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원 하면 처음으로 연상하시게 되는 것이 보약일 것입니다. 이처럼, 옛날부터 우리 선조들은 몸을 보하기 위하여 한약을 찾았었고, 저희 한의사들은 한약을 정성스레 달여 처방을 드렸던 것이다.
보통 몸이 허하다, 기가 허하다 하시면서 보약을 찾는다. 한의학에서는 정확히 말하자면 허로의 상태일 때 보약을 처방한다. 그렇다면 허로란 무엇일까? 동의보감의 허로문에서는 “심폐가 허손되면 안색이 나빠지고, 간신이 허손되면 형체가 마르며, 수곡을 제대로 소화시키지 못하면 비장이 허손된 것이다” 라고 하며 이러한 병은 모두 허손되어 생긴 병이며 점점 깊어지면 허로병이 된다고 합니다. 또한, 동의보감에서는 “여러 가지 병이나 적취(암 또는 종양)는 모두 허해서 생기고, 허하면 온갖 병이 생긴다” 라고 하였다.
그렇다면 우리가 일반적으로 말하는 ‘허하다’는 증상은 어떤 것을 말하는 것일까? 동의보감에서는 “허하다는 것은 피모, 기육, 근, 맥, 골, 수, 기혈, 진액이 부족한 것이다” 라고 하였으며, “먹는 양이 줄고 정신이 어두우며, 유정과 몽설이 있고 허리, 등, 가슴, 옆구리의 근육과 뼈가 당기고 아프며, 조열(시도 때도 없이 열이 나는 것), 자한(땀이 저절로 나는 것), 가래, 기침이 있는 것을 허로의 일반적 증상이다” 라고 하였다.
바로 이러한 증상이 보일 때 한의원을 찾으셔서 보약을 드셔야 하는 것이다. 만약 제때 기운을 보충해주지 않는다면 병이 더욱 깊어지는데, 역시 동의보감에서는 “허리와 등이 당기고 모든 관절이 시큰거리면서 아프며, 밤에 땀이 자주 나고 마음은 늘 놀라거나 두려워하며, 목구멍이 마르고 입술이 타며, 눕기 좋아하고 힘이 없으며, 살이 여위고 기침을 하며, 가래가 많고 피가 섞인 침을 뱉으며, 한열이 왕래하고 뺨이 벌겋게 변하며, 정신이 혼미하고 전혀 음식을 먹지 못한다” 라고 하며 허하면 보약을 통하여 기운을 보충해야 함을 강조하였다. 괜찮겠지 하면서 나의 증상이 자연 회복되기를 바라며 아무 것도 하지 않는다면 병이 더 깊어질 수 있고 나중에 큰 병이 날 수도 있는 것이다.
한의학에서는 수많은 좋은 보약들, 즉 처방들이 있다. 하지만 전문한의사의 정확한 진단에 따라 처방이 되어야 한다. 기가 허하냐, 혈이 허하냐, 음이 허하냐, 양이 허하냐, 등등 상황에 따라 쓸 수 있는 한약들이 다양하다. 기준이 명확하지 않고 무분별하게 보약을 처방한다면 이는 오히려 우리 몸에 독이 된다.
가장 대표적인 보약으로 경옥고와 공진단을 소개하고자 한다. 한의사라면, 학창시절에 경옥고와 공진단을 한번쯤은 직접 만들어 봤을 것이다. 약 20여년전 제가 경희대 한의대에 재학시절, 원룸을 선배와 빌려 밤새 일주일 동안 경옥고를 직접 만든 기억이 난다. 학생이 만드는 경옥고는 정성과 인건비가 적다는 이유로 주위 지인들, 친척들에게 좋은 가격에 잘 처방이 되었었다. 덕분에 학비도 지원이 되고 저에게는 배움의 기회도 되고 유익했었다. 경옥고가 어떠한 과정으로 힘들게 만들어지는지 누구보다도 알기에 저는 부모님은 물론이고 환자분들에게도 제일 먼저 권하는 보약이다.
동의보감을 펼치면 가장 처음 등장하는 약이 경옥고이다. 의성 허준 선생은 동의보감을 집필할 당시 분명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 그러셨으리라 본다. 경옥고가 옛날서부터 임금님에게도 드리던 보약 중의 보약이었다는 역사적인 기록을 봐도 그렇다. 생지황, 인삼, 백복령, 꿀로 이루어진 이 명방에 대해서 동의보감에서는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정을 채우고 골수를 보하며 참된 성을 기른다. 노인을 아이로 돌아오게 하고 모든 허손을 보하고 모든 병을 없앤다. 온갖 정신이 모두 충족되고 오장의 기가 넘쳐 백발리 검게 되고 치아가 다시 나며 달리는 말처럼 활동하게 된다. 하루에 몇 차례 먹으면 하루 종일 배고프거나 갈증 나지 않으니 그 효과를 이루 다 말할 수 없다. 이 약을 5제로 나누면 반신불수가 있는 5명을 구할 수 있고, 10제로 나누면 노채(폐렴 등 만성병)가 있는 10명을 구할 수 있다. 만약 27년 동안 먹으렴 360살까지 살 수 있고, 64년 동안 먹으면 500살까지 살 수 있다.” 다소 과장된 표현이 섞여는 있지만 그만큼 우리 몸에 좋고 허손을 보충하는데 최고라고 이해하시면 되겠다.
공진단이라는 보약도 있다. 최고의 보약 처방으로 인정 받아 황제에게 진상하던 약이다. 녹용, 당귀, 산수유, 사향이 들어간 명방으로서, 고가의 약재가 들어간 만큼, 그 효과는 매우 좋다. 역시 동의보감의 허로문에 공진단에 대한 내용이 나오는데, “남자가 장년이 되었는데 진기가 오히려 약한 것은 원래 약하게 타고난 것이지 허해져서 그런 것은 아니다. 그러므로 함부로 조(건조)한 약을 쓸 수는 없다. 또, 기르고 보하는 약은 아주 많으나 약 기운이 약하여 효과를 보기 어렵다. 다만 천원의 기를 튼튼하게 하여 수승화강이 되면 오장이 저절로 편안하고 온갖 병이 생기지 않을 것이니 이 처방을 주로 쓴다.” 라고 하였다. 성장기 어린이, 체력과 정신 소모가 심한 수험생, 피로와 스트레스로 지친 남성, 부인병 및 갱년기 증상 개선이 필요한 여성, 허약체질 및 질병 예방 목적, 그리고 빠른 노화를 예방하고 기력 강화가 필요한 어르신에게 특히 빛을 발한다.
문의 (703)907-92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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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형식 <경희바울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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