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첫 풀코스 완주 한인 2인의 생생한 마라톤 체험기
새해 첫날이 되면 뭔가 도전하고 싶은 마음이 든다. 그중에서 많은 사람들이 하는 것은 체중 감량 또는 규칙적인 운동을 통해 건강 지키기. 새해벽두를 맞아 지난해 10월 50대 중반과 후반에 첫 마라톤을 완주한 워싱턴한인마라톤클럽의 한국희 씨와 윤정노 씨를 만나, 마라톤을 어떻게 준비했는지, 마라톤을 뛰면서 느낀 점은 뭔지, 그리고 마라톤 완주 후 어떤 성취감을 느꼈는지를 들어봤다.
“내 인생에서 마라톤 했다는 사실이 기쁘고 자랑스러워”
윤정노 씨 (55·거주지·버지니아 스프링필드 거주)
“나이가 들면서 지구력이 없어졌는데 마라톤을 하면서 지구력이 엄청 좋아졌어요”
자동차 미캐닉으로 일하는 윤정노 (사진) 씨는 지난해 10월 28일 워싱턴 DC에서 열린 해병대 마라톤대회에 참가, 처음으로 마라톤을 완주했다. 5시간을 넘겼지만 완주한 자신이 정말 자랑스럽다고 한다.
“엄청 힘들었는데 내가 해냈다는 것이 너무 자랑스러워요. 17마일 에서 22마일 구간이 가장 힘들었어요. 마라톤의 하프 지점인 13.1 마일까지는 정말 재미있게 뛰었는데 17마일 지점을 통과하면서 ‘내가 이걸 뛰어야 하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포기도 할 수 없고 해서 결국에는 걷기도 했어요. 하지만 4마일 정도 남기니까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고 해냈어요. 너무 좋았어요.”
윤 씨는 2년 전 마라톤을 도전한다는 생각으로 워싱턴한인마라톤클럽에 가입했고 2년만에 그 꿈을 이뤘다.
“처음에는 1년 정도 준비하면 되지 않겠나 하고 생각했는데 시간이 걸렸어요. 2년 동안 하프 마라톤 3번 완주, 애나폴리스 10마일 단축 마라톤 2번 완주를 했어요. 10마일 단축마라톤은 재미있었는데 풀 마라톤은 달랐어요. 저도 마라톤을 완주하기는 했지만 마라톤을 완주한 사람들이 정말 존경스러워요.”
윤 씨는 마라톤을 할 때 주위의 응원 나온 사람들, 그리고 고적대 등이 자신이 완주를 하는 데 크게 도움이 됐다고 한다.
“22마일 지점에서 고적대의 연주가 있었는데 그 소리에 맞춰 발을 한발 한발 디뎠어요. 고적대의 음악연주와 응원 나온 사람들의 함성이 완주하는데 정말 큰 힘이 됐어요.”
아내와 함께 클럽에서 마라톤 연습을 하는 윤 씨는 마라톤후 자신감이 많아졌다고 한다.
“마라톤을 한 후 자신감이 많아졌어요. 인생에서 마라톤을 했다는 것이 너무 자랑스러워요. 꼭 한번 도전하길 권유하고 싶어요. 누구든지 노력하면 할 수 있다고 봐요. 미국에 와서 사는 우리 한인 이민자들은 자신과의 싸움을 하는데 마라톤은 우리 한인과 같은 이민자들에게 특히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윤 씨는 지난해 10월 마라톤 대회에 충분한 연습을 하지 못한 상태에서 도전했다. 그런 이유로 많이 힘들었다고 한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풀 마라톤을 뛰기 위해서는 뛰기 전 3개월 전에는 최소한 3번 정도는 18마일 정도를 뛰어야 한다고 해요. 하지만 저는 마라톤을 뛰기 전 3개월 전 가장 많이 뛴 거리는 14마일이고 그것도 고작 한번 밖에 없어요. 그러다 보니 후반에 들어가면서 너무 힘들었어요. 마라톤은 정말 거짓말을 하지 않는 것 같아요. 대회전에 충분히 연습만 했더라면 막판에 걷지 않아도 되는데라는 후회도 있었어요.”
