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명가 토머스 에디슨은 말했다. “가장 어리석고 못난 변명은 시간이 없어서란 변명이다.”
시간이 없어서 놓쳐버린 일들, 돌이키지 못하는 과거에 후회스런 질문을 던지며 사는 게 인생인가 보다. 누구도 원망할 수 없다. 꼬장꼬장한 이민생활, 돈벌이 굴레에 시간을 놓친 것도, 자꾸 어리석게 돌아보는 것도 나 자신 뿐이다. 눈부신 해가 오늘 떴다. 희망이다. 1월1일. 새 시작은 이전 보다 더 좋을 수밖에 없다는 감격으로 설렌다. 지난 날 숱한 실패와 후회에도 오늘이란 선물을 얻었기 때문이다. 이제 과거처럼 또 쓰러질 지언정 멈춤은 없다. 모든 사람들에게 공평한 하루가 주어지도록 설계한 신께 찬사를 보내며. 새 시대를 맞은 이들의 만감이 교차하는 이야기들은 공감의 장을 여는 문이다. 그대들이 그려낸 시간 속 이야기들은 다른 이들에게는 희망이요 격려이기 때문이다.
■ 고재순(1935년생, MD 거주)
나이를 먹는 다는 생각에 허망하다. 올해도 역시 시간이 화살처럼 지나갔다. 그래! 단지 그래서 허망할 뿐이다.
세월이 흐를수록 건강에 대한 걱정이 앞선다. 다른 게 아니라 내가 아파서 자식들에게 폐 끼치게 되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에. 그래서 나는 내년에 건강하고 싶다, 아니 건강해야 한다. 1986년 12월에 미국에 왔다. 그때부터 세탁소에서 땀띠가 나도록 일하며 우리 자식들을 키워왔다. 보기만 해도 사랑스러운 국물이 흐르는 자식들 때문에 하나도 힘들지 않았던 내 인생! 복 받았다. 황금 돼지해에 우리 아들, 딸은 건강해서 더 풍족하게 더 잘 살게 되기를 소망한다.
■ 차명근 (1983년생, VA 거주 )
2019년 내 소망은 ‘지침 없는 가장’이다. 태권도 사범인 나는 올해 아이들을 가르치는데 지침 없고, 내 아내와 아이들을 사랑하는데 지침 없고, 이 모든 것에 감사하는데 지침 없고 싶다. 2018년 우리 가족은 힘들었다. 고생스러웠다. 2018년을 떠나보내는 것을 기다릴 만큼.
그래서 2019년은 우리 가족에게 잘 될 것이라는 더 큰 기대를 안긴다. 물론 안다. 마음대로 모든 것이 되진 않는다. 시련은 찾아온다. 그래서 나는 지치지도 감사를 잃지도 않고 싶다. 가게를 운영하는 우리 아내가 가장 좋아하는 말을 하고 싶다. “정말 너를 사랑해.”
■ 김택융(1971년생, VA 거주)
이민생활 돌아보면 아메리칸 드림을 이뤘다. 29년 전 미국에 와서 정말 성실하게 일하며 미래를 준비했다. 그래서 원하는 대학에서 전공을 마치고 원하는 직장을 찾았다.
앞만 보고 달려온 나. 새해에는 사랑하는 우리 가족, 더 시간 내 돌보기를 원한다. 내 전부인 우리 아내. 그간 나와 아이들 때문에 고생하느라 건강이 좋지 않다. 미안하고 감사하다. 우리 아내 건강회복을 위해 같이 운동해 주는 친구가 되고, 성실한 가사일 도우미가 되겠다.
새해에는 교회에서 하고 있는 봉사활동을 통해 이웃을 돕는 일에도 적극 참여하고 싶다.
■ 장민구(1983년생, MD 거주)
새해가 되면 내 마음은 분주하다. 올 한해 미국에서 나의 계획들은 과거보다 한 걸음 더, 한 뼘 더 높이 목표를 향해 나아가기를 바란다.
