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와 스포츠에서의 빅 이벤트가 다른 이슈들을 압도한 한해였다. 무술년(戊戌年)을 격동시킨 빅뉴스는 모국 한반도로부터 날아왔다. 평창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남북 해빙의 기운이 물씬하더니 문재인-김정은 두 정상의 세 차례 회담으로 이어졌다. 지난해 전쟁 위기로 치닫던 미-북도 역사적인 정상회담으로 세계의 시선을 끌어 모았다. 기쁨과 울분, 환희와 탄식이 뒤섞이며 올해 워싱턴 한인사회를 뜨겁게 달구었던 굵직한 사건들을 10대 뉴스로 선정, 정리한다.
★평화를 위한 여정…세 차례 남북정상회담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세 차례 정상회담을 갖고 한반도의 평화를 위한 여정을 시작했다. 두 정상은 4월 27일 판문점 남측지역인 평화의집에서 역사적인 첫 만남을 통해 완전한 비핵화와 남북관계의 획기적 개선 등 합의사항을 담은 4·27 판문점 선언을 채택했다. 이날 워싱턴 한인들은 식당 등에서 공동시청을 통해 그 역사적 장면을 흥분 속에서 지켜보았다. 문 대통령의 평양과 백두산 천지 방문도 큰 화제를 낳았다.
★한인 연방하원의원 20년 만에 탄생
미주 한인 이민 115년 역사상 두 번째로 한인의 연방의회 진출이 이뤄졌다. 지난 11월 중간선거에서 뉴저지주 3지구에 출마한 한인 2세 앤디 김 후보가 현역 공화당 의원을 물리치고 김창준 전 의원 이후 20년 만에 한인 정치사의 새 장을 열었다. 올해 중간선거에서는 또 연방의회 진출을 위한 담대한 도전에 나선 한인 정치인들이 증가했고 로컬 선출직에도 한인들이 다수 당선되는 성과를 냈다.
★세기의 악수…첫 미-북 정상회담
‘세기의 만남’이었다. 6월12일 싱가포르에서 이뤄진 최초의 미-북 정상회담은 세계의 시선을 끌어 모았다. 한인들도 생중계된 회담 전후를 TV로 시청하면서 손에 땀을 쥐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완전한 비핵화 ▷평화체제 보장 ▷북미 관계 정상화 추진 ▷6·25 전쟁 전사자 유해송환 등 4개 항에 합의했다.
2017년 전쟁 직전까지 갔던 양국 관계는 화해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워싱턴 주미대한제국공사관 개관
조선과 대한제국 외교관들이 미국에서 외교활동을 펼친 거점인 워싱턴 주미대한제국 공사관이 지난 5월22일 정식 개관했다. 이 건물은 1889년 2월 13일부터 1905년 11월까지 조선과 대한제국 공사관으로 사용됐다 일제가 국권을 빼앗은 1910년 이후 외국인에게 소유권이 넘어갔다. 2012년 한국 정부가 매입했으며 문화재청과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은 보수 공사를 거쳐 한국 역사와 한미관계사 설명 자료를 전시하고 한국 정원을 갖춘 박물관으로 변모시켰다. 개관일에 문재인 대통령도 방문해 그 의의를 기렸다.
★평창동계올림픽 성공적 개최
평창동계올림픽이 지난 2월 9일부터 25일까지 강원도 평창·강릉·정선 일원에서 열렸다. 1988년 서울하계올림픽 이래 30년 만에 한국에서 올림픽이 개최된 것이다. 특히 남북은 개회식에서 2000년 시드니하계올림픽 이래 10번째로 한반도기를 들고 공동 입장하며 해빙 무드를 열었다. 여자 아이스하키는 단일팀을 구성해 남북관계의 새 이정표도 세웠다. 한인들은 컬링 등 한국 선수들이 출전한 경기를 지켜보며 짜릿한 응원의 시간을 보냈다.
★러시아 월드컵 열기
월드컵의 열기가 6월 14일부터 7월 15일까지 한인들을 좌절과 환희의 시간으로 몰아넣었다. 한국은 스웨덴 전에서 0-1로 졌다. 멕시코와 2차전도 손흥민이 골을 터트렸지만 1-2 패배였다. 마지막 상대는 세계 랭킹 1위 독일이었다. 한국은 김영권과 손흥민의 연속골로 2-0 승리를 거두고 세계 축구팬을 놀라게 했지만 16강 진출에는 실패했다. 한인들은 메시야장로교회 등에서 단체 응원전을 펼치며 성원했다.
★한인연합회장 선거 사태
제40대 워싱턴한인연합회장 선거가 법정으로 비화되는 불명예를 안았다. 이번 선거에는 김영천 현 회장과 폴라 박 무역협회장이 등록해 경선으로 11월25일 치러질 예정이었으나 선관위가 폴라 박 후보의 등록금 수취인 영문명 잘못을 이유로 후보자격을 박탈하면서 진흙탕 싸움으로 변질했다. 사생활에 관한 루머가 난무하다 결국 박 후보 측에서 연합회장 직무정지 가처분 심리를 신청했고 재판부는 김 회장의 직무를 임시 정지시켰다.
★한인커뮤니티센터 건립 열기
한인사회의 숙원사업인 커뮤니티센터 건립운동이 활기를 띠며 한인들의 모금행렬이 이어졌다. 건립준비위는 올 봄 알렉산드리아의 건물을 가계약했다 모금액의 부족으로 포기했으며 현재 새로운 건물을 물색 중이다. 각급 교회를 위시해 개인들이 모금 대열에 동참하고 있으며 페어팩스 카운티도 50만 달러를 내놓는 등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한인사회 원로들 잇따른 타계
60-70년대 이민 초창기부터 한인사회에서 큰 역할을 해온 많은 한인들이 유명을 달리하며 이민 1세대 시대가 저물었음을 보여준 한해였다. 6군단장 재임 중 5.16 군사정변에 반대했던 김웅수 전 카톨릭대 교수, 미 태권도의 개척자인 이준구 사범, 판문점의 산 증인인 이문항 주한유엔군사령관 특별고문, 이종남 전 한인상공회의소 회장, 김선학 전 충청향우회장, 한인복지센터 설립자인 정용철 목사 등이 잇따라 타계해 아쉬움을 남겼다.
★메릴랜드 호건 주지사 재선 성공
한인 사위인 래리 호건 메릴랜드 주지사가 지난 11월 선거에서 민주당 벤 젤러스 후보를 큰 표 차이로 따돌리고 재선에 성공하며 새 역사를 썼다. 호건은 1954년 이래 64년 만에 공화당 주지사로 첫 재선에 성공했고, 메릴랜드 242년 역사 동안 재임에 성공한 두 번째 공화당 주지사가 됐다. 호건 주지사는 차기 대통령 선거에서 유력한 공화당 후보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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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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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총 1건의 의견이 있습니다.
이참에 연합회는 없어져야 한다. 무엇에 필요한가? 옛날 지역 단체가 없을때 말이지.