아내와 함께 매주 일요일 오전 7시 버지니아 버크 레이크와 메릴랜드 캐더락 파크에서 뛰는 윤 씨는 건강이 지속되는 한 계속 뛰고 싶다고 한다.
“처음엔 내가 미쳤지 했는데 완주후 성취감 정말 대단”
한국희 씨 (59·거주지·버지니아 게인스빌 거주)
“마라톤은 자신과의 싸움인데 내 자신이 50대 말에 이것을 해냈다는 것이 너무 자랑스러워요.”
한국희(사진) 씨는 지난해 10월 펜실베이니아 스팀타운 마라톤에 참가, 처음으로 마라톤을 완주했다.
아내가 워싱턴한인마라톤클럽에 뛴 것이 인연이 돼 클럽에 가입해서 함께 뛴 지 2년 만에 이룩한 결과다.
“마라톤을 완주한 후 느끼는 성취감은 정말로 대단했어요. 정말 주위 분들에게 권하고 싶어요. 하려는 의지만 있으면 나이는 숫자에 불과해요. 저도 50대 말에 해냈는데요.”
한 씨는 지난해 마라톤 대회당일 20마일 지점에서 종아리에 경련이 나서 마라톤 완주에 위기를 맞기도 했다.
“당시 정말 심각했어요. 그런데, 응원 나온 클럽 회원들이 제가 경련이 나서 힘들어 하는 것을 보고 중간에 마사지를 해줬어요. 응원 나온 회원들이 없었더라면 완주는 힘들었어요. 정말 고맙게 생각해요.”
26.2 마일을 뛰는 풀 마라톤에서 고비는 보통 18마일에서 22마일 사이에 나타나는데 한 씨의 경우에도 예외는 없었다.
“워싱턴 한인 마라톤 클럽에서 회원들과 10마일 단축마라톤대회와 하프 마라톤 대회는 몇 번 뛰어봤는데 풀 마라톤은 정말 힘들었어요. 20마일 지점을 통과할 무렵이 되자 ‘내가 미쳤지. 왜 이 고생을 하지’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한 씨는 내년이면 환갑인 60세가 된다. 지난해 60세이 되기 전에 마라톤을 했다는 것이 마치 숙제를 끝낸 느낌이라고 한다.
“마라톤은 힘들지만 인생에서 한번쯤 도전해 볼 만한 운동인 것 같아요. 2년 전 클럽에 나와 운동을 시작하기 전까지만 해도 고혈압도 있었는데 지금은 정말 많이 좋아졌어요. 체지방이 모두 빠지고 제 몸이 근육질로 변하는 것을 느낄 수 있어요.”
한 씨는 지난해 10월 마라톤 대회에 앞서 본격적으로 준비한 기간은 3개월, 마라톤을 도전해보겠다는 생각을 한 것은 1년 정도.
“풀 마라톤 대회에 참가하기 3개월 전에는 한주에는 10마일에서 15마일은 뛰었어요. 클럽에 나와 매주 일요일 버지니아의 버크레이크 파크와 메릴랜드의 캐더락 파크에서 뛰었어요. 그리고 평일에는 주택단지 내에 홈오우너스협회(HOA)에서 운영하는 체육관에 가서 2-3마일 정도 뛰었어요”
학창시절에 단거리 선수로도 뛰었다는 한 씨는 마라톤을 다시 도전할 의향이 있냐는 질문에 “하는데 까지 해보겠다”고 했다.
“마라톤을 완주한 후에는 다시는 마라톤을 하지 않겠다는 생각도 했는데 지금은 생각이 바뀌었다. 올해도 가능하면 마라톤에 도전해볼 계획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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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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