사실 진짜 원하는 내 소망. 진리와 자유를 향해 다가서도록 한 폭 더 깊고, 넓은 내면의 성장이다. 올해도 또 어려운 목표 설정을 했다.
나는 사랑하는 아내가 있다. 함께 인생을 걸어갈 우리 여정, 감사와 여유로 큰 그림을 그리며 살고 싶다. 여보야! 나중에 우리 인생 작품들을 감상하면서 눈을 마주고 서로 칭찬해 주기!
한국에 계신 부모님 모두 건강하시고 무탈 하시길 소망한다. 신년에 먼 타국에서 찾아뵙기는커녕 절 한번 제대로 올리지 못해 죄송스럽다.
■ 정세라(2007년생, VA 거주)
하나님께 가까이 가고 싶다. 하나님이 사랑이라고 교회에서 배웠다. 하나님을 매일 생각하면 사랑도 매일매일 할 수 있나? 동생들을 사랑하는데 마음대로 되지 않아서 속상하다. 욕심 부리고 싸울 때가 많다. 그럴 때 마다 하나님께 죄송하다.
새해 한 살 더 먹었는데 멋진 누나, 언니가 되고 싶다. 엄마, 아빠는 우리를 키우시느라 매일 고생하신다. 나는 엄마 아빠가 세상에서 제일 좋다. 엄마, 아빠 아프지 않게 해달라고 기도하는 어린이가 되겠다. 우리 할아버지, 할머니도 계신다. 우리 키우시느라 같이 고생하신다. 모두모두 건강하기를 기도한다. 정말 기도한다.
■ 성찬양(1983년생, MD 거주)
나는 2019년이 너무 기대된다. 2018년이 정말 감사한 해였기 때문이다. 작년에 나는 미국에 온지 11년 만에 내 비즈니스를 열었다. 또 눈에 넣어도 안 아플 만큼 소중한 내 첫 아이를 얻었다. 내친김에 아내가 둘째 아이까지 임신하는 경사도 있었다. 감사, 감사의 연속이었던 작년.
올해는 뱃속의 둘째를 만나볼 생각에 가슴이 두근거린다. 하루하루를 감사함으로 살다 보면 기쁨을 이웃에게 나눌 줄 알고 사는 사람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올해, 아니 내 평생이 그 기쁨을 바쁘게 나누고 살아왔다는 고백으로 채워지기를 기도한다.
■ 고승연(1983년생, VA 거주)
둘째 아이가 태어났다. 나는 실내건축 디자이너인데 커리어를 쌓기 위해 많은 시간을 집중하며 달려오다가 출산으로 갑자기 휴식을 얻었다. 그래서 지난해 불안했다. 육아 스트레스로 지치기도 했다. 새해에는 이 불안이 소망으로 바뀌기를 기대한다. 달려가야 할 내가 ‘멈춰있다’는 생각보다, 더 높은 곳으로 날아오르기 위한 재충전, 기다림의 시간으로 삼겠다.
당연히 내 힘의 원천은 사랑하는 우리 가족이고, 이들 때문에 나는 오늘도 힘을 얻을 수 있다. 나는 기도하고 믿는다. 하나님이 나를 위해 세우신 계획은 변함없고 위대하다. 그분의 인도함대로 나는 순종 길을 걸을 뿐이다.
■ 김성환 (1983년생, MD 거주 )
2019년 우리 가족이 경제적으로 안정되기를 바란다. 그리고 새 보금자리를 마련하고 싶다. 마음 놓고 편안하게 지낼 수 있는 아름다운 보금자리 말이다. 미국에서 숨 가쁜 일상을 보냈다. 가장이란 책임감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바쁘게 지냈다고 생각했는데 지나고 나니 많은 시간을 그냥 흘러보낸 것처럼 아쉬운 마음이 가득하다.
그래서 올해는 가족들과 더 좋은 시간을 보내려고 한다. 가족과의 추억을 쌓고 싶다. 여유부릴 시간 없는 바쁜 나에게 건강 챙기기도 큰 숙제. 나, 우리 가족뿐만 아니라 주변 이웃들도 하나님 안에서 좋은 일들만 가득하기를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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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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