한국 벤처기업들이 포함돼 높은 점수를 얻었다고 한다.
이 프로그램에는 유튜브의 셀러브리티이자 IPSY의 공동설립자이 미셀 판, 실리콘밸리의 전설적인 투자자 팀 드래퍼와 같은 유명인들도 참석해 관심과 조언을 제공했다.
“이 프로그램을 기반으로 한국 유망 뷰티 스타트업을 실리콘밸리에 진출하도록 지원할 겁니다.”
우수한 기술과 아이디어를 갖춘 스타트업이 실리콘밸리에서 투자를 유치하는 동시에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창업 초기 기업이 빨리 성장 궤도에 오를 수 있도록 자금과 멘토링을 지원한다는 것이다.
지난 2014년에 실리콘밸리에 창업 기업들을 육성하는 엑셀러레이터이자 초기 투자 기관인 이그나이트 엑셀을 설립해 상당수의 한국 창업기업들을 실리콘밸리에 진출시킨 클레어 장 대표.
이미 세계 유명 화장품 회사들은 자체적으로 뷰티테크 분야의 창업기업들을 육성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스타트업 엑셀러레이터 ‘퓨처플레이’와 손을 잡고 지난 해 코엑셀러레이팅(Co-accelerating) 프로그램 ‘테크업플러스’를 시작했다. 이들의 아이템을 살펴보면, 증강현실을 이용한 가상 헤어스타일링 기술, 면역체계를 활용한 항감염 코팅 기술, 딥러닝 기반 피부진단 서비스, 가정용 안티에이징 미용 기기 등 실제 글로벌 뷰티 기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것들로 단순히 시장 기회를 통한 수익 창출보다는 독특하고 진보적인 기술과 아이디어를 추구한 것으로 평가 받고 있다.
세계 최대의 뷰티 기업 ‘로레알’도 세계 최대 스타트업 캠퍼스 ‘스테이션 F’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하여 스타트업과의 시너지를 극대화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하였다. 수 십여 개의 브랜드를 앞세워 전 세계적으로 뷰티 왕국을 건설한 로레알은 이 파트너십을 통해 ‘디지털 혁신’과 이를 통한 ‘고객 경험 증대’에 초점을 맞출 것을 분명히 했다.
장 대표는 세계적인 화장품 회사들의 전략에 발맞추기 위해 전략적 비즈니스 모델도 만들어 놨다. 올해 150만불의 투자펀드를 조성해 육성하는 창업 기업들의 종잣돈을 제공할 계획이다.
“뷰티테크 분야는 실리콘밸리가 앞선 상태고, 사례연구 자료도 방대하죠. 반면 혁신적인 기술을 제품으로 만들 기반은 부족해요. 미국과 한국을 오가며 다져온 스타트업 발굴 노하우를 기반으로 실리콘밸리와 한국이 지난 강점을 결합한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해 세계시장을 선도할 전략입니다.”
장 대표는 “제품·정보·기술 교류 면에서 폐쇄적인 한국 뷰티기업이 공유·공생의 가치에 눈뜰 시점”이라며 “한미 뷰티테크 분야의 징검다리 역할을 하겠다”고 힘주어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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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민기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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